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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식 당일, 그는 그녀를 내버려 두고 첫사랑에게 달려갔다. 결혼 후에도 그는 첫사랑을 위해 밤마다 집에 들어오지 않았다. 생일에 납치되었을 때, 그는 그녀를 철없다며 비난하고 첫사랑의 곁을 지켰다. 죽기 직전 부모님과 오빠들에게 도움을 청했지만, 그들은 양녀의 생일 파티를 준비하느라 그녀의 생사는 안중에도 없었다. 심지어 그녀가 죽은 후에도, 그들은 모두 잘 죽었다고 했다. 오직 하늘을 찌를 듯한 권세를 가진 그만이 그녀의 시신을 거두어 며칠 밤낮으로 그녀의 곁을 지켰다. 다시 살아 돌아온 강은서는 결혼식 당일 밤, 박시언이 아닌 그의 작은 삼촌이자 권력의 정점에 있는 그 남자에게 시집갔다. 결혼 후, 그는 그녀를 애지중지하며 아껴주었다. 새 삶을 살게 된 그녀는 숨겨왔던 정체와 능력을 하나둘씩 드러내며 점점 더 눈부시게 빛나기 시작했다. 그들은 당황하기 시작했다. 박시언은 자신을 구해준 사람이 첫사랑이 아닌 바로 그녀였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그녀의 부모는 집안의 불행을 몰고 온 것이 그녀가 아니라, 바로 그 양녀였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큰오빠는 자신의 다리를 고쳐준 사람이 양녀가 아닌 친동생 그녀였다는 사실을 마침내 알게 되었다. 둘째 오빠 또한 자신의 목숨을 구해준 것이 양녀가 아닌 친동생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셋째 오빠도 깨달았다. 그녀가 없었다면 자신이 연예계에서 온갖 핍박을 받게 된다는 것을. 가족 모두가 뒤늦은 후회를 하기 시작했다...
호텔 메이크업실, 강은서는 살짝 눈을 들어 거울 속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새하얀 웨딩드레스를 입고 칠흑같이 검은 긴 머리를 틀어 올렸으며, 바닥까지 닿는 긴 면사포 사이로 눈처럼 하얀 어깨가 어렴풋이 보였다.
곁에서는 들러리와 메이크업 아티스트들이 연신 그녀의 아름다움을 칭찬하며 그녀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신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은서는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싸늘하게 미소를 지었다.
만약 그 뒤의 일들이 없었다면, 만약 박시언이 그의 첫사랑을 찾아가지 않았다면, 만약 자신이 나중에 죽지 않았다면, 강은서는 어쩌면 정말로 소원을 이루어, 자신이 그토록 간절히 원하던 남자와 결혼하게 되어 무척 행복하다고 느꼈을지도 모른다.
아쉽게도, 이 세상에 만약이란 없었다.
끼익―
메이크업실의 문이 열렸다.
반듯한 정장을 차려 입은 박시언이 긴 다리로 성큼성큼 안으로 걸어 들어왔다.
그는 탁월한 기품에 흠잡을 데 없이 잘생긴 얼굴을 하고 있었고, 깊게 가라앉은 두 눈동자는 무척 다정해 보였다.
들러리와 메이크업 아티스트들은 눈치껏 자리를 떠났다.
"준비 다 됐어?" 박시언은 강은서를 힐끗 쳐다보았고 눈빛 한구석에는 희미한 짜증이 배어 있었다.
강은서는 고개를 돌려 그를 한 번 쳐다보고는 담담하게 물었다. "내가 고른 웨딩드레스, 예뻐?"
박시언이 건성으로 강은서를 훑어보고 미처 입을 떼기도 전에, 그의 휴대전화가 먼저 울렸다.
그가 휴대폰을 꺼내자 화면 위로 '정은'이라는 두 글자가 깜빡이고 있었다.
"우리의 결혼식이 곧 시작되는데, 그 여자 전화를 안 받으면 안 될까?" 강은서가 부드러운 목소리로 물었다.
