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은 애정을 배신하지 않는다

시간은 애정을 배신하지 않는다

Noak Moren

현대 | 1  화/일
5.0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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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그는 자신의 첫사랑을 구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그녀와 결혼했다. 그의 마음속에서 그녀는 비열하고 뻔뻔하게 사랑을 가로챈 여자였다. 그는 그녀에게 가장 냉정하고 무관심한 태도를 보였고, 그녀를 아주 미워했다. 하지만 첫사랑에게는 지극히 다정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10년 동안 참고 견디며 사랑했다. 나중에 그녀는 지쳐서 포기하려 했고, 그때서야 그는 크게 당황했다... 그녀가 그의 아이를 임신하고 생명이 위태로웠을 때, 그는 마침내 자신이 목숨을 걸어서라도 지키고 싶었던 여자가 항상 그녀였다는 것을 깨달았다.

시간은 애정을 배신하지 않는다 제1화이혼해

"이혼해."

촬영을 마치고 집에 돌아온 간서아에게 부성준은 이혼 서류를 내던졌다.

그녀는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풍기는 눈앞의 남자를 바라봤다.

석 달 만에 만난 남편의 입에서 나온 첫마디가 이혼일 줄은 꿈에도 몰랐다.

간서아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부성준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간서아, 딴소리 하지 마! 2년 계약 끝났으니까, 이제 와서 발뺌해도 소용없어."

맞다.

두 사람의 2년짜리 계약 결혼은 끝났다.

그녀도 이제 부씨 집안의 안주인 자리에서 물러나야 했다.

"시아도 이제 스무 살이 됐으니 법적 혼인 연령이겠네요. 우리 이혼, 딱 좋네요." 간서아는 애써 태연한 척하며 말했다.

간시아. 그녀의 이복동생이자 부성준이 마음에 품은 여자다.

2년 전, 간시아가 백혈병 진단을 받았을 때, 간서아는 자신의 골수가 동생과 완벽하게 일치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생판 모르는 남이라도 주저 없이 구했을 텐데, 하물며 상대는 하나뿐인 이복동생이었다.

그러나 부성준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는 피도 눈물도 없는 그녀가 간시아를 외면할 거라고 단정했다.

그래서 그는 간시아를 위해, 그녀 앞에 무릎까지 꿇었다.

그녀는 부성준이 그토록 비굴하게 구는 것을 본 적이 없었다.

어린 시절부터 함께 자란 소꿉친구인 그를, 그녀는 10년 동안이나 홀로 좋아해 왔다.

그런 그가 다른 여자를 위해 무릎 꿇는 모습을 본 순간, 그녀는 질투심에 미쳐버릴 것만 같았다.

그래서 그 자리에서 부성준에게 자신과 결혼해 달라고 강요했다.

간시아를 구하기 위해, 부성준은 그녀에게 2년의 시간을 주겠다고 약속했다.

간서아는 2년이면 그가 자신을 사랑하게 만들기에 충분한 시간이라고 순진하게 믿었다.

그러나 결국, 그녀는 처참하게 패배했다.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간서아는 창백한 입술을 비틀며 자조적으로 웃었다.

부성준은 귀찮은 기색이 역력한 얼굴로 펜을 건네며 무심하게 말했다. "사인해."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가 건넨 펜을 받아 마지막 장을 넘긴 그녀는 서명란에 망설임 없이 자신의 이름을 적어 내려갔다.

펜을 내려놓은 그녀는 부성준을 올려다봤다. 남자의 깊은 눈은 여전히 밤하늘을 담은 듯했지만, 자신을 향한 눈빛은 싸늘하게 식어 있었다.

서류를 받아 든 부성준은 간서아의 서명을 확인하고 입을 열었다.

"시아 병이 재발했어."

그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간서아는 화들짝 놀라며 되물었다. "그게 무슨 말이에요! 제가 병원으로 갈까요?"

2년 전, 그녀는 간시아를 위해 자신의 골수를 기증했었다.

"필요 없어! 또 2년 전 같은 쇼를 할 셈이야?" 부성준은 단호하게 잘라 말했다.

"최고 의료진을 불렀고, 적합한 기증자도 찾았어. 이번엔 네가 나설 일 없어. 다만 시아가 널 보고 싶어 하니, 가서 얼굴이나 비춰."

간시아를 언급할 때, 그의 찌푸려진 미간이 부드럽게 풀리며 차가운 얼굴에 온기가 감돌았다.

간서아는 심장이 쿵 내려앉는 것을 느끼며 담담하게 대답했다.

"오늘은 좀 늦었는데... 내일 나가도 될까요?" 애써 미소를 지으며 혹시나 하는 기대를 걸었지만, 그는 냉정했다. "이 기사가 호텔로 데려다줄 거야."

당장 그녀를 쫓아내려는 걸까?

하룻밤도 더 머물게 하고 싶지 않은 걸까?

그녀의 얼굴에서 억지로 피워낸 미소가 싸늘하게 굳었다. 부성준과 잠시 시선을 맞추던 그녀는 차가운 얼굴로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갔다.

자신의 방으로 돌아간 그녀는 미처 정리하지 못한 짐을 챙겨 캐리어를 끌고 아래층으로 내려왔다. 일하는 분들이 도우려고 달려왔지만, 그녀는 손을 저었다. "아니에요, 괜찮아요. 제가 할 수 있어요."

가정부들은 어쩔 줄 몰라 서로를 쳐다보며 나직이 한숨을 내쉬었다. 이내 그녀가 집을 나서는 뒷모습을 그저 지켜볼 뿐이었다.

2년간 정든 곳이었다. 부성준을 제외한 모든 사람이 그녀에게 따뜻하게 대해 주었다.

떠나기 아쉬웠지만, 그와의 결혼 생활 2년은 그녀를 감정적으로 완전히 피폐하게 만들었다.

이대로 끝내는 게 맞아.

이제 정말 끝낼 때가 온 거야.

가슴이 찢어질 듯 아팠지만, 그녀는 필사적으로 눈물을 참았다.

호텔에 체크인을 마쳤을 땐 이미 동틀 무렵이었다.

뜬눈으로 밤을 새운 그녀는 날이 밝자마자 중앙 병원으로 향했다.

간시아는 1인실에 입원해 있었고, 전담 간호사가 곁을 지키고 있었다. 그녀는 병실 문에 달린 작은 유리창을 통해 간호사가 간시아에게 죽을 떠먹여주는 모습을 지켜봤다. 간시아는 몇 숟갈 넘기지 못하고 전부 토해냈다. 그 모습을 보는 간서아는 가슴이 저며오는 듯한 고통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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