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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력이 넘쳐흐르는 감성적인 귀공자 X 냉정한 독설가 신지민 의사] 신지민은 야밤에 근 1년 만에 만난 남편을 다시 집으로 데려왔지만, 그가 바람을 피우고 있는 것 같아 바로 이혼을 결심했다. 서시우는 그녀를 구석으로 매섭게 몰아붙이며 평소와 다름없는 나른한 목소리로 차분히 말했다. "좋아. 하지만 이제 겨우 1년인데, 나한테 한 약속은 잊지 않았겠지? 내 아이를 임신하는 걸 말이야. 그러니 아이를 낳으면, 그때 가서 이혼해 줄게. 물론, 내 아이를 낳으려면 나의 도움이 필요하겠지. 그래서 말인데. 우선 나의 관심을 끌어봐. 그럼 파이팅 하세요, 서씨 사모님." 이혼을 위한 임신분비. 야릇한 밤. 서로의 행복을 찾는 결말/소꿉친구이자 첫사랑/달콤함과 고통이 엇갈린 긴장/남주는 겉보기엔 바람둥이 같지만 실제로는 일편단심인 남자. 치열한 경쟁의 무대: 의사 형/자기 절제를 중시하는 교수/남주가 질투심에 휩싸여, 소유욕 급증. 아내를 쫓는 남편의 고난: "아이를 낳으면 이혼하자"에서 "내가 방법을 찾아볼 테니 이혼하지 말자"로 변하는 남주.
방 안의 공기는 후덥지근했다.
남자의 체온이 뜨거운 파도처럼 그녀의 몸을 덮쳐왔다.
"그렇게 좋아? 목소리가 아주 녹네, 응?" 남자는 그녀의 귓가에 나른한 웃음소리와 함께 속삭였다.
"그럼― 이건 어때?"
"아!"
신지민은 갑자기 눈을 번쩍 떴다. 심장이 쿵 하고 높은 곳에서 떨어지는 것 같았다.
꿈에서 깨어나 정신을 차리고 나서야 방금 전의 일이 꿈이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꿈속 남자의 거친 몸짓 때문인지 잠에서 깬 후에도 입안이 바싹 마르고 심장이 주체할 수 없이 뛰었다.
한참 후에야 겨우 정신을 차린 그녀는 옆자리를 더듬었다.
텅 빈 채 차갑게 식어 있었다.
소위 그녀의 남편이라는 사람은 아직 집에 돌아오지 않았다.
신지민은 긴 머리를 쓸어 넘기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녀는 물을 마시기 위해 침대에서 일어났다.
몇 걸음 걷자 몸에서 느껴지는 불편함에 그녀는 짜증스럽게 옷장에서 깨끗한 옷을 꺼내 욕실로 들어갔다.
여자도 남자와 마찬가지로 욕구가 있다.
특히 결혼 후 부부 생활이 잦았던 그녀 같은 여자라면 더욱 그랬다.
예전에는 거의 매일 새벽 서너 시가 되어서야 잠자리에 들곤 했지만, 그날 이후 그녀의 그 싸구려 남편은 해외 주재 근무를 자원해 거의 1년 동안 집에 돌아오지 않았다.
그런 꿈을 꾸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신지민이 옷을 갈아입고 손으로 빨아 널려고 할 때, 침대 머리맡에 놓인 휴대폰이 울렸다. 고요한 새벽에 유난히 날카롭게 울리는 소리였다.
외과 의사인 그녀에게 한밤중에 수술 호출 전화가 오는 것은 흔한 일이었기에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하지만 전화를 받자 수화기 너머로 낯선 남자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실례합니다, 신지민 씨 맞으십니까?"
"네, 접니다만, 누구시죠?"
"안녕하십니까. 연가로 파출소 경찰입니다. 서시우 씨가 남편분 맞으시죠? 오늘 밤 술에 취해 다른 사람과 시비가 붙었습니다. 지금 파출소로 오셔서 조사에 협조해 주셔야겠습니다."
