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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결혼했어요."
어둠 속, 한 남성이 도지연을 강하게 벽에 밀어 붙이자 그녀는 거친 숨을 몰아 쉬며 말했다. 남성의 뜨거운 숨결이 목덜미에 닿자 도지연은 자신도 모르게 온 몸이 떨렸다.
그러나 남자는 도지연의 허리를 거칠게 움켜쥐며 조소를 내뱉었다. "결혼했다고? 그런데 이 한밤중에 호텔 방엔 왜 온 거지? 당신 남편도 당신이 이러고 있는 거 알아?"
그 말에 도지연의 가슴이 날카롭게 아려왔다. 불과 한 시간 전, 그녀의 휴대폰으로 한 영상이 도착했었다. 그 영상 속에는 남편 육호성과 그녀의 이복동생인 도소희가 옷도 제대로 입지 않은 채 침대 위에서 뒤엉키고 있었다. 그리고 그들의 얼굴엔 조금의 죄책감도 보이지 않았다.
분노와 절망에 휩싸인 도지연은 불륜 현장을 덮치기 위해 재빨리 호텔로 온 것이었다. 하지만 방 번호를 확인하기도 전에 낯선 남성이 그녀의 팔을 낚아채 방안으로 끌고 왔다.
"여기까지 들어와 놓고 내숭 떨지마." 그 말과 동시에 남성은 거칠게 도지연을 들어 올려 침대 위로 던졌다. 이어 넥타이를 풀어 그녀의 손목을 머리 위로 고정시키고는 거칠게 키스를 퍼부었다.
"유부녀라면 이런 건 익숙하겠지?" 남성은 비웃으며 도지연의 옷을 하나씩 찢어버렸다.
그러자 도지연은 필사적으로 발버둥을 쳤다. "아직..." 그러나 그녀는 끝내 그 말을 삼켰다.
결혼한 지 3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도지연의 남편은 그녀와 단 한 번도 관계를 갖지 않았다. '누가 이 사실을 믿어 주겠어...'
계속해서 도지연의 머릿속에 육호성과 도소희의 영상이 떠오르자 강한 분노가 치솟았고 더 이상 저항을 하지 않았다.
이에 남성은 더욱 무자비하게 그녀의 몸 안으로 파고 들었다. 도지연은 뼈가 부서질 듯한 고통에 입술을 깨물자 비릿한 피 맛이 입 안에 가득 번졌다.
그렇게 그녀가 3년간 지켜온 첫날밤이 얼굴조차 모르는 남성에게 아무렇게나 빼앗기고 말았다.
다음 날 아침,
휴대폰 진동 소리에 도지연은 잠에서 깨어났다. 비몽사몽한 상태로 전화를 받자 수화기 너머로 낯선 목소리가 들려왔다.
"도지연 씨, 제성병원입니다. 어머님 일로 급히 와주셔야겠습니다."
그 순간, 뒤에서 남성의 비꼬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남편 전화인가 보군."
이에 도지연은 황급히 옷을 주워 입으며 말했다. "어젯밤 일은 없었던 걸로 해요."
어젯밤의 일은 남편의 배신에 대한 복수일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그러자 남성은 상체를 드러낸 채 침대에 걸터앉아 비웃으며 말했다. "생각보다 훨씬 헤픈 여자군."
남성의 음성에는 노골적인 경멸이 가득 묻어났다. '유부녀 주제에 다른 남자와 자 놓고 이제 와서 없던 일로 하자고?'
머릿속이 온통 어머니에 대한 걱정 뿐인 도지연은 남자의 말에 아무 대꾸도 하지 않고 그를 무시한 채 곧바로 방을 나섰다.
도지연이 떠나자마자 노크 소리와 함께 천천히 문이 열리더니 나 비서가 살며시 방 안으로 들어섰다. "하 도련님."
하준우는 지난 밤의 숙취로 이마를 지그시 누르며 물었다. "이게 다 할머니 짓이지?"
그 물음에 나 비서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럴 줄 알았어. 할머니가 보낸 여자군.' 그 생각에 하준우는 순간 짜증이 치밀었다.
그는 제성 최대 재벌가의 총수이자 국내 굴지의 상장사를 거느린 인물이다. 그런 자신이 술에 취해 유부녀에게 첫 경험을 빼앗겼다는 사실에 분노가 치밀었다.
지난 밤을 떠올리자 하준우의 얼굴이 더욱 차갑게 굳어졌다. 그 여성은 아무리 거칠게 다뤄도 신음 소리조차 내지 않았다. 하준우는 그게 경험 많은 여자의 여유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조금 전 그녀의 차분하고 무심한 표정은 더욱 그 생각을 확신으로 바꾸었다. '남자를 이용하고 버리는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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