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 회장님, 울지 마세요. 부인은 오래 전에 당신을 버렸어요.

구 회장님, 울지 마세요. 부인은 오래 전에 당신을 버렸어요.

Leeland Lizardo

현대 | 2  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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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한 지 2년, 강연안은 임신을 했다. 그녀는 기대에 부풀어 있었지만, 그가 내려다보며 이혼하겠다고 말했다. 그녀는 음모에 휘말려 피로 물든 채 쓰러졌고, 아이를 구해달라고 애원했지만 그의 전화는 부재중이었다. 그녀는 절망에 빠져 다른 나라로 도피했다. 그 후, 하이시의 유명인 구 회장에게는 언급할 수 없는 이름이 있다는 소문이 돌며 모두의 금기가 되었다. 결혼식에서 구 회장은 갑자기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무릎을 꿇었다. 그는 붉어진 눈으로 그 무정한 여인을 바라보며 말했다. "우리 아이를 데리고, 누구랑 결혼할 생각이야?"

제1화그녀가 돌아왔으니 이혼해

"으음……"

강연안은 나지막한 신음 소리를 내며 흐릿한 의식 속에서 눈을 떴다. 그러자 칠흑 같은 밤하늘처럼 깊은 눈동자와 마주쳤다.

구상진이 돌아온 것이다.

그의 몸에서는 옅은 술기운이 풍겼다.

그의 키스는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거부할 수 없는 힘으로 거칠게 파고들었다.

강연안의 심장이 엇박자로 뛰었고, 그녀는 무의식적으로 그를 밀어내려 했다.

"움직이지 마."

그의 낮고 허스키한 목소리가 그녀의 귓가를 유혹하듯 울렸다.

강연안의 몸이 순간 굳었지만, 결국 그의 뜻에 따르기로 했다.

오늘은 두 사람의 결혼 2주년 기념일이었기에, 그의 기분을 망치고 싶지 않았다.

그녀는 눈을 감고 그의 숨결을 느꼈다.

술기운을 덮는 그의 코롱 향수 냄새가 코끝을 스쳐 심장으로 곧장 파고들었고, 그녀를 구름 위에 떠 있는 듯한 황홀경에 빠지게 했다.

그녀의 모습을 본 구상진의 눈빛이 한층 더 깊어지더니, 그의 몸짓은 더욱 거침없어졌다.

의식이 돌아온 강연안은 낮은 신음과 함께 애원했다.

"살살……"

"저……"

임신했다는 두 글자를 채 입 밖으로 꺼내기도 전에, 요란한 벨 소리가 두 사람 사이의 야릇한 분위기를 깨뜨렸다.

발신자 표시를 본 구상진의 정욕으로 가득했던 눈빛이 순간 미묘하게 변했다.

그는 곧바로 몸을 일으켜 옷을 입기 시작했다.

마치 방금 전까지 이성을 잃고 정염에 휩싸였던 사람이 자신이 아니라는 듯이.

"어디 가세요?"

강연안은 잠시 멍한 표정을 짓더니 잠옷을 여몄다.

"응."

구상진은 별다른 설명 없이 담담하게 대답할 뿐이었다.

"하지만……"

"일찍 자."

그는 그녀에게 말을 이을 기회도 주지 않은 채, 몸을 숙여 그녀의 이마에 가볍게 입을 맞췄다.목소리는 다정했지만 어딘가 모르게 서늘한 거리감이 느껴졌다.

그리고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방을 나섰다.

강연안은 그의 멀어지는 뒷모습을 멍하니 바라보다 한참 만에야 정신을 차렸다.

회사에 급한 일이 생긴 거겠지?

얌전히 있어야 해. 그렇지 않으면 그가 싫어할 거야.

구상진을 10년 동안 사랑했다. 운 좋게 그와 결혼한 것만으로도 행운이니, 더 많은 것을 바라면 안 된다.

거기까지 생각한 강연안은 간단히 씻고 다시 침대에 누웠다.

그녀는 부드럽게 배를 쓰다듬으며 얼굴에 옅은 미소를 띠었다.

"아가, 아빠가 일부러 우리를 외면한 게 아니란다. 아빠 미워하면 안 돼."

그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휴대폰 화면에 뜬 뉴스 알림 하나가 예고 없이 그녀의 시야에 들어왔다.

【구씨 가문 총수, 심야 공항 출현. 의문의 여인 마중 추정.】

함께 첨부된 사진 속 구상진은 검은색 정장 차림으로 공항 VIP 통로 입구에 서 있었다. 훤칠한 몸매에 기품이 넘쳤다.

