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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이 열리자마자 소파 위에서 두 몸이 뒤엉켜 있었다. 소예담은 머릿속이 새하얘졌다.
하수명의 집으로 오는 내내, 그녀는 2년간의 장거리 연애를 드디어 끝내게 되었다는 소식을 전하면 그가 얼마나 놀라고 기뻐할지 상상했다.
하지만 그녀를 맞이한 건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는 추악한 장면이었다.
그녀는 주먹을 세게 움켜쥐고 소파에서 얽혀 있는 두 사람을 노려봤지만, 두 사람은 너무 몰입한 탓에 그녀의 존재를 알아채지 못했다.
역겨움을 꾹 참으며 그녀는 휴대폰을 꺼내 동영상 촬영 버튼을 눌렀다.
두 사람이 자세를 바꾸는 순간, 소예담과 눈이 마주친 여자가 비명을 질렀다.
하수명도 화들짝 놀라 담요를 끌어당겨 몸을 감싸고는 여자를 등 뒤로 숨겼다. 하수명은 소예담을 발견하고 소리쳤다.
"네가 왜 여기에 있어? 지금 뭐 하는 짓이야?"
소예담은 눈시울을 붉히며 비웃었다. "이렇게 멋진 장면은 기록해서 SNS에 올려야지."
하수명은 뒤에 있는 여자가 알몸인 것도 아랑곳하지 않고 담요를 끌어당겨 제 몸부터 가린 채 소예담의 휴대폰을 빼앗으려 달려들었다.
"한 발자국만 더 다가오면, 단체 메시지로 뿌릴 거야."
소예담이 위협했지만 하수명은 그녀의 말을 믿지 않고 계속 다가왔다.
소예담은 망설임 없이 전송 버튼을 눌렀다.
하수명은 충격에 휩싸였다.
평소 온순하고 착하기만 하던 여자가 이렇게 잔인한 짓을 저지를 줄이야!
"소예담, 죽고 싶어!" 하수명은 소예담을 죽일 듯이 노려봤다.
소예담이 휴대폰을 높이 들어 올리자, 화면에는 이미 112가 눌려 있었다. "경찰에 신고했어."
하수명은 눈을 크게 뜨고는 말문이 막혔다. "너..."
소예담의 가차 없는 모습을 본 하수명은 그녀를 손가락질하며 말했다. "그래, 네가 이겼어!"
소예담의 두 눈에 차가운 기운이 가득했다. "2년이란 시간, 개나 줘버린 셈 칠게.
아니, 넌 개만도 못해."
하수명의 집에서 나온 소예담은 곧장 육민정의 집으로 향했다.
육민정의 집에서 닷새를 머무는 동안, 육민정은 입에 침이 마르도록 하수명을 욕했다.
그날 아침, 소예담이 휴대폰을 보며 울적해하는 모습을 본 육민정은 그녀를 꼭 끌어안았다. "그런 쓰레기 같은 놈 때문에 슬퍼할 가치도 없어."
소예담은 고개를 저었다. "이제 슬프지 않아. 다만 아빠가 소개해 준 결혼 상대에 대해 고민하고 있을 뿐이야."
"뭐?"
소예담의 아버지는 그녀에게 결혼 상대를 소개해 주었다며, 빨리 집에 돌아와 상의하자고 재촉했다.
남자는 집안도 좋고, 키도 크고 잘생겼으며 외동아들이라고 했다.
그녀가 결혼을 승낙하기만 하면, 남자 집안에서 10억 원의 예단을 주고, 두 달 안에 임신하면 1억 원을 보너스로 준다고 했다. 아들이든 딸이든 아이를 낳기만 하면, 그 집안의 안주인이 되어 셀 수 없이 많은 재산을 물려받게 될 거라고 했다.
육민정은 그 말을 듣자마자 기가 막힌다는 듯이 손뼉을 쳤다. "그건 네 새엄마 계략일 거야. 정말 그렇게 좋은 자리라면, 왜 자기 딸을 시집보내지 않았겠어? 그거 완전 불구덩이야."
"너 뭔가 아는 거 있어?"
"응. 근데 중요한 건 쏙 빼놓고 말했네."
"응?"
육민정은 말을 이었다. "그 남자 이름은 모건우야. 얼굴도 잘생기고 돈도 많고 능력도 뛰어나지. 구현성의 여자들이라면 누구나 그와 결혼하고 싶어 했어. 그게 안 되면 하룻밤이라도 같이 보내고 싶어 했지."
"모건우..." 소예담은 그 이름을 나직이 읊조렸다. "왠지 익숙한 이름인데."
육민정은 가볍게 콧방귀를 뀌었다. "구현성에서 그 이름을 모르면 간첩이지."
그리고 계속해서 말했다. "작년에 그 남자가 불치병에 걸려서 시한부 판정을 받았다는 소문이 파다했어. 원래 여자친구가 있었는데, 그 소식을 듣고 바로 해외로 도망갔다고 하더라고."
"그러니까, 이건 뭐 영혼결혼식이나 다름없는 거지."
그런 거였구나. 참 안타까운 사람이네.
육민정은 입술을 삐죽 내밀었다. "'계모 밑에서는 자식도 못 알아본다'는 옛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야. 네 새엄마는 네가 그 집에 시집가서 청상과부가 되길 바라는 거라고."
"그 남자가 죽으면 재혼하면 되지."
육민정은 눈을 동그랗게 떴다. "아니, 너 정말 그럴 생각이야? 그 남자, 이미 가망이 없다는데 지금쯤 몰골이 어떻겠어? 그리고 이 시점에 결혼하려는 건, 죽기 전에 후사나 보려는 거 아니겠어?
완전 변태지!"
소예담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하지만, 돈을 많이 준다고 했어."
"..."
"그리고 그 남자가 죽으면, 내가 그 재산을 상속받게 되잖아." 소예담은 담담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때가 되면 돈 많고 자유로운 싱글이니,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부러워하겠어."
육민정은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물었다. "너 충격받아서 정신이 나간 거야?"
"아니." 소예담은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 "사랑이라는 건 귀신과 같아. 소문만 무성할 뿐, 본 사람은 없잖아. 그러니까 더 이상 좇지 않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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