신지민은 순간 멍해졌다. 서시우가 귀국했다고?
귀국한 것도 모자라 파출소에 잡혀 들어가?
신지민은 예상치 못한 상황에 잠시 할 말을 잃었다가 이내 대답했다. "네, 알겠습니다. 바로 가겠습니다."
그녀는 외출복으로 갈아입고 차 키를 챙겨 집을 나섰다.
연가로는 북성에서 가장 유명한 유흥가로, 화려한 네온사인과 멀리서 아득하게 들려오는 음악 소리가 뒤섞여 있었다. 교외의 별장에서 연가로까지는 거리가 꽤 멀었다. 신지민이 도착했을 때는 이미 새벽 4시가 넘어가고 있었다.
술집이 밀집한 곳인 만큼 사건 사고도 끊이지 않았다. 해가 뜨기 전 가장 어두운 시간이었지만 파출소 안은 여전히 발 디딜 틈 없이 북적였다.
신지민이 파출소 유리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하얀 철제 의자에 앉아 있는 서시우가 눈에 들어왔다.
소란스럽고 혼잡한 환경 속에서도 그는 유독 눈에 띄었다.
게다가 그는 주변과 보이지 않는 벽이라도 쌓은 듯, 주위에 아무도 없는 공간에 홀로 앉아 있었다.
1년 만의 재회였다. 신지민은 무의식적으로 그의 모습을 훑어보았다. 그는 변한 것이 없었다.
하얀 셔츠에 검은색 바지 차림, 넥타이도 재킷도 걸치지 않은 모습이었다. 맞춤 제작한 고급 원단은 주름 하나 없이 깔끔했고, 188센티미터의 큰 키에 맞춰 재단된 옷은 그의 몸에 완벽하게 들어맞았다.
다리를 벌리고 앉은 그의 셔츠 단추 두 개가 풀려 날카로운 목젖과 쇄골이 반쯤 드러나 있었다. 앉은 자세 때문에 바짓단이 살짝 올라가 검은 양말이 발목을 감싸고 있었다. 온몸에서 나른하면서도 섹시한 분위기가 흘러나왔다.
고개를 살짝 숙인 그의 눈꼬리가 붉게 물들어 있었다. 술에 취한 탓일까? 평소의 잘생긴 얼굴보다 세 배는 더 사람을 홀리는 듯한 고혹적인 아름다움이 있었다.
이런 치명적인 아름다움은 그가 침대에서 특별히 흥이 올랐을 때만 언뜻 엿볼 수 있었다.
그런 그가 이렇게 대놓고 사람들 앞에 나타났으니, 파출소를 드나드는 사람들이 힐끔거리지 않을 수 없었다.
보는 것만으로도 눈호강이었다.
북성 제일 재벌가의 상속인인 그는 재능과 외모, 권력과 배경을 모두 갖춘 남자였다.
북성 전체에서 그를 건드릴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평소 하늘의 달처럼 고고하여 감히 범접할 수 없는 존재였던 그가, 오늘은 무슨 액운이라도 낀 건지 이런 곳에 잡혀 와 있다니.
대체 누가 감히?
그녀의 시선을 느낀 남자가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흐릿한 눈빛이라 신지민을 알아본 것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그의 그 복사꽃 같은 눈은 여느 때처럼 '다정해' 보였다.
신지민은 바로 그에게 다가가지 않고 신고 데스크로 가 신분을 밝혔다. "안녕하세요. 신지민입니다. 아까 전화받고 왔습니다."
젊은 경찰관이 그녀에게 다가왔다. 그가 바로 이 사건의 담당자인 듯했다. 신지민은 그의 경찰 번호가 'A'로 시작하고 어깨 견장이 '《' 표시인 것을 보고 그가 보조 경찰이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아마 새로 온 모양이었다. 북성 서씨 가문의 황태자를 알아보지 못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아, 서시우 씨 아내분이시죠? 남편분께서 술집에서 싸움을 하셔서요. 자세한 건 CCTV 한번 보시죠."