"억지 부리지 마, 정은이는 아무 일 없이 내게 전화하지 않아. 내가 오늘 결혼하는 걸 알면서도 전화한 걸 보면 분명 급한 일이 있는 거야!"
강은서의 말을 무시한 채, 박시언은 곧바로 전화를 받았다.
통화가 이어질수록 그의 미간이 점점 깊게 패이더니 이내 전화를 끊고 다급하게 말했다.
"정은이한테 일이 생겼어! 나 좀 나갔다 와야겠어, 결혼식은 네가 알아서 버텨 줘."
말을 마친 박시언이 몸을 돌려 가려고 하자 강은서가 그의 팔을 꽉 붙잡았다.
"박시언, 오늘은 우리 결혼식이야. 결혼식이 중요해, 아니면 손정은이 중요해?"
"나한테는 정은이가 내 목숨보다 더 중요해, 내가 그 애한테 빚진 게 있어."
"결혼식은 그냥 형식일 뿐이잖아. 내가 없어도 넌 계속 진행할 수 있어. 하지만 내가 안 가면 정은이는 정말 큰일 날 수도 있어!"
강은서는 가볍게 웃었고, 예쁜 눈동자에는 뼛속 깊은 실망감이 비쳤다.
"박시언, 신랑 없는 결혼식을 본 적 있어?"
박시언은 짜증스럽게 강은서를 확 밀쳐냈다.
"강은서, 그만해! 정은이한테 무슨 일만 생기면 넌 꼭 이렇게 난리를 치더라! 철 좀 들면 안 돼?"
"철들라고? 좋아, 박시언. 네가 지금 간다면, 난 이따가 신랑을 바꿔서 결혼식을 계속 진행할 거야!"
강은서는 그의 손을 놓고 뒤로 한 걸음 물러섰다.
박시언은 그녀가 홧김에 내뱉는 말이라고 생각하고는 문을 열고 나가버렸다.
그녀는 매번 홧김에 말을 내뱉고도, 돌아서면 다시 자신에게 들러붙곤 했으니까 말이다.
몇 분 뒤, 강시아가 아버지와 어머니를 데리고 메이크업 실로 뛰어 들어왔다.
강시아는 강은서를 보는 순간, 눈동자에 고소해하는 기색을 띠었다.
하지만 그녀는 아주 잘 숨겼고, 강씨 가문의 부모는 아무것도 눈치채지 못했다.
강시아는 늘 위장에 능했고, 강은서는 이미 익숙해져 있었다.
"언니, 시언 오빠가 왜 차를 몰고 가버렸어? 결혼식이 곧 시작되는데, 설마 첫사랑 때문에 파혼하려는 건 아니지?"
"하객들도 다 모였어. 우리 친척들뿐만 아니라 아빠 회사 파트너들도 많이 왔는데, 결혼식이 이대로 갑자기 끝나버리면 우리 강씨 가문의 체면이 말이 아니잖아!"
강시아는 무척 걱정하는 듯 덧붙였다. "혹시 언니가 시언 오빠를 화나게 한 거 아니야?"
"언니, 시언 오빠를 좀 달래봐!"
"강은서, 너 좀 가만히 있을 수 없어?!"
강은서의 어머니 임윤정이 기세등등하게 달려들었다. "애초에 네가 박시언이랑 결혼하겠다고 그렇게 난리를 치더니 이제 네 소원대로 됐잖아. 그런데 이 좋은 기회를 붙잡지도 못하고 결혼식 시작 직전에 신랑이 도망가다니, 이게 대체 무슨 꼴이야?"
강은서는 아무 말 없이, 그저 편애가 심한 자신의 부모를 담담하게 훑어보았다.
이것은 그녀가 환생한 후, 처음으로 그들을 만난 것이었다.
자신들의 체면이 깎일까 걱정될 때가 되어서야 강은서에게 관심을 보이는 사람들이다.
그렇지 않았다면, 그들은 그녀가 죽어도 신경조차 쓰지 않았을 것이다...
