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결합을 원하는 전 남편

재결합을 원하는 전 남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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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 1  화/일
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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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한 지 3년이 되었지만, 원서연은 배준혁의 마음에 들지 못했다. 원서연이 무너진 전시회에 묻힌 그날, 배준혁은 첫사랑과 데이트 중이었고, 그녀에게 전용기를 선물했다. 어깨에 박힌 세 개의 쇠못은 원서연의 마음속 상처와 비교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 이처럼 무관심한 남자에 대해 그녀는 큰 결심은 내리고 손을 놓아주기로 했다. 원서연은 이혼을 결행하며 그의 비교되는 태도를 비꼬았다. 퇴사 후 그녀는 주목받는 디자이너가 되었다! 이혼 후 쓰레기 같은 남자는 첫사랑과 결혼하게 될 줄 알았는데, 뜻밖에도 그는 다시 그녀에게 구애하기 시작했다! 벽치기를 하며 이를 악물고 또박또박 말했다. "내가 잘 못한다고? 원서연, 정말 제대로 해볼래?"

제1화 전시회가 무너진 날, 남편은 첫사랑과 데이트 중이었다

"서연아, 너희 남편 아직도 전화 안 받아?"

동료 하서윤의 걱정 섞인 목소리가 귓가를 스쳤고, 원서연은 그 안에 담긴 연민을 단번에 알아차렸다.

계속 울리는 부재중 신호음에 원서연의 마음은 점점 더 깊은 심연 속으로 빠져들고 있었다.

이틀 전, 배준혁이 준비 중인 전시회 점검차 미술관에 들린 원서연은 갑작스레 무너진 철제 구조물에 의해 폐허속에 갇혀버렸다. 구조대를 기다리는 3시간 동안, 그녀는 계속 배준혁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단 한 번도 연결되지 않았다.

마침내 구조되었을 때, 원서연은 온몸이 피로 얼룩져 있었고 철심 세 개가 박힌 오른쪽 어깨는 지금까지도 은은한 아픔이 밀려오고 있었다.

멍하니 핸드폰을 바라보는 원서연의 얼굴은 핏기 하나 없이 창백했고 이틀 전의 악몽이 아직도 그녀의 몸과 마음에 선명히 남아 있어 핸드폰을 들고 있는 손마저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 차갑게 식어버린 가슴이 더 아팠다.

매번 원서연에게 배준혁이 필요할 때면, 그는 항상 연락이 닿지 않았다.

그런 원서연의 표정을 본 하서윤은 더는 참지 못하고 불평을 터뜨렸다. "대체 너희 남편은 뭐 하는 사람이야? 아내가 이렇게 크게 다쳤는데, 어떻게 이틀 동안 전화 한 통 안 받을 수 있어? 게다가 퇴원하는 날까지도 남이 데리러 와야 한다니, 이게 뭐야. 이건 남편이 없는 거랑 다름없잖아."

그 말에 원서연은 힘없이 웃으며 자조 섞인 말투로 중얼거렸다. "아마도 바쁜가 봐..."

결혼한 3년 동안, 배준혁의 핑계는 늘 똑같았다. 바쁘다는 말, 혹은 아예 전화를 받지 않는 무관심.

이름뿐인 '배 사모님'이라는 타이틀에, 원서연은 바보처럼 모든 걸 감내해왔다.

"아무리 바빠도 그렇지, 전화를 받을 시간조차 없다는 게 말이 돼?" 하서윤은 단호하게 반박했다.

하지만 그 말은 날카로운 바늘처럼 원서연의 마음을 찔렀고, 애써 자신의 마음을 마비시키려던 핑계마저 산산조각 내버렸다.

원서연은 마음속의 쓰라림을 꾹 삼키며 애써 웃음을 지었지만, 그 웃음은 차라리 우는 것보다도 못했다.

바로 그때, 핸드폰을 보고 있던 하서윤이 갑자기 소리쳤다. "헐, 세상에! 감정 따윈 없는 줄만 알았던 배 대표님이,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일까지 제치고 지구 반 바퀴를 돌아서 그녀의 전시회를 지원하러 가셨대!"

그 순간, 살을 에는 듯한 한기가 원서연의 등줄기를 타고 올라왔다.

하서윤은 핸드폰을 원서연에게 내밀며 혀를 찼다. "배 대표님 봐봐. 그리고 네 남편 봐봐. 넌 겨우 죽을 고비를 넘겼는데, 네 남편은 전화 한 통도 받지 않잖아. 서연아, 너 너무 한 사람한테만 목 매달지 마. 그럴 가치도 없는 사람이잖아."

