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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로운 그녀
"이혼하자, 그래."
한예름은 김도욱에게 일편단심이었다. 결혼한 3년 동안 한예름은 자신의 모든 빛과 칼날을 숨기고 오직 김도욱을 위해 헌신했다. 모든 사람이 부러워하는 그런 현명하고 소박한 아내의 모습, 김도욱이 원하는 대로.
하지만 그녀의 뜨거운 마음은 차갑게 바닥에 버려졌고 무정하게 짓밟혔다.
가벼운 이혼 서류로 끝나게 되는 한예름의 아름다운 꿈.
그녀는 절망 속으로 뛰어들었고 김도욱의 집을 떠났다. 가져간 건 오직 그녀의 소지품과 어린 시절 두 사람의 목숨을 구해줬던 트렁크뿐이었다.
원래의 세상으로 돌아온 한예름은 점점 깨닫게 되었다. 남자는 쓸모 없다는 것. 자신을 구원할 수 있는 사람은 오직 자신 뿐이라는 걸.
세계적으로 유명한 조향사, 정보 그룹 코브웹의 창시자, 해커 지상 지하 세계를 통제하는 신비 조직의 후계자도 그녀였다.
김도욱이 자신의 잘못을 깨달았을 때, 한예름은 이미 그가 닿을 수 없는 높이에 서 있게 되었다.
"예름아, 내가 잘못했어. 우리 어릴 때 좋았잖아. 내가 널 구해줬잖아, 기억나?"
한예름은 예쁜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글쎄, 그 기억, 정말 당신의 것이 맞을까?"
그러면서 옆에 있는 남자의 손을 꼭 잡고 부드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 남자는? 세계를 뒤흔드는 거물, 박운호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