전생에 강은서가 죽어가던 순간, 그녀는 그들에게 살려달라고 애원했지만, 그들은 양녀인 강시아를 위해 성대한 생일 파티를 준비하느라 바빴다.
일곱 식구가 한데 모여 화기애애하게 웃고 떠드는 동안, 강은서는 홀로 절망에 휩싸여 있었다.
그렇게 강시아의 생일은 곧 강은서의 기일이 되었다.
"강은서, 넌 왜 맨날 우리 속을 썩이는 거니!"
"같은 딸인데, 네가 시아만큼 잘나기를 바라지도 않아. 제발 사고만 치지 말고 조용히 좀 있어 주면 안 되겠니?" 임윤정은 씩씩거리며 쏘아붙였다.
그러자 강은서는 무심한 얼굴로 대답했다. "걱정하지 마세요. 결혼식은 예정대로 진행될 거예요. 밖에서 기다리세요."
강은서의 아버지는 그녀를 한 번 쳐다보고는 임윤정을 끌고 밖으로 나갔다.
강시아는 그들이 나간 뒤에야, 비웃듯이 강은서를 바라보더니 그녀의 귓가에 다가가 목소리를 낮춰 말했다.
"강은서, 박시언은 손정은한테 갔어, 이제 돌아오지 않을 거야! 결혼식에 신랑도 없이, 온 도시의 웃음거리가 될 준비나 해!"
"짝!"
다음 순간, 매서운 따귀가 강시아의 얼굴에 떨어졌다.
강시아는 얼얼한 뺨을 감싸 쥔 채 경악한 얼굴로 고개를 들어 강은서를 쳐다보았다. "너 미쳤어?!"
강은서는 차갑게 그녀를 내려다봤다. "그래, 나 미쳤어. 기다려, 내가 어떻게 미치는지 제대로 보여줄 테니까!"
그녀의 눈빛에 서린 냉기가 강시아의 등골을 오싹하게 만들었다.
그녀는 조금 의아한 듯 강은서를 쳐다보았다.
강은서는 늘 겁 많고 나약했는데, 오늘 그녀의 눈빛은 어딘가 좀 이상해 보였다.
그녀는 부모님이 강시아를 더 아낀다는 것을 알았기에 자격지심이 심했고, 어떻게든 사랑 받아 보려고 눈치를 보며 비위를 맞추곤 했다.
잠시 후, 강은서는 메이크업 실을 나와 호텔 안쪽의 한 객실로 향했다.
방 안에는 박 어르신과 한서준이 기다리고 있었다.
박 어르신은 바로 박시언의 할아버지였고, 한서준은 박시언의 작은아버지이자 박 어르신이 입양한 막내아들이며, 현재 박씨 가문의 실권을 쥐고 있는 인물이다.
한서준은 경성 권력의 정점에 서 있었고, 박씨 집안에서 박 어르신을 제외하면 누구든 그 앞에서는 자연스럽게 몸을 낮췄다.
"시언이는 갔느냐?" 박 어르신은 머리가 희끗희끗했지만 기력만큼은 여전히 정정해 보였다.
강은서가 고개를 끄덕였다. "할아버지, 작은아버님, 전에 저한테 약속하셨던 일, 아직도 유효한가요?"
"내가 너한테 목숨을 빚졌으니, 네가 후회하지만 않는다면 동의하지."
한서준은 어르신 맞은편 소파에 앉아 있었다.
그는 사람을 짓누르는 듯한 위압감을 풍기며, 경성에서 가장 치명적인 얼굴을 하고 있었다. 살짝 눈을 들어 올릴 때면 약간의 한기가 서려 있어, 사람을 무의식적으로 긴장하게 만들었다.
"시언이 그 녀석, 정말 못 돼먹었구나. 언젠가 후회할 날이 있을 게다!"
"그 녀석이 사리 분별을 못 해도 우리는 제대로 해야지."
박 어르신이 자리에서 일어나 한서준을 바라봤다. "서준아, 예전에 은서랑 약속한 대로 하거라. 결혼식 신랑을 바꾸고, 사람을 시켜 시언이와 관련된 것들은 다 치우게 해라. 은서가 널 선택했으니, 앞으로 은서를 잘 대해 주고. 결혼식은 예정대로 진행할 거다."
