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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지에 몰린 진소연은 어쩔수 없는 거래를 했다. 호텔에서 그녀의 몸을 탐하고 있는 이는 다름 아닌 그녀가 가장 싫어하는 전 남편인 고현우었다. 그는 첫사랑을 위해 복수하는 대가로 그녀의 가족을 파산해 버렸다. 그리고는 첫사랑의 담보계약서를 그녀의 얼굴에 내던졌다.진소연은 동생을 구하기 위하여 아내가 애인으로 전락한 것도 모자라, 낮에는 그 여인의 잔인한 행동을 참아내고, 밤에는 고현우의 욕망을 채워줘야 했다. 그녀가 비굴하게 참는 이유는 진실을 찾기 위해서 였다. 그러던 어느 날, 고현우는 첫사랑이 진소연을 옥상에서 밀어 떨어뜨리는 것을 무심히 보고만 있었다. 몇 년 후, 그녀는 스스로 억만장자가 되어 아이를 안고 돌아와 복수를 시작하였는데 전남편을 거지 꼴로 파산시켜버렸다. 모든 것을 잃은 남자는 두 눈을 붉히며 무릎 꿇고 애원했다. "소연아, 내가 잘못했어, 우리 다시 같이 살자." 그녀는 그의 경쟁자의 팔짱을 끼고 차갑게 답했다. "절대 그럴 일은 없어. 제발 꺼져 줄래." 고현우는 그녀의 품에 있는 자신을 닮은 아이를 보고 그대로 무너져 버렸다.
시창가에서 몸을 팔다 전남편을 만날 확률이 과연 얼마일까? 이런 터무니 없는 일이 진소연에게 일어났다.
조명 하나 켜지 않은 어두운 침실, 어색한 몸놀림으로 남자의 목을 살짝 깨문 그녀가 수줍게 말을 더듬었다. "제가 오늘 당신의 아이를 임신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면, 선불로 2억 원을 줄 수 있을까요? 절실하게 필요해서 그래요."
그녀의 몸을 우악스럽게 내리누르는 남자의 움직임은 단호하면서도 강렬했고, 몸에서 위압감이 뿜어져 나왔다. 남자와 함께 보내는 밤이 처음인 진소연은 감당하기에 무척 버거워 보였다.
그녀의 가녀린 종아리를 거칠게 움켜쥐고 구부린 남자는 일부러 그녀에게 벌을 주려는 듯했다.
인내심이 한계에 달한 진소연이 더 버틸 수 없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고 있을 때, 남자의 입술을 비집고 차가운 숨소리가 흘러나왔다. 이는 기괴한 거래가 끝났다는 것을 알리는 신음이었다.
진한 후회의 물결이 진소연을 덮쳤다. 그러나 절망감은 후회보다 더 깊은 파도가 되어 그녀를 집어삼켰다. 몰락한 가문과 식물인간이 된 아버지, 이제 그녀에게는 이것이 유일한 길이 되었다.
진소연이 직원으로 근무했던 술집 사장 백 언니는 그녀에게 이 남자를 손님으로 소개하면서, 그가 엄청난 영향력을 선사하는 유명 인사라고 했다. 남자는 아이가 절실하게 필요했고, 진소연이 남자의 아이를 임신하면 10억을 벌 수 있다고 했다.
남자가 라이터를 켜자 어두운 방에 밝은 불빛이 순식간에 피어 올랐다.
아무 예고 없이 그녀의 턱을 움켜쥔 남자의 거칠고도 음습한 목소리가 귓가에서 들려왔다. "아직도 이렇게 날 잡고 놔주지 않는 걸 보니, 진짜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것 같네?"
이상하리만큼 익숙하면서도 유난히 차가운 목소리에 진소연은 흠칫 등골이 오싹해 났다.
라이터의 불꽃이 그녀의 눈을 비추자마자 진소연은 그만 자리에 얼어붙고 말았다. 천천히 눈을 깜빡인 진소연은 그제야 눈앞에 있는 남자의 얼굴을 선명하게 볼 수 있었다.
