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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일은 부도현과 비밀 결혼한 지 3년이 되었다. 사람들 앞에서 그녀는 회장의 전속 비서였지만, 사실은 그의 아내였다. 임신 소식을 듣고 그녀는 가슴이 벅찼지만, 남편이 첫사랑과 다정하게 있는 걸 보게 되었다. 그녀는 상심하여 떠나며 그들의 관계를 인정하기로 결심했다. 어느 날, 병원에서 부도현과 마주쳤다. 그녀의 만삭인 배를 보고 부도현은 눈가가 붉어지며 그녀의 손목을 잡고 따졌다. "아이의 아빠가 누구야?" 그녀는 냉정하게 말했다. "말 조심해요, 전 남편!"
"축하드립니다, 산모님. 임신이세요. 아기도 아주 건강합니다."
멍한 표정으로 병원을 나선 고유일의 손에 쥔 임신 진단서가 꼭 쥐어져 있었다.
가느다란 손으로 아랫배를 어루만진 그녀의 입가에 어느새 환한 미소가 번졌다.
그녀의 뱃속에 아이가 생겼다. 그녀와 부도현의 아이다.
고유일은 벅차오르는 감정을 억누르며 이 기쁜 소식을 직접 전하기 위해 부도현에게 전화를 걸려던 참이었다.
그때 마침, 휴대폰이 진동하더니 남편 부도현에게서 문자가 왔다.
'지금 당장 힐튼 호텔로 와.' 힐튼 호텔?
왜 갑자기 힐튼 호텔로 오라는 거지?
고유일은 의아한 마음이 들었지만, 더 이상 망설이지 않고 택시를 타고 바로 힐튼 호텔로 향했다.
부도현이 그녀를 만나고 싶어 하는 것 같으니, 직접 만나 임신 소식을 전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녀가 임신했다는 소식을 들은 부도현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
기대감에 부푼 마음으로 호텔에 도착한 고유일은 호텔 곳곳에 놓인 장미꽃과 바닥에 깔린 새빨간 카펫을 발견했다. 호텔은 축하 준비로 한창인 것 같았다.
잠시 멍한 표정을 지은 고유일은 오늘이 그녀와 부도현의 결혼기념일이라는 것을 떠올렸다.
부도현이 그녀를 호텔로 부른 건, 그녀에게 깜짝 선물을 주기 위해서일까?
호텔 로비에는 많은 손님들이 모여 있었고, 잔을 부딪치는 소리가 시끌벅적하게 들려왔다.
사람들 사이를 비집고 들어간 고유일의 수수한 차림은 누구의 눈길도 끌지 못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는 사람들 사이에서 유독 눈에 띄는 부도현을 발견했다.
그는 그녀의 남편이자, 미래에 태어날 아이의 아버지다.
고유일의 입가에 미소가 번지려는 찰나, 부도현의 곁에 선 여자를 발견하고 얼굴이 순식간에 굳어졌다.
부도현의 첫사랑 임서아?
언제 귀국한 거지?
몸이 뻣뻣하게 굳은 고유일은 멀지 않은 곳에서 팔짱을 끼고 있는 두 사람을 바라봤다. 두 사람은 마치 선남선녀처럼 잘 어울렸다.
두 사람의 주위에는 친구들이 모여 축하 인사를 건네고 있었다.
"서아야, 귀국 축하해! 오늘 내가 한 잔 제대로 산다!"
"도현아, 너네 드디어 만났는데 러브샷 한번 가야지?"
환호성이 점점 커졌다.
빨간색 드레스를 입고 화려한 메이크업을 한 임서아가 수줍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아잉, 너네 그만해. 나랑 도현이가 무슨 러브샷이야? 도현이 유부남이잖아. 러브샷은 와이프 분이랑 해야지."
임서아가 고유일을 언급하자, 자리에 모인 사람들은 모두 경멸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뭐? 고유일? 걔가 무슨 아내야? 그냥 할머니 달래기용 도구일 뿐이지!"
"맞아. 도현이가 진짜 결혼하고 싶었던 건 너잖아. 안 그래, 도현아?"
훤칠한 키에 잘생긴 외모를 가진 부도현은 고급스러운 수트를 입고 차갑고도 독특한 우월한 기질을 드러냈다.
