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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스위트룸.
서유리는 숨을 헐떡이며 고개를 젖혔다. 의식 없이 남자의 품에 매달려, 다섯 손가락이 남자의 등을 긁어 애매한 붉은 자국을 남겼다.
그리고 날이 밝아올 때까지 이어져 갔다...
욕실에서 물소리가 들려오자, 서유리는 그제야 눈을 떴다. 그녀는 어젯밤 약에 취해 술에 취한 남자를 방으로 끌고 들어왔다는 것을 기억해 냈다.
그녀는 남자의 잘생긴 얼굴을 어디선가 본 것 같았다.
그때, 물소리가 멈추고 욕실 문이 열리더니 키가 큰 남자가 걸어 나왔다.
허리에 수건을 두른 남자의 이마에 맺힌 물방울이 허리 아래로 흘러내려 복근의 파인 부분에 스며들었다.
서유리는 아픈 몸을 일으켜 남자의 완벽한 얼굴을 마주하고 깜짝 놀랐다. '이럴 수가!
어떻게 이 남자가 여기 있을 수 있지? 어쩐지 낯이 익더라니.'
이 남자는 다름 아닌 그녀와 결혼한 후 2년 동안 해외에 머물렀던 남편 최영준이었다.
서유리는 최영준을 알아봤지만, 최영준은 그녀가 누구인지 전혀 기억하지 못하는 것 같았다.
생각할수록 어이가 없었다.
서유리가 15살 때,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어머니는 재혼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의 이복동생 송성일이 태어났다.
그녀가 졸업하던 해, 새아버지의 사업에 문제가 생겼고 최씨 가문에 도움을 요청했다. 최씨 가문 어르신은 두 가문이 맺은 혼약을 다시 언급하며 혼약을 이행해야만 투자를 하겠다고 했다.
새아버지의 친딸은 혼약을 이행하기 싫어 도망쳤다.
어머니는 서유리를 최영준과 결혼시키며 최영준이 아주 좋은 결혼 상대라고 말했다.
게다가 당시 최씨 가문 어르신은 병세가 위중해 최영준이 결혼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 혼약을 적극적으로 추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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