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채아는 3년 전 민씨 가문에서 되찾은 진짜 딸로, 어르신들의 약속으로 곽씨 가문의 장남 곽민준과 정략결혼을 정했다. 그 남자는 그녀가 7년 동안 짝사랑한 남자였다. 결혼 3년 동안, 민채아는 곽민준을 위해 모든 재능을 숨기고 신분을 감추며 요리를 배우는 등 완벽한 아내가 되기 위해 노력했다. 그녀는 자신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여자라고 생각했지만, 현실은 그녀에게 가혹하기만 했다. 그녀의 남편은 불치병에 걸린 민씨 가문의 가짜 딸 민유진의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 그녀의 친부모와 오빠와 손을 잡고 민유진과 성대한 결혼식을 올렸다. "법적 효력도 없는 가짜 결혼식일 뿐이야, 굳이 죽어가는 사람하고 꼭 그렇게 따져야 겠어?" 남편의 뻔뻔한 태도와 가족들의 차가운 시선에 민채아는 마음이 완전히 식어버렸고, 이혼 합의서를 남기고 집을 나섰다. 모든 사람들은 그녀가 남편의 마음을 되돌리기 위해 집을 나간 척하고 있다고 말했다. 벤처 투자 회사의 창립자, 최고의 조향사, 바이올린 마스터, 베스트셀러 작가… 그제야 곽민준은 그의 앞에서 순종적이고 유순한 아내의 진짜 신분이 전 세계를 주름잡는 슈퍼 갑부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친부모는 그녀를 다시 집으로 데려오기 위해 그녀의 앞에 무릎을 꿇고 잘못을 빌었다. 오빠는 그녀의 용서를 받기 위해 모든 것을 내던졌다. 한때 오만방자했던 곽씨 가문의 수장은 비가 억수로 쏟아지는 밤, 두 눈이 빨갛게 충혈된 채 그녀의 옷자락을 붙잡고 애원했다. "채아야, 우리 다시 시작하자…" 민채아는 고개를 아래로 떨구고 차갑게 비웃었다. "곽 대표님, 남자는 제 앞길에 걸림돌이에요. 아니면 저의 개가 되던지."
저녁 7시.
개인 저택은 환한 불빛으로 가득했다.
민채아는 소박한 롱드레스를 입고 저택 대문 앞에 나타났다.
두 시간 전, 그녀의 남편 곽민준은 전화로 그녀에게 이렇게 말했다. "오늘 회사에 중요한 회의가 있어서 늦게 들어갈 것 같아. 먼저 자."
그러나 지금, 그는 이곳에서 다른 여자와 결혼식을 올리고 있었다.
주빈석에는 민채아의 친부모와 오빠가 나란히 앉아 있었다.
결혼식에 참석한 하객들도 대부분 그녀와 곽민준의 친척과 지인들이었다.
하지만 민채아는 이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
공기 중에는 장미 향과 침향이 뒤섞인 진한 향기가 가득히 퍼져 있었다.
'신복'이라는 이름의 향수는 민채아가 직접 조향하여 신혼 선물로 곽민준에게 선물한 향수였다.
그러나 지금, 이 소유와 복종을 상징하는 향기가 곽민준이 다른 여자와 결혼식을 올리는 현장에 가득 퍼져 있었다.
붉은 카펫의 끝자락에 선 곽민준은 새하얀 맞춤 정장을 차려입고 민유진을 애틋하고도 부드러운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민유진은 바로 민씨 가문에서 무려 20년 넘게 진짜 딸 행세를 해온 가짜 딸이었다.
민채아는 3년 전 민씨 가문에서 되찾은 진짜 딸로, 할아버지와 곽씨 가문의 어르신이 전우였던 인연으로, 손주들의 혼약을 미리 맺었던 터였다.
민씨 가문으로 돌아온 후, 그녀는 혼약에 따라 곽씨 가문의 후계자인 곽민준과 결혼했다.
공교롭게도, 곽민준은 민채아가 7년 동안 짝사랑해온 남자였다.
그녀는 이것이 하늘이 정해준 인연이라고 생각했고,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여자가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하지만 현실은 그녀에게 가혹한 따귀를 날렸다.
지금, 새하얀 웨딩드레스를 입은 민유진은 곽민준의 품에 안겨 살며시 불어오는 바람에도 쓰러질 것 같은 연약한 모습이었다.
현장에 울려 퍼지던 감미로운 결혼 행진곡이 민채아의 등장으로 인해 갑자기 날카로운 소리로 변조되었다.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순식간에 민채아에게 집중되었다.
민씨 가문 사람들의 얼굴에 번진 미소도 그 순간 굳어졌다.
"아니, 민채아가 왜 여기에 나타난 거지?"
"민채아한테는 비밀로 하자고 하지 않았어?"
"대체 누가 소식을 흘린 거야? 이제 큰일 났네."
곳곳에서 수군거리는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곽민준의 아내인 그녀가 지금은 불청객이 되어 있었다.