가볍게 한숨을 내쉰 박 어르신이 방을 나가자 넓은 방 안에는 강은서와 한서준, 두 사람만 남았다.
강은서는 슬쩍 한서준을 훔쳐봤지만 감히 그와 눈을 마주치지는 못했다.
한서준, 한씨 가문에서 가장 신비롭고도 가장 강력한 남자.
그의 눈빛은 늘 강한 압박감을 띠고 있었고, 그 깊은 속내는 누구도 쉽게 들여다볼 수 없었다.
정체를 밝히자, 모두가 그녀에게 용서를 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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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제1화 결혼식 당일, 그는 첫사랑을 찾아갔다
08/10/2028
제2화 그럼 신랑을 바꾸면 되지
오늘00:03
제3화 그녀가 웃음거리가 되지 않다니!
오늘18:31
제4화 작은 아버님과 혼인신고를 하다
오늘18:31
제5화 강도질하러 온 거야
오늘18:31
제6화 차단당해 버렸다!
오늘18:31
제7화 작은 아버지가 어떻게 그녀를 마음에 들어 하겠어
오늘18:31
제8화 내가 그렇게 무서워
오늘18:31
제9화 작은어머니라고 불러
오늘18:31
제10화 다시는 사랑에 눈멀지 않기로
오늘18:31
제11화 그가 너무 안쓰러웠다
오늘18:31
제12화 가족 만찬 (제1부분)
오늘18:31
제13화 가족 만찬 (제2부분)
오늘18:31
제14화 화병 나 죽어 버리라지 (제1부분)
오늘18:31
제15화 화병 나 죽어 버리라지 (제2부분)
오늘18:31
제16화 좋아해도 안 줄 거야 (제1부분)
오늘18:31
제17화 좋아해도 안 줄 거야 (제2부분)
오늘18:31
제18화 그녀를 잃은 건 네 인생 최대의 손실이야 (제1부분)
오늘18:31
제19화 그녀를 잃은 건 네 인생 최대의 손실이야 (제2부분)
오늘18:31
제20화 넌 아직 나에게 목숨을 빚졌다 (제1부분)
오늘18:31
제21화 넌 아직 나에게 목숨을 빚졌다 (제2부분)
오늘18:31
제22화 그가 바로 그녀의 둘째 오빠다 (제1부분)
오늘18:31
제23화 그가 바로 그녀의 둘째 오빠다 (제2부분)
오늘18:31
제24화 브레이크에 문제가 있다 (제1부분)
오늘18:31
제25화 브레이크에 문제가 있다 (제2부분)
오늘18:31
제26화 제19장 단번에 우승을 차지하다 (제1부분)
오늘18:31
제27화 제19장 단번에 우승을 차지하다 (제2부분)
오늘18:31
제28화 네 돈은 한 푼도 안 썼잖아 (제1부분)
오늘18:31
제29화 네 돈은 한 푼도 안 썼잖아 (제2부분)
오늘18:31
제30화 쓰레기 같은 전 남친과 마주치다 (제1부분)
오늘18:31
제31화 쓰레기 같은 전 남친과 마주치다 (제2부분)
오늘18:31
제32화 남편에게 줄 선물 사기 (제1부분)
오늘18:31
제33화 남편에게 줄 선물 사기 (제2부분)
오늘18:31
제34화 망했다! (제1부분)
오늘18:31
제35화 망했다! (제2부분)
오늘18:31
제36화 불을 지펴 놓고 이제 와서 도망치려고 (제1부분)
오늘18:31
제37화 불을 지펴 놓고 이제 와서 도망치려고 (제2부분)
오늘18:31
제38화 제25장 그들을 모두 화나 미치게 만들다 (제1부분)
오늘18:31
제39화 제25장 그들을 모두 화나 미치게 만들다 (제2부분)
오늘18:31
제40화 네 작은 아버지한테 물어봐 (제1부분)
오늘18: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