엇갈린 사람, 엇갈린 운명

엇갈린 사람, 엇갈린 운명

Bella

현대 | 1  화/일
5.0
평가
50.4K
보기
99

유소월의 남자친구는 그녀를 배신해 바람을 피우고도 예쁜 얼굴 빼고 쓸모가 없다고 비난했다. 화가난 그녀는 그 예쁜 얼굴을 이용하여 회사 대표인 안성주와 뜨거운 하룻 밤을 보냈다. 하지만 그녀는 욕심만 가득할 뿐 배짱이 없는 사람이었기에 다음 날 조용히 혼자 자리를 빠져나왔다. 그 대상을 바람둥이 상사인 송이동으로 착각했다. 그러나 그 침대 속의 남자는 다름 아닌 안성주였다. 하지만 이 작은 해프닝에 안성주는 그녀가 다른 사람을 마음에 두고 있는 줄 알고 적지 않게 시기 줄투를 하고 있었으니...

제1화 하룻밤

해도 뜨지 않은 어두운 새벽. 666호실 방문의 살짝 열린 틈 사이로 입가에 번진 립스틱과 헝클어진 머리를 미처 정리하지 못한 유소월이 하이힐만 손에 쥔 채 까치발을 하고 비틀거리며 밖으로 나왔다.

전날 회사 워크숍에서 그녀의 세상이 무너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남자 친구가 양다리를 걸쳤다는 사실을 알게 된 유소월은 실연의 아픔을 두 잔의 술로 잊으려 했고, 취기를 이기지 못해 비틀거리다 방을 잘못 들어간 것이다.

방문을 열자마자 낯선 남자가 침대에 누워있는 것을 발견한 유소월이 당장 방을 나서려 했지만, 비틀거리는 몸을 주체하지 못하고 남자의 품 안에 쓰러지고 말았다.

남자의 몸이 잠깐 경직된 것 같더니 이내 낮게 속삭이는 목소리와 함께 그녀의 턱을 살짝 움켜쥐고 입술을 뜨겁게 맞췄다.

유소월은 당장이라도 남자를 밀쳐내려 했지만, 입술을 따라 천천히 아래로 내려오는 남자의 뜨거운 입술과 빠르게 뛰는 심장 소리에 취기와 슬픔을 잠시 잊을 수 있었다. 결국 남자의 따뜻한 품에 몸이 녹아 내릴 것만 같았던 그녀는 모든 것을 내어주고 말았다.

그녀의 허리를 움켜잡는 남자의 커다란 손과 함께 동시에 느껴지는 낯선 통증을 느꼈을 때는 이미 돌이킬 수 없었다.

뜨거웠던 순간이 지나가고 다시 정신을 차렸을 때, 후회 막심했지만 어쩔 방법이 없었다. 조심스럽게 침대에서 몸을 일으킨 유소월은 까치발을 하고 몰래 방을 빠져 나왔다.

굳게 닫힌 방문에 적힌 번호판을 확인한 유소월은 그대로 자리에 얼어붙고 말았다. 그녀와 함께 밤을 보낸 사람은 부서 총괄 관리자인 송이동이였다.

다시 고개를 돌린 그녀의 입술을 비집고 안도의 한숨이 새어 나왔다.

송이동은 여자관계가 복잡하기로 유명한 상사다. 여태껏 만나온 여자 친구는 두 손으로 셀 수 없을 정도였기에 하룻밤의 관계는 그에게 아무 의미가 없을 것이다. 게다가 방이 워낙 어두웠기 때문에 그는 유소월의 얼굴도 제대로 보지 못했고 기억조차 못 할 것이다.

유소월은 두 사람 사이에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행동하기로 마음먹었다.

자신의 방으로 돌아온 유소월은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하고, 몸 곳곳에 남은 지난밤의 흔적을 감추기 위해 목이 높은 스웨터를 입었다.

그녀가 옷을 갈아입자마자 동료 주경하가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소월아, 빨리 문 열어. 큰일 났어. 빨리 나와봐."