경찰관이 CCTV를 재생했다. 카메라는 서시우의 머리 바로 위에 설치되어 있어 거의 그를 겨냥하고 찍은 것이나 다름없었다.
아직 정신이 멀쩡해 보이는 서시우의 입이 떡 벌어질 정도로 잘생긴 얼굴은, 입체적인 골격 덕에 술집의 귀신 나올 듯한 조명 아래에서도 살아남아, 눈빛에는 세상을 게임처럼 여기는 듯한 무심함이 서려 있었다.
한 손을 주머니에 넣고 다른 손에 든 휴대폰을 들여다보며 무언가를 보고 있었다. 그때, 몸매가 화끈한 여자가 그의 곁으로 다가와 그의 허리를 감싸 안았다.
그 순간 신지민은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
여자가 발끝을 들고 서시우의 귓가에 무어라 속삭이자 서시우는 흥미롭다는 듯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 그때 그의 높은 콧등에는 금테 안경이 걸쳐져 있었는데, 지적인 쓰레기라는 말이 딱 어울렸다.
신지민은 손에 쥔 차 키를 세게 움켜쥐었다. 날카로운 모서리가 손바닥을 찔러 아팠다.
CCTV 영상은 엘리베이터에서 내린 젊은이 몇 명과 서시우가 마주치는 장면으로 이어졌다. 양측이 무슨 말을 주고받았는지는 CCTV의 잡음 때문에 들리지 않았다. 그저 그가 느릿느릿 안경을 벗어 주머니에 넣는 모습만 보였다.
그 후 분위기가 순식간에 험악해지더니 양측은 거친 몸싸움을 벌이기 시작했다.
신지민은 서시우의 실력을 잘 알고 있었다. 서씨 가문에서 어릴 때부터 최고의 코치를 고용해 가르친 격투술은, 마구잡이로 주먹과 발길질을 해대는 무식한 싸움과는 차원이 달랐다. 그는 단 몇 번의 움직임으로 상대를 쓰러뜨렸다.
술집 경비원이 소식을 듣고 달려와 싸움을 말리고 110에 신고했고, 이후 경찰이 개입했다.
사건의 전말은 매우 명확했다.
하지만 지금 신지민의 머릿속에 각인된 것은 여자가 서시우의 허리를 감싸 안던 그 장면뿐이었다.
그녀는 아직 정신이 온전치 않아 보이는 남자와, 얻어맞은 젊은이들을 쳐다보았다. 젊은이들 중에는 어린 소녀 두 명도 섞여 있었다. 그녀가 싸움을 벌인 남자의 아내라는 것을 알게 된 후, 그들은 CCTV를 보고 나서 동정 어린 눈빛으로 그녀를 쳐다보았다.
남편이 바람을 피운 것도 모자라 싸움까지 벌여 파출소에 잡혀 왔는데, 아내가 직접 데리러 와야 하는 신세라니.
막장 드라마도 이런 막장이 없었다.
"언니, 저희 진짜 억울해요. 친구가 저한테 며칠 전까지 있던 뱃살이 왜 없어졌냐고, 혹시 몰래 임신했다가 낙태한 거 아니냐고 장난친 거거든요. 아마 저 남자분은 자기 옆에 있던 여자 얘기하는 줄 알고 저희한테 시비를 건 것 같아요.
"'몰래 낙태'라는 네 글자에 신지민은 등에 소름이 돋는 것을 느끼며 무의식적으로 배를 만졌다.
그제야 그녀는 평소 누구에게나 신사적이고 상냥하며, 고상하고 우아한 귀공자였던 서시우가 왜 양아치처럼 술집에서 싸움을 벌였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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