곽민준은 민채아를 발견한 순간, 눈빛에 당황한 기색이 스쳤지만 곧바로 평소와 같은 차분하고 냉정한 표정으로 바뀌었다.
그는 민유진을 낮은 목소리로 달래고 신부의 손을 들러리에게 맡긴 후, 긴 다리를 휘저으며 곧바로 민채아 쪽으로 걸어왔다.
그의 몸에서 은은히 풍기는 익숙한 삼나무 향기가 민채아를 감쌌다.
그녀가 한때 가장 매료되었던 향기였다.
"네가 왜 여기에 있어?"
곽민준이 입을 열고 처음 한 말은 변명도 해명도 아닌, 날카로운 추궁이었다.
민채아는 7년 동안 짝사랑해온 남자의 얼굴을 가만히 바라봤다.
깊게 파인 눈썹 뼈와 얇은 입술.
그녀는 갑자기 모든 것이 우스꽝스럽게 느껴졌다.
"내가 오면 안 되는 곳이야?"
민채아의 목소리는 마치 오늘 날씨라도 묻는 듯 무심하고 가볍게 들렸다. "내 남편이 결혼식을 올리는데, 내가 축하하러 오면 안 되는 거야?"
곽민준의 미간이 깊게 찌푸려졌다. 그것은 그가 인내심을 잃기 직전의 전조였다.
그는 한 발짝 앞으로 다가가 민채아의 손목을 세게 움켜쥐고 어두운 복도로 끌고 갔다.
복도에 도착한 그는 그제야 걸음을 멈추고 민채아의 손을 놓아 주었다.
"민채아, 제발 말썽 피우지 마. 유진이한테 남은 시간이 얼마 없어..."
곽민준은 정장 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냈지만 불을 붙이지 않고 초조하게 손가락 사이에서 만지작거렸다.
"간암 말기래. 의사 말로는 앞으로 보름밖에 남지 않았다고 했어."
민채아는 그를 빤히 바라보며 냉정하게 되물었다. "그래서?"
"유진이의 마지막 소원은 웨딩드레스를 입고 나와 결혼하는 거야." 곽민준은 고개를 숙여 그녀의 눈을 똑바로 쳐다봤다. 그의 눈빛에는 당연하다는 듯한 기색이 묻어났다.
"이 결혼식은 가짜야. 유진이한테 마지막 추억을 선물해 주기 위해 연극을 하는 것뿐이라고. 내 말 무슨 뜻인지 알겠어?"
그는 잠시 말을 멈추고 목소리를 부드럽게 낮추며 마치 은혜를 베푸는 양 말을 이었다. "민채아, 그저 형식적인 결혼식일 뿐이야. 죽음을 앞둔 사람과 따질 필요가 있어?"
'따진다고?'
민채아는 곽민준의 어깨 너머로 멀리 잔디밭에서 즐겁게 웃고 떠드는 하객들을 바라봤다.
그녀의 어머니 진이화는 민유진의 손을 잡고 눈물을 훔치고 있었고, 아버지 민유찬은 옆에서 안타까운 눈빛으로 민유진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오빠 민정우는 민유진을 부드러운 목소리로 위로하고 있었다.
분명 민채아와 피를 나눈 가족들이지만, 그녀 몰래 양녀의 뜻을 따라 민채아의 남편과 결혼식을 올리는 연극을 벌이고 있었다.
마치 그녀만 가족이 아닌 것처럼, 그녀만 빼놓은 채로 말이다.
정말 우스꽝스러운 일이었다.
민채아는 눈시울이 뜨거워지는 것을 느꼈다.
그녀는 천천히 시선을 거두고 마음속에 치밀어 오르는 씁쓸함을 억누르며 곽민준의 눈을 똑바로 쳐다봤다.
민채아는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곽민준, 가짜 결혼식이라면 왜 나한테 비밀로 한 거야?"
곽민준은 입술을 꼭 깨물더니 눈빛에 짜증이 살짝 스쳤다.
"너한테 말했으면 네가 흔쾌히 동의했을 까? 네가 쓸데없는 생각을 하지 않길 바랐어. 게다가 유진이는 몸이 약해서 어떤 자극도 받으면 안 돼. 난 그런 위험을 감수할 수 없어."
'위험을 감수할 수 없다고?'
민유진이 자극을 받을까 봐, 자신의 아내를 바보처럼 속였다는 말인가?
알고 보니 곽민준의 마음속에, 자신이 아내의 여동생을 위해 결혼식을 올리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고, 그의 법적 아내인 민채아는 그 사실을 알 권리조차 없는 존재였던 것이다.
그녀는 그저 언제든지 분위기를 망칠 수 있는 위험 요소일 뿐이었다.
"곽민준, 내가 오지 않았다면 언제까지 나한테 비밀로 할 생각이었어?" 그녀의 목소리는 얼음장처럼 차갑게 식어 있었다.
그러자 곽민준이 주저함 없이 바로 대답했다. "유진이가 죽을 때까지."
"그럼 결혼식을 치르고 나서 유진이가 죽을 때까지는 어떻게 할 셈이야?" 민채아가 다시 물었다.