주경하의 다급한 목소리에 유소월은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나와 송이동이 하룻밤을 보낸 사실이 벌써 소문난 걸까? 아직 날도 완전히 밝지 않았는데?'

송이동은 성세 그룹의 임원이지만, 그녀는 입사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인턴에 불과했다.

설령 소문이 퍼진다 해도 바람둥이인 송이동은 어떤 타격도 받지 않겠지만, 유소월은 끝없는 뒷담화에 시달릴지도 모른다. 고위 임원과 몸을 섞은 인턴. 회사에 적응하기도 전에 끝나버릴 것이다.

유소월은 마음을 가다듬고 천천히 방문을 열었다.

잔뜩 흥분한 표정을 한 주경하는 유소월의 창백한 얼굴과 뻣뻣한 움직임을 전혀 알아채지 못했다.

"빨리 나와. 내가 엄청난 사람을 보여줄게. 누군지 알아? 우리 회사에서 엄청난 인기를 자랑하는 사람이야. 안 대표님이 우리 워크숍에 나타났다니까!"

유소월은 비밀을 들키지 않았다는 사실에 몰래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주경하가 쉴 새 없이 떠드는 소리에 겨우 마음을 가다듬은 유소월은 그녀를 따라 유난히 시끄러운 레스토랑으로 향했다.

유소월은 베일에 싸인 대표 안성주를 면접 날에 한 번 본 적이 있다. 고작 한 번이었지만 결코 잊을 수 없을 만큼의 강렬한 인상이 남아 있었다. 위험할 정도로 완벽하게 잘생긴 그의 몸에서 압도적인 위압감이 느껴졌다.

안성주는 파산 직전에 이른 회사를 혼자의 힘으로 7년 만에 완벽하게 일궈냈다.

면접을 볼 때, 안성주는 시종일관 무표정한 얼굴이었지만 유소월은 그의 매력에 단번에 빠져들고 말았다. 존재 자체만으로도 느껴지는 압도감에 마음 깊숙한 곳에서부터 존경심이 피어 올랐다.

그런 안성주가 창가 옆자리에서 따사로운 햇볕을 받으며 꼿꼿하게 앉아 있는 모습은 눈을 뗄 수 없을 만큼 완벽했고, 우아한 몸짓에서 권위가 느껴졌다.

유소월은 엄청난 매력과 자신감을 뿜어내는 안성주를 가만히 지켜봤다.

대부분의 여자 직원들은 일부러 안성주와 가까운 자리에 앉아 그의 얼굴을 훔쳐보며 낮은 목소리로 의논했다.

"우리 대표님이 너무 잘생긴 것 같아요."

"대표님 목에 키스마크가 남아 있던데, 어젯밤에 대표님과 밤을 보낸 행운의 주인공은 누구일까요?"

옆자리에서 또렷하게 들려오는 키스마크라는 단어에 유소월은 본능적으로 스웨터 옷깃을 더 잡아당겼다. 어젯밤에 자신이 저지른 무모한 짓을 떠올린 그녀는 안성주를 보고 느낀 설렘의 감정은 금세 사라졌다.

그녀의 맞은편에 앉은 주경하는 안성주의 목에 남은 흔적을 무척이나 궁금해하는 눈치였지만, 유소월은 대꾸할 기력조차 남지 않았다.

그때, 레스토랑에 오만하게 모습을 드러낸 송이동이 안성주의 맞은편에 앉았다.

"대표님, 잘 주무셨어요?" 송이동이 꽤나 건방진 말투로 물었다.

안성주는 우아하게 아침을 먹으며 레스토랑을 가볍게 훑어봤다. 찰나의 순간이었지만 유소월에게 잠깐 시선을 고정한 그의 입가에 옅은 미소가 번졌다.

