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을 하고 픈 그녀

이혼을 하고 픈 그녀

kujiang

현대 | 1  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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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성에서는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 주민우가 나지아와 결혼한 것은 고모의 강요 때문이었다. 이제 고모가 세상을 떠나고, 주민우의 잊지 못하는 첫 사랑이 돌아오자 모두가 나지아가 재벌가에서 버려진 여인이 되는 것을 기다리고 있었다. 나지아가 태연하게 말했다. " 솔직히 말해서, 저는 여러분보다 더 초조해요." 모두가 조롱했다. "말이나 못할까? 입만 살아가지고...주 대표는 이혼하고 싶어 안달이 난 걸 다 알아!" 그러나 전혀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다. 주민우가 인스타에 올린 한 줄의 글이 실시간 검색어를 폭발시켰다. [헛 된 생각은 하지 마시길. 이혼은 절대 불가능. 참고하세요.] 나지아는 이해가 되지 않았다. '이 남자는 도대체 무슨 생각이지?'

제1화 이혼

"고객님께서 전화를 받지 않아 음성 사서함으로 연결됩니다."

조용한 응급실에서 스피커를 통해 흘러나오는 차가운 기계음이 유난히도 귀에 거슬렸다.

"아직도 전화를 안 받아요?" 간호사가 참다못해 물었다.

나지아는 휴대폰을 내려놓고 간호사를 향해 미안한 듯 웃어 보였지만 그 미소에는 약간의 억지가 섞여 있었다. "제가 직접 서명해도 될까요?"

간호사는 시간을 낭비한다고 투덜거리며 마취 동의서를 그녀에게 건넸다.

일곱 통이나 전화를 걸었지만 주민우는 끝내 받지 않았다. 정말로 시간 낭비였다. 만약 손바닥 창상 수술이 아닌 생사가 걸린 대수술이었다면, 가족이 서명하러 오길 기다리는 시간이면 시신마저 식어버렸을 것이다.

국소 마취 후, 의사는 핀셋으로 손바닥에 박힌 작고 날카로운 유리 파편을 하나씩 조심스럽게 제거하며 그녀가 어쩌다 이렇게 다쳤는지 궁금해했다.

별다른 이유는 없었다. 불면증으로 잠이 오지 않아 시간을 때우려고 무언가 하려 했을 뿐인데, 재수 없게도 유리창을 닦다가 유리가 갑자기 깨지는 일을 당한 것이다.

의사는 그녀의 말을 듣고 직업병처럼 그녀가 장기 불면증을 앓고 있는지 물었다.

나지아는 고개를 저었다. 그녀는 늘 잠을 잘 잤고, 오늘 밤 잠을 설친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띠링.

문자 알림음이 그녀와 의사의 대화를 끊었다. 나지아가 휴대폰을 들어 확인해보니 낯선 번호로 영상 하나가 와 있었다.

영상은 조명이 어두워 잘 보이지 않았지만, 나지아는 한눈에 주민우를 알아봤다.

남자는 아침에 자신이 고른 그 정장을 입고 있었고, 길고 곧은 다리를 느긋하게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소파에 기대앉아 있었다. 신이 직접 조각한 듯 흠잡을 데 없는 이목구비는 어디를 가든지 여성들의 비명을 자아낼 만큼 매력적이었다.

다만 그 눈매가 너무나 차가워 입가에 미소를 띠고 있어도 사람을 가까이하지 못하게 하는 느낌을 주었다.

하지만 그의 곁에 있는 여자는 예외였다.

3년 만이었지만, 나지아 역시 한눈에 상대를 알아보았다.

문여린, 나지아 남편의 마음을 빼앗은 사람이다.

문여린은 주민우의 곁에 바싹 붙어 앉아 실크 소재의 복고풍 검은 드레스를 입고 있었다. 검은색이 그녀의 피부를 더욱 돋보이게 하여 마치 조각된 옥처럼 빛났다.