그녀는 자신의 몸을 누르고 있는 남자가 머리는 절반 벗겨지고 배가 남산만 하게 튀어나온 중년 아저씨일 줄 알았는데. 흠잡을 데 없이 완벽하게 잘생긴 얼굴과 탄탄한 몸매로 여자들의 마음을 설레게 할 남자일 줄은 꿈에도 몰랐다. 하지만...
안색이 순식간에 시퍼렇게 질린 진소연이 있는 힘껏 남자의 가슴을 밀쳐냈다. "고현우, 어떻게 당신일 수 있어?"
"많이 놀랐어?" 고현우는 진소연의 턱을 움켜쥔 손에 더욱 힘을 싣고 싸늘하게 식은 눈빛으로 그녀를 내려다보며 차갑게 미소 지었다. "이혼한 지 3개월 만에 시창가에서 몸을 판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내가 어떻게 모르는 척할 수 있겠어?"
'어떻게 이럴 수가!' 심장이 철렁 내려앉은 진소연은 온몸이 절망의 심연으로 끌려 들어가는 것처럼 숨을 쉬는 것조차 힘들었다. 첫 손님이 그녀의 전남편이라는 사실만으로 농락당한 것 같은 기분을 지울 수 없었다. 이보다 더 수치스러운 일은 없을 것이다.
이미 너덜해진 원피스를 움켜쥐고 있는 그녀의 입가에 조소가 번졌다. "많이 놀랐지. 가진 거라고는 아무것도 없는 남자가 이혼하고 하루아침에 부자가 된 것도 모자라, 늦은 밤에 시창가까지 찾아와 전 아내와 하룻밤을 보내다니. 장설희는 침대에서 너를 만족 못 시키나 봐?"
고현우의 완벽한 얼굴이 살짝 일그러지는 것 같더니 입가에 위험한 미소가 번졌다.
진소연은 천천히 침대에서 몸을 일으킨 그가 바지를 입고 셔츠 단추를 단정하게 잠그는 모습을 지켜봤다. 찢어진 원피스가 아슬하게 몸에 걸쳐있는 그녀와 달리 옷에 주름 하나 없는 고현우의 모습은 금욕적으로 보였다.
고현우는 타고나기를 완벽하게 태어났을지도 모른다. 방금 전까지 거칠게 숨을 몰아 쉰 그의 섬세한 근육이 비록 땀에 젖어 있었지만, 조금도 추해 보이지 않았다.
고현우가 가진 게 아무것도 없을 때조차 전국에서 가장 매력 있는 남자라는 수식어가 따라붙었다.
그런 그의 매력에 완전히 빠지게 된 진소연은 고현우와 그의 첫사랑을 억지로 떼어놓고 자신과 결혼하도록 몰아붙였다.
당시, 진소연은 고현우의 잘생긴 얼굴 뒤에 잘 감춰진 야망과 욕망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두 사람이 결혼 생활을 이어온 2년 동안, 고현우는 무심했지만 남편 역할은 충실하게 해나갔다.
그리고 3개월 전, 그녀의 세상이 하루아침에 뒤바뀌었다. 진씨 가문은 파산했고, 재계 서열 1위였던 그녀의 아버지는 옥상에서 뛰어내렸다. 이후 고현우는 외부인들과 힘을 합쳐 진씨 가문의 자산을 모두 빼돌렸고, 진소연은 영문도 모른 채 빈털터리로 이혼당했다.
그 여파로 진소연의 아버지는 식물인간이 되었고, 남동생은 투석 치료로 많은 돈이 필요했으며, 여동생은 하는 수 없이 학교를 그만두어야 했다.
그러나 고현우는 그녀에게 위자료 한 푼도 주지 않았다.
이후 진소연을 맞이한 건 끝이 보이지 않은 암흑이었다. 막대한 병원비와 생활고로 극단적인 선택까지 한 그녀는 대리모로 몸을 파는 데까지 동의하며 나락으로 떨어졌다.
곧이어 들려오는 고현우의 조소 섞인 목소리에 진소연의 두 눈에 눈물이 가득 고였다. "내가 너한테 관심이 조금이라도 있었다면, 우리가 한 침대에서 지낸 2년 동안 네가 계속 순결을 유지할 수 있었을 것 같아?"
