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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한 년 주제. 버둥대지 말고 얌전히 다리나 벌려 우리를 즐겁게 해줘야지!"
"역시 명문 가문에서 자란 아가씨라 그런지, 피부가 비단보다 더 부드럽군. 이 촉감은 역시..."
바닥에 꼼짝도 하지 못한 채 누워 있는 소녀의 귓가에 차마 입에 담기도 힘든 음란한 말들이 계속 들려왔다.
체구가 육중한 사내들의 손아귀에 옷이 찢겨 손바닥만 한 속옷밖에 남지 않았고, 공기 중에 드러난 피부에는 처참한 채찍 자국이 가득해, 보기만 해도 끔찍했다.
"왜, 왜 나를 이리 대하는 것이냐..." 잔뜩 겁에 질린 얼굴에 눈을 크게 뜬 소녀는 자신에게 추잡한 짓을 저지른 사람들의 얼굴을 전부 기억하려는 듯했다.
사내는 거친 손으로 소녀의 몸 구석구석을 탐하며 음흉하게 웃어 보였다. "큰 아가씨가 내린 명이니 우리를 탓하지 말거라. 우리도 아가씨의 명을 거스를 수는 없는 노릇이다."
"너만 얌전히 있으면, 우리도 부드럽게 대해줄 것이다. 하하하!"
야씨... 소녀는 헤어 나올 수 없는 절망에 빠졌다. 야천교, 야씨네... 그녀는 자신에게 지울 수 없는 상처와 해를 입힌 사람들의 얼굴과 이름을 하나하나 떠올린 뒤, 혀를 깨물고 자결을 선택했다.
"빌어먹을. 정말 숨을 거뒀다고? 더는 재미를 볼 수 없게 되었군!"
"서둘러. 시체에 온기가 남아있으니 재미는 끝까지 볼 수 있겠지..."
바로 그때, 음산한 바람과 함께 어디선가 피어 오른 검은 기운이 공기 중에 퍼지더니 소녀의 몸을 단단히 감싸고 몸 속으로 흘러 들어가는 것이다.
잠시 후, 소녀의 굳게 감긴 눈이 번쩍 뜨이더니 동공에 빛이 반짝였다.
그녀의 몸을 깔고 있던 사내가 미처 반응하기도 전에, 그녀는 사내의 목을 힘껏 졸라 비명이 새어 나오기 전에 목뼈를 부러뜨렸다.
"어, 어떻게!"
한패가 목이 졸려 즉사하는 것을 본 다른 사내의 얼굴이 하얗게 질리더니 당장 돌아서 도망치려 했다. '분명 아주 짝에도 쓸모 없는 계집인데, 무슨 힘으로 사람까지 죽이는 거지?'
그러나 소녀는 사내에게 도망칠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 그녀는 이미 숨을 거둔 사내의 시체를 발로 옆으로 차던지고 돌을 손에 움켜쥐더니 도망치는 사내의 뒤통수를 향해 있는 힘껏 내던졌다!
돌멩이는 정확히 사내의 뒤통수를 가격했고, 짧은 비명과 함께 자리에 쓰러진 사내가 황급히 몸을 일으키기도 전에, 소녀는 날카로운 바위로 사내의 머리를 힘껏 내려쳤다.
분수처럼 터져 나온 뜨거운 피가 소녀의 몸에 가득 튀었다.
어느새 숨을 거둔 사내의 머리가 완전히 피투성이 된 것을 발견한 야천설은 그제야 바위를 아래로 떨구고 흐린 눈으로 주위를 살폈다.
'여기는 어디지?'
그때, 머릿속에 자신에게 속하지 않는 기억들이 썰물처럼 밀려 들어왔고, 극심한 두통에 야천설은 머리를 부여잡고 나지막한 신음을 내뱉었다.
26세기 최고의 용병인 그녀는 임무를 수행하던 중 폭탄에 맞아 목숨을 잃고 말았다. 정처 없이 떠돌던 영혼은 다른 세계에 그녀와 이름이 똑같은 소녀의 몸에 들어와 환생하게 된 것이다.
몸 주인은 인간계 청현국 명문 가문인 야씨 가문 다섯째 아가씨로, 비록 양녀이지만 야씨 가문의 다른 자손과 똑같이 현령 시험을 받았다. 그러나 현령을 응집하지 못한 그녀는 세상에 아무짝에도 쓸모 없는 불명예를 얻고 말았다.
오늘 몸 주인은 야씨 가문의 큰 아가씨인 야천교에 의해 고혼산에 버려진 것도 모자라 사내 두 명에게 몸이 더럽혀지는 모욕을 참지 못해 결국 원한을 품고 혀를 깨물어 자결한 것이다.
그리고 26세기 용병 신분인 야천설이 몸 주인의 육체를 물려받고 이 세상에 새롭게 태어났다.
뒤죽박죽인 기억을 정돈한 야천설은 마른 입술을 혀로 가볍게 핥으며 차갑게 실소를 터뜨렸다. "천설이라는 담대한 이름을 갖고, 이리 처참한 최후를 맞이하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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