곽민준의 목소리는 유난히 평온했다. "난 유진이의 남편으로서 마지막 날들을 함께 보낼 거야. 하지만 걱정하지 마. 선을 넘는 짓은 하지 않을 테니까."
민채아는 그의 잘생긴 얼굴을 가만히 바라보며 참지 못하고 코웃음을 터뜨렸다.
'하. 곽민준은 다른 여자의 남편 역할을 하겠다고 한다. 그렇다면 나는? 곽민준의 법적 아내인 나는 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유진이가 죽으면 모든 것이 원래대로 돌아올 거야. 넌 여전히 곽 사모님이고, 아무것도 변하지 않을 거야." 곽민준이 조용히 덧붙였다.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다고?'
민채아는 고개를 들어 신처럼 잘생긴 얼굴을 가진 남자를 차갑게 노려보았다.
지난 7년 동안, 그녀는 곽민준의 아내로서의 역할을 완벽히 해내기 위해 자신의 모든 빛나는 부분을 가렸다.
곽민준의 위가 좋지 않다는 것을 알고 그녀는 가장 복잡한 재료를 넣은 보양 수프를 끓이는 법을 익혔고,
그가 밤에 잠을 이루지 못할 때면, 그녀는 온 세상을 뒤져 마음을 안정시키는 향을 구해 내느라 애썼다.
그녀는 차가운 돌도 언젠가는 온기를 머금을 것이라고 굳게 믿었다.
곽민준의 마음이 한겨울의 빙산과 같다 해도, 그녀는 자신의 체온으로 한 모퉁이를 녹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 그녀는 비로소 깨달았다.
돌이 따뜻해지지 않는 것이 아니라, 눈앞의 이 남자가 자신의 모든 부드러움과 자비를 다른 여자에게 남겨두었다는 것을 말이다.
다른 여자를 위해, 그는 주저 없이 민채아의 존엄성을 짓밟을 수 있었다.
"곽민준, 당신 정말 이기적인 사람이야."
민채아는 그 순간 갑자기 한없이 지쳐 버렸다.
오장육부가 텅 비어버린 것 같았고, 숨을 쉴 때마다 가슴 한가운데가 욱신거리는 아픔이 밀려왔다.
그녀는 더 이상 소란을 피우지 않고 곽민준을 가만히 바라봤다.
이내 차갑게 입을 열었다. "우리 이혼해."
그녀의 말이 떨이지자마자, 담배를 쥐고 있던 곽민준의 손이 순간 멈칫했다.
절대 용서 못 해
Beck Trelawney
현대
제1화 황당한 결혼식
13/07/2028
제2화 이제 더 이상 사랑하지 않기로 했다
15/07/2026
제3화 이혼
15/07/2026
제4화 벤처 캐피털 창업자
15/07/2026
제5화 돌아온 걸 환영해
15/07/2026
제6화 집에 가자
15/07/2026
제7화 그저 억지 부리는 것뿐
15/07/2026
제8화 이혼은 안 돼
15/07/2026
제9화 뻔뻔한 거짓말
15/07/2026
제10화 투자 천재의 귀환
15/07/2026
제11화 곽민준의 차별 대우
15/07/2026
제12화 소문 속의 진정한 사랑
15/07/2026
제13화 제13장 민유진의 계략
15/07/2026
제14화 먼지를 털어낸 보석
15/07/2026
제15화 그저 여동생일 뿐
15/07/2026
제16화 민채아를 망신시키다
15/07/2026
제17화 민유진의 모함
15/07/2026
제18화 유진이한테 사과해
15/07/2026
제19화 그녀를 믿지 않는 그 사람
15/07/2026
제20화 그는 민채아를 한 번도 제대로 이해한 적이 없었다
15/07/2026
제21화 사모님은 이미 잠들었습니다
15/07/2026
제22화 그럼 채아는 불쌍하지도 않으냐
15/07/2026
제23화 여보, 생일 축하해요
15/07/2026
제24화 이번 한 번만 용서해 줄 수 없겠니
15/07/2026
제25화 법원에서 만나
15/07/2026
제26화 실시간 검색어 1위
15/07/2026
제27화 곽 사모님이 될 자격 없어!
15/07/2026
제28화 곽민준은 너를 어떻게 생각하는 걸까
15/07/2026
제29화 제대로 혼쭐을 내줘야겠어!
15/07/2026
제30화 민채아가 먼저 찾아오기를 기다리다
15/07/2026
제31화 제31장 명성 엔터테인먼트의 인터뷰
15/07/2026
제32화 또 다른 남자
15/07/2026
제33화 말도 안 되는 소리
15/07/2026
제34화 해커 J
15/07/2026
제35화 민씨 가문은 민유진만 딸로 인정한다
15/07/2026
제36화 여론 반전
15/07/2026
제37화 그녀는 너무 무서웠을 뿐이다
15/07/2026
제38화 초대받다
15/07/2026
제39화 다시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르다 (제1부분)
15/07/2026
제40화 다시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르다 (제2부분)
15/07/2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