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2923/coverorgin.jpg?v=e5bd3ee7d9eaa442494c560a5518d4c2&imageMogr2/format/webp)
김이서는 납치범이 쏜 총에 머리를 맞고 죽었다.
그녀가 다시 눈을 떴을 때, 귓가에 어머니의 목소리가 들렸다.
"이서야, 은지야. 이리 와."
그녀의 몸이 순간 굳어졌다.
너무나도 익숙한 목소리였다.
김이서는 황급히 고개를 들고 거실을 둘러봤다.
어머니는 소파에 앉아 있었고, 그녀의 앞에는 두 장의 서류가 놓여 있었다.
하얀 원피스 차림의 이복 동생 임은지는 어머니 옆에 서 있었다. 깡마른 몸매는 그녀의 기억 속, 귀티 흐르는 귀부인의 모습과 완전히 달랐다.
그녀가 1년 전으로 회귀한 것이다.
김이서는 어머니가 그녀와 임은지더러 결혼 상대를 고르라고 했던 날로 회귀했다.
지금의 임은지는 아직 이씨 가문의 사모님이 되지 않았고, 그녀도 아직 고준한과 결혼하지 않았다!
"이서야?"
어머니는 미간을 찌푸리고 그녀를 돌아봤다. "무슨 생각을 그리 골똘히 하고 있어? 이리 와."
김이서는 태연한 척 어머니의 앞으로 다가갔다.
테이블 위에는 두 개의 서류가 펼쳐져 있었다.
왼쪽은 이재진에 관한 자료였다.
이씨 가문의 실세인 그는 어두운 세계와 연관되어 있었고, 고귀하고 오만하며 수단이 잔인하기로 유명했다.
사진 속 남자는 눈매가 날카로웠고 입술을 굳게 다물고 있었다. 무엇보다 그의 차가운 눈빛이 인상적이었다.
오른쪽은 고준한의 자료였다.
고씨 가문의 둘째 도련님인 그는 맑고 온화하며 우아해 보였다. 다만 어릴 때부터 몸이 약해 휠체어에 의지해 생활하고 있었다.
사진 속 남자는 부드럽게 미소 짓고 있었고, 눈빛은 3월의 봄바람처럼 온화했다.
"이서야, 네가 먼저 골라 봐."
눈앞에 놓인 자료를 내려다 보는 김이서는 이 상황이 아이러니했다.
전생에도 어머니는 그녀에게 먼저 선택권을 주었다.
임은지는 아버지가 불륜녀와 낳은 사생아다.
그동안 임은지는 김이서의 집에서 신데렐라처럼 지내왔다.
아버지는 어머니에게 죄책감을 느꼈고 임은지도 인내할 줄 아는 아이였기에 좋은 일이 있으면 항상 사랑을 받으며 자란 김이서에게 먼저 차려졌다.
심지어 정략결혼 상대를 고르는 일도 그랬다. 그래서 그녀는 먼저 결혼 상대를 고를 수 있었다.
어머니는 그녀가 A시 제일 가는 재벌인 이재진과 결혼하길 바랐다.
하지만 전생에 그녀는 선천적으로 몸이 약한 고준한과 결혼하겠다고 고집을 부렸다.
전생, 그녀는 3년 동안 고준한의 재활을 도왔고 유명한 의사들을 찾아 다녔다.
김씨 가문에서 갖고 온 혼수를 거의 탕진했고 눈 내리는 겨울 날에 무릎을 꿇고 처방을 구걸한 적도 있다.
귀하게 자란 김씨 가문 아가씨인 그녀는 고준한을 위해 자신의 자존심을 전부 버렸다.
나중에 고준한의 다리는 정말로 나았다.
온 A시의 모든 사람들은 그녀와 고준한은 하늘이 맺어준 천생연분이라고 부러워했다.
그녀도 그렇게 생각했다.
당시 고준한은 그녀의 손을 잡고 말했다. "이서야, 절대 너를 실망시키지 않을게."
그녀는 그의 말을 믿었다.
이후 고씨 가문에 문제가 생겼고 자금난에 부딪혀 파산 위기에 처했다.