3년간의 해외 유학은 그녀에게 화가 특유의 예술적인 분위기를 더해주었고 주민우를 바라보는 그녀의 맑은 눈동자는 깊은 애정으로 가득 차 있어, 실로 가련하고 사랑스러웠다.

주변 사람들은 두 사람에게 러브샷을 하라고 부추겼고, 문여린은 수줍어하면서도 눈빛에는 기대가 가득 담겨 있었다.

주민우는 시종일관 입가에 미소를 띤 채, 눈빛에는 무심한 듯한 바람기가 흘렀다. 그는 손을 들어 앞에 놓인 술잔을 집어 들었다.

영상은 거기서 갑자기 끝났다.

나지아는 휴대폰을 꽉 쥔 채 씁쓸하게 웃었다.

'어쩐지 일곱 통이나 전화를 걸어도 받지 않더라니.'

오늘 문여린이 귀국했으니, 주민우가 그녀와 함께 있을 거라는 걸 진작 알았어야 했다.

하지만 나지아가 몰랐다면, 왜 하필 오늘 밤만 불면증에 시달렸겠는가?

단순히 생각하는 것과 직접 눈으로 보는 것은 다른 문제였기에 그녀는 아무렇지도 않은 척 할 수가 없었다.

나지아는 방금 치료를 마친 오른손으로 글자를 입력하며 손끝이 떨리고 있었다.

[한 달 숙려 기간이 끝났어. 내일 오전 10시, 법원에서 봐.]

주민우와 결혼한 3년 동안, 그는 단 한 번도 나지아를 그런 다정한 눈빛으로 본 적이 없었다. 그의 눈에서 그녀가 볼 수 있는 것은 언제나 혐오뿐이었다.

그렇다. 주민우는 나지아를 혐오했다. 그에게 나지아와 결혼하라고 강요한 사람이 그가 가장 증오하는 사람이었고, 또 그녀와 결혼하는 바람에, 마음속 사랑하는 여인과 3년이나 생이별을 해야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지아 역시 어쩔 수 없었다. 그녀의 할아버지는 암에 걸렸고, 아직 이루지 못한 유언이 있었다. 항암 주사 한 방에 2억 원이나 했으니, 그녀로서는 주민우의 고모의 제안을 받아들여 그와 결혼하는 것 외에는 다른 선택지가 없었다.

처음부터 목적이 순수하지 않았기에 주민우에게 죄책감을 느꼈던 나지아는, 3년 내내 그의 식사와 일상을 정성껏 돌보았고 그가 아무리 심한 말을 내뱉어도 결코 화를 내지 않았다.

3년이면 개를 키워도, 그 개가 아플 때 걱정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주민우는, 나지아가 수술 동의서에 서명이 필요할 때, 마음속 그녀와 러브샷을 하고 있었다.

바늘이 몸 구석구석을 찌르는 것 같은 예리한 통증에 나지아는 손으로 눈을 가렸고, 눈물이 손가락 사이로 흘러내렸다.

링거를 다 맞고 병원에서 나오니 이미 늦은 밤이었다. 그녀가 막 차에 시동을 걸었을 때, 휴대폰이 울렸다. 전용 벨소리는 주민우가 건 전화임을 알렸다.

머리는 끊으라고 명령했지만, 손가락은 습관적으로 재빨리 전화를 받았다.

나지아는 자신의 손이 방정이라며 속으로 투덜거리며 차가운 어조로 말했다. "여보세요."

"나지아 씨, 민우가 나이트 바에서 취해 있어요. 빨리 와서 데려가요."

그녀가 입을 열기도 전에 상대방은 전화를 끊어버렸다.

나지아는 가고 싶지 않았지만, 만약 주민우가 오늘 밤에 문여린과 함께 밤을 보낸다면 내일 이혼에 차질이 생길까 봐 걱정되었다.

어쩔 수 없이 가야 했다.

나이트 바.

주차를 마친 나지아는 오른손에 감긴 붕대를 내려다봤다. 그리고 오늘 밤 문여린의 우아하고 아름다운 모습을 떠올리며, 보기 흉한 붕대를 망설임 없이 풀어버렸다.