"그만들 해. 서아 술 못 하잖아. 흑기사는 내가 한다."
그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친구들은 더욱 큰 소리로 환호성을 질렀다.
"오, 부도현. 서아 챙기는 거 보소? 좋아! 서아 술 못 마시게 할 거면, 걔 몫까지 네가 다 마셔! 다 마시기 전엔 못 간다!"
친구들의 환호성 속에서 부도현은 차가운 표정을 지었지만, 입가에 번진 미소는 감출 수 없었다.
그의 곁에 선 임서아는 수줍은 표정으로 고개를 숙였다.
두 사람의 다정한 모습은 고유일의 눈을 찌르는 것 같았고, 심장을 아프게 찔렀다.
그녀가 언제 호텔을 빠져나왔는지도 모를 정도로 정신이 없었다. 차가운 빗방울이 얼굴에 닿고 나서야 그녀는 정신을 차렸다. 호텔 밖에 비가 내리고 있었다.
차가운 바람과 함께 내리는 비가 고유일의 몸을 적셨다. 순식간에 바람이 거세게 불고 빗소리가 더욱 커졌다.
고유일은 멍한 표정으로 눈앞에 펼쳐진 빗줄기를 바라봤다.
그녀는 부도현이 왜 그녀를 호텔로 불렀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혹시, 그녀에게 두 사람의 다정한 모습을 직접 보여주고, 부씨 가문 사모님 자리를 임서아에게 양보하라고 부른 걸까?
고유일은 숨이 가빠 오는 것을 느끼고 뻣뻣하게 발을 들어 앞으로 걸었다.
비를 맞으며 집으로 돌아온 그녀는 넋이 나간 표정으로 익숙한 집을 바라보며 멍하니 서 있었다.
2년 전, 파산 위기에 처한 고씨 가문은 부씨 가문과의 정략결혼을 통해 위기를 모면하려 했다.
부도현은 정략결혼을 거부했지만, 부씨 가문 할머니가 병세가 위중한 상황에서 그에게 결혼을 강요했고, 그는 어쩔 수 없이 그녀와 결혼을 약속했다.
이제 부씨 가문 할머니의 병세도 많이 호전되었고, 임서아도 해외에서 돌아왔다.
아무래도, 그녀라는 이 철저한 이방인은 이제 부도현의 곁을 떠나야 할 때가 온 것 같았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밖에서 자동차 엔진 소리가 들려왔다.
곧이어 남자의 낮은 목소리가 그녀의 귓가에 들려왔다.
"고유일. 너 여기서 뭐 해? 왜 꼴이 이래?"
제1화임신
23/12/2025
제2화우리 이혼해요
23/12/2025
제3화복귀를 결심한 고유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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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화열이라도 나는 건가
23/12/2025
제5화너 구실 못 하는 거 아니냐
23/12/2025
제6화제6장 부도현의 복수
23/12/2025
제7화임신 검사지를 들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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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화그녀가 돌아왔다
23/12/2025
제9화누가 마음대로 나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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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화아이를 낳을 자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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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화구명은인
23/12/2025
제12화제12장 맞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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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화이 복, 너나 가질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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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화아내인가, 적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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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화성엽석 디자이너 복귀
23/12/2025
제16화장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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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화사직서를 제출하다
23/12/2025
제18화조심
23/12/2025
제19화함부로 움직이지 마
23/12/2025
제20화어린 시절의 짝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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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화추근거리다
23/12/2025
제22화살려주세요
23/12/2025
제23화경찰이 나타나다
23/12/2025
제24화적반하장
23/12/2025
제25화그들은 잤다
23/12/2025
제26화부도현이 그녀를 구하러 오다
23/12/2025
제27화이간질
23/12/2025
제28화귀가
23/12/2025
제29화당장 나가!
23/12/2025
제30화직접 심문하겠다
23/12/2025
제31화맞선
23/12/2025
제32화부도현을 때리다
23/12/2025
제33화진실 공방
23/12/2025
제34화부도현의 의심
23/12/2025
제35화임서아의 해명
23/12/2025
제36화조상우의 결말
23/12/2025
제37화남편의 책임을 다하다
23/12/2025
제38화친구로 남다
23/12/2025
제39화사무실로 따라오세요
23/12/2025
제40화파트너는 이미 정해졌다
23/12/2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