순간 머리가 텅 빈 것만 같은 진소연은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결혼 2년 동안, 고현우는 그녀의 몸에 손끝조차 대지 않았다.
진소연이 아무리 안간힘을 쓰고 거리를 좁히려고 노력해도 고현우는 차갑게 식은 얼굴로 그녀의 모든 손길을 거부했다.
그러나 진소연과 이혼한 후, 그녀를 모욕하기 위해 일부러 10억을 쓰려고 하다니!
치욕의 아픔은 말로 형용할 수 없을 정도로 크게 다가왔다.
진소연은 흠잡을 데 없이 잘생긴 그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며 조소했다. "고현우, 우리가 결혼했을 때 난 너에게 한 푼도 요구하지 않고 아이를 낳아주겠다고 했었는데, 지금의 너는 10억을 버려가며 아이를 낳아달라고 구걸하는 거야? 미쳐도 단단히 미쳤구나?"
차분하기만 하던 고현우가 심하게 흥분하더니 얼굴이 금새 달아올랐다. 단숨에 진소연의 허리를 움켜쥔 그가 억센 힘으로 그녀를 소파에 밀어붙였다.
이후 계약서 한 장과 수표를 테이블 위에 던지고는 담배를 크게 빨아들이며 차갑게 말을 뱉었다. "네가 원한다면 2억은 선불로 지급할게. 대신 임신할 때까지 내 잠자리 파트너가 되 줘야 해. 아이를 낳으면 아이는 설희가 키우게 될 거야."
진소연은 믿을 수 없다는 듯 눈을 크게 떴다. 그녀가 낳은 아이를 고현우의 첫사랑인 장설희가 키우게 된다고?
제1화 전남편을 만나다
01/09/2025
제2화 장설희를 위해 아이를 낳아 줘
03/09/2025
제3화 고현우에게 무릎을 꿇고 사과하는 것 외에 뭐든지 할 것이다
04/09/2025
제4화 내 파트너는 내가 골라
05/09/2025
제5화 설희가 겪은 고통, 너도 똑같이 겪어야지
05/09/2025
제6화 고현우가 선택한 사람
05/09/2025
제7화 도와줘
05/09/2025
제8화 정당방위
05/09/2025
제9화 장설희는 그런 짓을 꾸밀 수 없다
05/09/2025
제10화 아버지가 남긴 물건
05/09/2025
제11화 진천우가 납치되다
05/09/2025
제12화 남자 없이 살 수 없는 그녀
05/09/2025
제13화 절대 가만두지 않을 거야
05/09/2025
제14화 계약
05/09/2025
제15화 너는 악마야
05/09/2025
제16화 진천우가 살아있다
05/09/2025
제17화 절망
05/09/2025
제18화 피임약
05/09/2025
제19화 고현우가 사랑하는 사람
05/09/2025
제20화 거리를 두다
05/09/2025
제21화 장설희가 진천우를 살해하려 했다
06/09/2025
제22화 다른 남자를 만나러 갔다
07/09/2025
제23화 눈먼 믿음
08/09/2025
제24화 제발 나랑 결혼해줘
08/09/2025
제25화 진소연 때문에 머뭇거리다
08/09/2025
제26화 거짓말한 건 진소연일 수밖에 없어
08/09/2025
제27화 누군가 옥상에서 뛰어내렸다
08/09/2025
제28화 장설희에게 복수할 비수
08/09/2025
제29화 박재준을 찾아가다
08/09/2025
제30화 실패할 수 없다
08/09/2025
제31화 말에 쓰는 약
08/09/2025
제32화 양심조차 없는 사람들
08/09/2025
제33화 뺨을 갈기다
08/09/2025
제34화 고의적인 함정
08/09/2025
제35화 껴안은 건가
08/09/2025
제36화 진소연을 알고 있다.
08/09/2025
제37화 그리 큰 희생은 아니야
08/09/2025
제38화 달콤한 수프를 만들어줘
08/09/2025
제39화 장설희가 나타난 순간
08/09/2025
제40화 허리춤에 남은 손길
08/09/2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