사람에게 져도 기세에서 질 수는 없는 나지아는 초라한 모습으로 나타날 수 없었다.

룸에 들어서자, 한 무리의 사람들이 술에 취해 비틀거리고 있었다. 오직 주민우만이 영상에서 본 자세 그대로 잠이 든 듯 소파에 앉아 있었고 깨어 있을 때의 날카로움이 조금은 누그러진 모습이었다.

하지만 나지아의 시선이 가장 먼저 향한 곳은 주민우가 아니라, 술기운을 빌려 그의 몸에 부드럽게 기댄 문여린이었다.

그녀의 볼이 붉게 물들어 색다른 아름다움을 자아냈다.

반면 나지아는 급하게 나오느라 홈웨어 위에 니트 하나만 걸친 채 생얼이었다. 영락없는 가정주부의 모습은 지금의 문여린과 하늘과 땅 차이였다.

문여린은 그녀를 보자 마치 겁에 질린 듯 순식간에 몸을 곧게 펴고는 긴장한 목소리로 설명했다.

"주 부인, 오해하지 마세요. 제가 술을 좀 많이 마셔서 몸에 힘이 풀려 민우 씨 어깨에 잠시 기댄 것뿐이에요."

방 안을 가득 채운 독한 술 냄새보다 더 짙은 불편함이 밀려왔다.

지난 3년 동안, 문여린은 완전히 천사 가면을 쓴 여우로 변한 듯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군가 그녀의 말에 맞장구를 쳤다. "언니, 민우 오빠가 언니를 좋아한다 해서 함부로 말하지 마. 민우 오빠가 저 여자를 얼마나 싫어하는지 모르는 사람 없잖아? 저 여자를 주 부인이라고 부르는 것도 제일 싫어하잖아."

문여린의 여동생 문예진이 이 말을 내뱉자, 룸 안에서는 순식간에 비웃음이 터져 나왔다.

모두가 나지아를 경멸 가득한 눈빛으로 쳐다봤다.

"예진아, 그렇게 말하지 마. 민우 씨가 그분을 좋아하든 싫어하든, 그분은 여전히 민우 씨의 아내셔."

문여린은 다시 천사 같은 연기를 시작했다. 그녀는 힘주지 않은 어조로 동생을 꾸짖고는, 나지아를 향해 미안한 듯 웃어 보였다.

"미안해요, 부모님이 예진이를 너무 오냐오냐 키워서 말이죠."

나지아는 화내지 않고 담담한 어조로 말했다. "괜찮아요. 틀린 말 아니에요. 주민우가 날 싫어하는 게 사실이니까요."

"자기 분수는 아네." 문예진이 코웃음을 쳤다.

나지아는 문여린을 향해 의미심장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 "그런데 어쩌겠어요? 그 사람이 아무리 날 싫어해도 난 여전히 주 부인이고, 여린씨는 아무런 자리도 명분도 없으니 말이에요."

그 말은 문여린의 코앞에 대고 상간녀라고 욕하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문여린의 불그스름했던 볼이 순식간에 하얗게 질렸다.

"나지아, 너 지금 누구보고 상간녀래? 우리 언니랑 민우 오빠 사이에 끼어든 건 분명 너잖아! 너만 없었으면 두 사람 벌써 애도 낳았을 거야!" 문예진의 얼굴이 일그러지며 분노에 차 그녀를 비난했다.

'애는 개뿔.'

'차라리 주민우가 네 언니를 보고 아랫부분이 서기나 하는지 물어보지 그래.'

만약 나지아가 3년 동안 변함없이 그의 몸을 돌보지 않았다면, 주민우가 평생 여자를 품을 수 있을지도 의문이었다.

이제 다 고쳐놨더니, 나지아는 손도 못 대보고 문여린에게 공짜로 바쳐야 할 판이었다.

나지아는 생각할수록 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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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을 하고 픈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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