"괜찮았어." 안성주가 담담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곧바로 뜨거운 시선을 느낀 유소월은 당황한 듯 몸을 더욱 움츠리더니 손으로 얼굴을 가렸고, 당장이라도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방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송이동은 낮은 목소리로 불평을 늘어놓았다. "대표님, 제 허락도 없이 제 방을 차지했으니 두 다리 뻗고 편하게 잘 수 있었겠죠. 저는 근처에 빈방이 없어 얼마나 고생했는지 알아요? 이런 저를 조금이라도 불쌍하게 여겨주세요."

성세 그룹 직원 모두가 호텔에 모여 워크숍을 진행하고 있었기에, 남은 방이 없었다. 안성주가 갑자기 호텔에 나타난 탓에, 스위트 룸을 차지한 송이동이 그에게 방을 양보할 수밖에 없었다.

안성주는 개의치 않은 얼굴로 태연하게 대답했다. "돌아가서 월급 인상 해줄게."

그 말을 듣고 송이동의 안색이 금세 밝아지더니 이내 허리를 굽실거리며 자세를 낮췄다.

계속 읽기

비슷한 작품

의붓자매의 경멸, 연인의 거짓말

의붓자매의 경멸, 연인의 거짓말

Gavin
5.0

최고급 주한 예술원 갈라 파티. 장학생 바이올리니스트인 나, 서아영은 드디어 이곳에 속한 기분이었다. 특히 내 곁을 너무나 자연스럽게 지키고 있는, 막강한 권력을 가진 이사 남자친구 강태준 덕분에. 하지만 기부자들의 이름이 떠야 할 거대한 스크린이 깜빡이며 살아났다. 그리고 그 위로, 지극히 사적인 내 침실 영상이 재생되었다. 대한민국 상류층 모두가 보는 앞에서, 나의 가장 깊은 치욕이 공개적인 소비거리로 전락한 순간이었다. 경악의 숨소리가 잔인한 속삭임과 조롱 섞인 웃음으로 변해갈 때, 내 세상은 산산조각 났다. 나의 닻이라 믿었던 강태준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그리고 잠시 후, 나는 그를 발견했다. 내 의붓자매 한세라와 함께 의기양양하게 웃으며, 우리의 관계 전체가 나를 파멸시키기 위한 ‘재미있는 심심풀이’였다고 인정하는 그의 모습을. 사랑했던 남자에게 배신당하고 짐승처럼 끌려간 나는, 그의 친구들에게 어두운 골목으로 끌려갔다. 그리고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끔찍한 고문을 견뎌야 했다. 고춧물이 목구멍을 태웠고, 터지는 플래시가 내 공포를 담아냈으며, 시뻘겋게 달궈진 인두가 어깨에 낙인을 찍었다. 이 모든 것은 대중의 오락거리였고, 강태준이 허락한 일이었다. 그는 나중에 소름 끼치게도, 납치범들에게 나를 ‘처리해 버리라’고 지시했다. 한때 나를 지지해 주던 그 남자는 어째서 이토록 괴물 같은 잔인함을 계획했을까. 나를 망가뜨리고 낙인을 찍은 것도 모자라, 나의 존재 자체가 사라지기를 바랐던 이유는 무엇일까. 이 뒤틀린 복수심을 부추긴 어두운 비밀은 무엇이며, 나는 과연 그의 무서운 집착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뼛속까지 파고드는 이 배신은 나를 완전히 바꿔놓았다. 나는 단지 살아남는 것에 그치지 않을 것이다. 그의 세상에서, 나만의 방식으로, 완벽하게 사라져 주리라. 그가 만들어낸 폐허에 등을 돌리고, 나 서아영이 마침내 자유로워질 미래를 내 손으로 만들어낼 것이다.