고준한은 휠체어에 앉아 창백한 얼굴로 그녀를 쳐다봤다. "이서야, 이재진만이 고씨 가문을 구할 수 있어."
고준한을 위해 그녀는 한때 거들떠 보지도 않았던 임은지 앞에 무릎을 꿇었고 자존심을 전부 버린 채, 제발 이재진을 설득해 고씨 가문을 도와 달라고 임은지에게 빌었다.
하지만 며칠 뒤, 그녀와 임은지는 이재진의 원수에게 납치 당하고 말았다.
납치범은 그녀의 머리에 총을 겨누고 이재진의 아내가 누구인지 물었다.
살고 싶었던 임은지는 한 발 빠르게 대답했고 김이서가 이재진의 아내라고 둘러 댔다.
그때, 다리가 나은 고준한이 나타났고 김이서는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고준한이 그녀의 신분을 증명해 줄 것이라 믿었으니까.
그녀는 안도했고 기대로 반짝이는 눈빛으로 고준한의 이름을 불렀다.
하지만 고준한은 납치범에게 말했다. "이 여자는 이 사모님이 아닙니다. 옆에 있는 여자야 말로 이 사모님입니다."
고준한이 말한 '이 여자'는 임은지였다.
앞으로 나서서 임은지를 풀어 주는 고준한은 죄책감이 섞인 목소리로 낮게 말했다. "이서야, 미안해. 넌 모든 걸 가졌지만, 은지는 나밖에 없어."
미안하다는 한마디로 그녀의 모든 노력은 물거품이 되었다.
죽음을 앞둔 김이서는 비로소 알게 되었다.
임은지야 말로 고준한이 진심으로 사랑하는 여자였다는 것을.
절대 실망시키지 않겠다고 약속하지 않았나?
/1/115857/coverorgin.jpg?v=dacdb926a64e45dc1714317ac5781f12&imageMogr2/format/webp)
/0/67403/coverorgin.jpg?v=922460970bbc2b2596884558c7a454d6&imageMogr2/format/webp)
/0/79057/coverorgin.jpg?v=e42d43609ae81adc3eefc2edfc1989cb&imageMogr2/format/webp)
/1/108470/coverorgin.jpg?v=d22f2509ee53ffe14b6025a0f14d660f&imageMogr2/format/webp)
/0/90124/coverorgin.jpg?v=580ba1733d13d3d9fe7a7387f603f686&imageMogr2/format/webp)
/0/90102/coverorgin.jpg?v=da57b6c8e01a8717fa2da804c4f0edd4&imageMogr2/format/webp)
/0/64054/coverorgin.jpg?v=e9dadaa0e8c8b0c378f6a3c3757a701a&imageMogr2/format/webp)
/1/100886/coverorgin.jpg?v=20260604200603&imageMogr2/format/webp)
/0/97936/coverorgin.jpg?v=ff5cdb3a9290bc7b20e62480d94c87c2&imageMogr2/format/webp)
/1/100648/coverorgin.jpg?v=65bc39e4b3e1ff9444acada9cab9ccef&imageMogr2/format/webp)
/1/101391/coverorgin.jpg?v=bee3eb95e94b9b10322213ad40e7a618&imageMogr2/format/webp)
/1/105665/coverorgin.jpg?v=65bc39e4b3e1ff9444acada9cab9ccef&imageMogr2/format/webp)
/1/101392/coverorgin.jpg?v=d4f1ac4800d34986936dd03cd6b639fa&imageMogr2/format/webp)
/1/100671/coverorgin.jpg?v=65bc39e4b3e1ff9444acada9cab9ccef&imageMogr2/format/webp)
/1/102992/coverorgin.jpg?v=65bc39e4b3e1ff9444acada9cab9ccef&imageMogr2/format/webp)
/0/99005/coverorgin.jpg?v=35cc44dfe8e7d846166ce16424b87160&imageMogr2/format/webp)
/1/107944/coverorgin.jpg?v=d6453341ffce77be615346fa40f37ad5&imageMogr2/format/webp)
/0/98538/coverorgin.jpg?v=9585d66fd690aa12d4e14f2c35d98f66&imageMogr2/format/web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