그의 눈빛은 다정했다.

그녀가 한 번도 본 적 없는 그런 다정함이었다.

강연안의 동공이 갑자기 수축했고, 심장이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세게 찔린 듯 숨쉬기조차 힘들었다.

한참 만에 정신을 차린 그녀는 실낱같은 희망을 품고 떨리는 손으로 기사를 클릭했다.

역시나, 익숙한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

임가연.

구상진이 잊지 못하던 그의 백월광이 돌아온 것이다.

강연안은 온몸이 차갑게 식으며 심장이 칼로 도려내는 듯한 고통을 느꼈다.

그녀는 소리 내어 울지 않으려 입술을 세게 깨물었다.

자신이 어떻게 이 결혼을 하게 되었는지 잊지 않고 있었다.

2년 전, 임가연은 구상진과 결혼을 논하던 시점에 갑자기 사라졌다.

당시 구상진은 이사회 선출의 중요한 시기에 있었고, 말을 잘 듣는 아내가 절실히 필요했다.

그리고 그를 사랑하는 것이 세상에 다 알려진 데다 집안까지 파산해 몰락한 그녀가 바로 최고의 인선이었다.

결혼 2년 내내, 비굴했던 그녀는 이 행복이 훔쳐온 것이라 늘 생각했다.

그러다 바로 어제, 그녀는 임신 사실을 알게 되었다.

두 사람은 엄격하게 피임을 했지만, 지난달 구상진이 접대 때문에 만취해서 돌아왔을 때 얼떨결에 그와 하룻밤을 보냈다.

두 사람의 부주의로 이 아이가 생긴 것이다.

이제 그녀는 구상진에게 이 소식을 어떻게 전해야 할지 몰랐다.

그녀는 구상진이 아이를 지우라고 할까 봐 두려웠다.

결국, 그가 사랑하는 사람은 결코 자신이 아니었으니까.

몽롱한 상태에서 강연안은 구상진의 목소리를 들었다.

서재 쪽에서 들려왔다.

그가 돌아왔나?

그녀는 몸을 일으켜 얇은 가운을 걸치고 서재 쪽으로 향했다.

문 앞에 막 도착했을 때, 부지학의 장난기 섞인 목소리가 들려왔다. "너 어젯밤에 외박한 게 임가연이랑 같이 있느라 그런 거였어?"

강연안의 심장이 쿵 내려앉았다.

구상진은 정말로 임가연과 밤을 꼬박 새운 것이다.

"응."

구상진은 감정을 읽을 수 없는 목소리로 담담하게 대답했다.

"그럼 안안이는 어떡하고? 결혼한 지 2년인데, 설마 걔한테 감정 하나도 없는 건 아니지?" 부지학의 목소리에 걱정이 묻어났다. "그렇게 좋은 여자를 걷어차? 나중에 다른 놈이 채가면 울고불고 후회하지나 마."

"감정은 없고, 그냥 좀 미안하지." 구상진은 무심하게 대답했다. "네가 원하면 소개해 줄 수도 있고. 너 회사에 일 있다며? 어서 가봐."

미안함?

구상진은 그녀에게 오직 미안함뿐이란 말인가?

강연안의 눈에서 눈물 한 방울이 바닥으로 뚝 떨어졌고, 문고리를 잡고 있던 손에서도 스르르 힘이 빠졌다.

그는 정말 한 번도 마음을 준 적이 없었다.

구상진의 마음속에서 그녀는 다른 사람에게 소개해 줘도 될 만큼,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존재였던 것이다.

강연안의 마음이 완전히 차갑게 식어버렸다.

그녀는 넋이 나간 채 몸을 돌려 정원으로 도망치듯 달려갔다.

그녀는 그 자리에 주저앉아 무릎에 얼굴을 파묻고, 눈물이 시야를 흐리게 내버려 두었다.

그녀는 10년 전, 구상진을 처음 만났던 때를 떠올렸다.

그 시절 그는 햇살처럼 눈부시고 잘생긴 데다 집안까지 좋아, 학교의 모든 여학생에게 백마 탄 왕자님이었다.

반면 그녀는 집안 회사가 파산하면서 누구에게나 괴롭힘을 당하는 소녀로 전락했다.

그런 그녀를 구해준 것이 구상진이었다. 그는 모두에게 다시는 그녀를 건드리지 말라고 경고했다.

그때의 구상진은, 그야말로 천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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