원서연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핸드폰 화면만 뚫어져라 쳐다봤다.

하서윤은 당연히 모를 것이다. 그녀가 말한 그 '배 대표님'이 바로 원서연이 아무리 연락해도 닿지 않았던 그 매정한 남편이라는 것을.

그리고 원서연은 그제야 깨달았다. 배준혁이 말한 '출장'이란, 다름 아닌 그의 첫사랑 박효민을 위해 떠난 여행이었다는 걸.

한때, 배준혁과 박효민은 모두가 부러워할 만큼 불타는 사랑을 나눈 사이였고, 다들 두 사람이 꼭 결혼할 줄 알았었다.

하지만 어느 날, 배준혁이 교통사고로 시력을 잃자 박효민은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해외로 떠나버렸다.

그 어두웠던 시간 동안, 늘 배준혁의 곁을 지키며 돌봐준 사람은 원서연이었다. 사람들은 그녀를 어리석다고 비웃었지만, 그녀는 전혀 개의치 않았고 어릴 적부터 품어온 짝사랑이 결실을 맺을 거라 믿고 있었다.

그러나 시력이 돌아온 배준혁이 그녀에게 던져준 것은 혼인 계약서 한 장 뿐이었다...

원서연은 핸드폰 화면 속의 사진을 바라보며, 그 다정하고 잘생긴 배준혁의 얼굴이 오로지 눈엣가시처럼 느껴졌다.

"로맨스 그 자체! 배씨 그룹 배 대표, 인기 화가 '체리'를 위해 직접 공항에 나타나다. 열애설 기정사실화!"

그 문장을 본 순간, 원서연의 마음에 남아있던 마지막 희망까지 물거품이 되어버렸다.

체리, 바로 원서연이 준비하던 전시회 주인의 이름이었고, '체리'가 바로 박효민이었다.

그러니까, 원서연은 지금껏 경쟁자의 전시회를 위해 목숨 걸고 준비했던 것이다.

그녀가 무너진 철골 더미 아래에서 두려움에 떨고 있을 때, 배준혁은 박효민과 오랜만의 재회를 만끽하고 있었다니... 그 생각만으로도 원서연은 마음이 갈기갈기 찢어지는 듯했다.

하서윤은 원서연의 창백한 얼굴을 보지 못한 채 감탄을 이어갔다. "봐봐, 배 대표님 너무 부드럽게 웃는 거 아니야? 이 두 사람 대학 때 연인이었다며? 비록 후엔 헤어졌다지만, 지금 이 상황으로 보면 곧 다시 합치려는 거 아니야? 정말 너무 잘 어울리잖아!"

"그러게, 잘 어울리네."

원서연은 스스로를 비웃으며 입꼬리를 살짝 올리더니 하서윤에게 핸드폰을 돌려주고는 말없이 집으로 돌아갔다.

...

그날 밤, 배준혁이 집에 들어왔을 땐 이미 새벽 1시가 다 된 시간이었는데 현관문을 열자마자, 그는 미간을 찌푸렸다.

예전 같았으면, 배준혁이 아무리 늦게 들어와도 늘 원서연은 불을 켜놓고 그를 맞이했겠지만 오늘은 집 안이 온통 깜깜할 뿐, 따뜻함이라곤 조금도 느껴지지 않았다.

왠지 모를 답답함을 느낀 배준혁은 말없이 2층으로 올라가 침실 문을 열었다.

창 밖의 달빛을 빌어 침대 위의 어렴풋한 실루엣을 발견할 수 있었다.

사실 문이 열리는 순간, 원서연은 이미 깨어 있었다.

공기 중에 은은히 퍼지는 낯선 여성 향수의 냄새, 익숙하지 않은 달콤한 향기는 아마도 박효민의 것이라고 원서연은 생각했다.

원서연은 순간 눈시울이 붉어졌지만, 다행히도 방 안의 어두움이 그녀의 비참함을 숨겨주었다.

침대 한쪽이 꺼져 들어가자, 원서연은 몸을 돌려 배준혁의 옷 속으로 손을 밀어 넣었고, 뜨거운 복근을 따라 그녀의 손끝은 점점 아래로 향했다.

숨이 살짝 거칠어진 배준혁은 잠시 멈칫하더니, 원서연의 손을 꽉 움켜쥐었다. "원서연, 너 지금 뭐 하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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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결합을 원하는 전 남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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