배신 뒤에 얻은 진정한 사랑

배신 뒤에 얻은 진정한 사랑

Theodore
5.0

"아빠, 저는 김현욱과 헤어지고 최강의 마피아 가문인 빅토리 가문과 손을 잡을 수 있어요. 그 잔인한 상속자와 결혼할게요." 가운을 헐렁하게 걸치고 있는 이유빈의 목에는 키스 자국이 여기저기에 선명히 나 있었다. "하지만 조건이 하나 있어요. 아버지가 제 조건을 받아주신다면, 저 시집갈게요." 전화 너머로 그녀의 아버지 이호준이 어떻게 된 거냐고 물었지만, 이유빈은 갑자기 전화를 끊어버렸다. 김현욱은 욕실에서 나와서 젖은 머리카락의 물방울을 닦았다. 그러고 나서 그는 이유빈의 허리를 끌어안은 채 침대로 함께 굴러떨어졌다. 그의 가슴에 얼굴을 묻었지만, 이유빈의 눈은 차가웠다. 코스타 가문의 딸인 이유빈은 본인의 신분을 속인 채 가문의 지방 책임자인 김현욱과 5년간 비밀리에 연애를 했다. 그녀는 3일 전에 납치당했었다. 납치범들은 김현욱의 손에 있는 물건을 노리고 그녀를 인질로 삼았고, 그들은 이유빈으로 김현욱을 협박하려 했다. 그녀는 밤새도록 배터리가 없어질 때까지 그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결국 김현욱은 전화를 받지 않았다. 놈들은 이유빈을 절벽으로 떨어뜨렸고 그녀는 온몸에 성한 곳이 없을 정도로 상처를 입었다. 다행히 가문의 수장이 구해준 덕에 그녀는 간신히 목숨을 보전할 수 있었다. 그날 밤 김현욱은 그녀 아버지의 사생아인 이예나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던 것이다. 이유빈은 그제야 김현욱의 진짜 모습을 알게 되었다. 김현욱은 오늘 그녀에게 청혼했고, 정신을 차린 이유빈은 그를 위해 깜짝선물을 준비했다. 바로 김현욱에게 자유를 주는 것이다.

바로 읽기
다운로드
엇갈린 사람, 엇갈린 운명
1

제1화 하룻밤

12/09/2025

2

제2화 새로운 친구 요청

15/09/2025

3

제3화 억울한 기분

16/09/2025

4

제4화 송이동, 계열사로 파견되다

16/09/2025

5

제5화 아부를 즐기는 안성주

16/09/2025

6

제6화 구제 불능 조지환

16/09/2025

7

제7화 맞선

16/09/2025

8

제8화 야근

16/09/2025

9

제9화 일일 남자 친구

16/09/2025

10

제10화 드레스

16/09/2025

11

제11화 그 사람, 날 많이 사랑해

16/09/2025

12

제12화 전 남자 친구

16/09/2025

13

제13화 송이동의 여자 친구들

16/09/2025

14

제14화 너한테 실망했어

16/09/2025

15

제15화 안성주와 함께 연회에 참석하다

16/09/2025

16

제16화 고양이에게 할퀴었어

16/09/2025

17

제17화 세상에서 제일 잘생긴 남자

16/09/2025

18

제18화 질투

16/09/2025

19

제19화 안성주의 단점

16/09/2025

20

제20화 대표님의 아침을 챙기다

16/09/2025

21

제21화 개새끼

17/09/2025

22

제22화 그의 생일

17/09/2025

23

제23화 기다려

17/09/2025

24

제24화 모욕당하는 걸 즐기다

17/09/2025

25

제25화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다

17/09/2025

26

제26화 안성주는 마조히스트인가

17/09/2025

27

제27화 송이동이 얻어맞다

17/09/2025

28

제28화 승진

17/09/2025

29

제29화 험담

17/09/2025

30

제30화 후한 연봉

17/09/2025

31

제31화 안성주의 프로필

17/09/2025

32

제32화 안씨 가문의 후계자

17/09/2025

33

제33화 위선

17/09/2025

34

제34화 난방을 끄다

17/09/2025

35

제35화 할머니를 달래다

17/09/2025

36

제36화 안성주에게 밉보인 대가

18/09/2025

37

제37화 그의 전담 셰프

19/09/2025

38

제38화 내 사람

20/09/2025

39

제39화 전리품

21/09/2025

40

제40화 유훈상의 죄책감

22/09/2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