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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나라. 선덕 5년, 새 황제가 등극하자 하늘에 두 개의 해가 동시에 떠올랐고, 태양이 작열하며 온 세상을 금빛으로 물들였다.
뜨거운 바람이 대지를 휩쓸었고 시들시들 생기를 잃은 꽃과 풀새들은 허리가 꺾였다.
대지는 바싹 말라 갈라터졌고, 백성들은 단 한 톨의 곡식도 거두지 못했다.
조정의 문무백관들은 매일 조회 때마다 오직 한 가지 일만 상소했다. 그건 바로 황제가 죄기조(罪己诏) 내리는 것과 동시에 현명한 자에게 황위를 선양하여 나라와 백성들에게 살길을 열어 주라는 요구였다.
이러한 난세에 번왕(藩王)들은 서서히 야심을 드러내기 시작했고, 주위 나라들도 호시탐탐 주나라를 노리고 있었다.
내우외환 속에서 주나라는 점차 내리막 길을 걷기 시작했고 내일을 기약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어머님! 어머님! 청하를 파시면 안 됩니다. 황대인에게 팔다니요! 우리 청하를 죽음으로 내모는 것과 뭐가 다릅니까? 제발, 우리 청하를 살려주세요. 제가 앞으로 일도 더 많이 하고, 식량도 더 많이 구해오겠습니다!"
절망적인 울음 소리와 함께 끊임 없이 바닥에 머리를 조아리는 소리가 청수촌에 울려 퍼졌다. 마을 사람들은 무슨 재미있는 구경이라도 난 듯 담장에 매달려 흥미진진하게 지켜보고 있었다.
하늘에 두개의 태양이 떠오른지도 4일이 지났고 온 천하가 가뭄에 시달린 지도 3년이 넘었다. 소씨 가문의 청하는 마침 하늘에 이변이 있을 때 태어난 바람에 소씨 가문의 사람들에게 줄곧 미움을 받았다. 그러니 식량을 위해 그녀를 팔아 넘기는 건 마을 사람들이 이미 예상했던 일이었다.
안타깝게도 누구도 청하를 도울 수 없었고, 도우려 하지도 않았다. 운명이 기구한 청하를 구했다가 자신의 집에 나쁜 일이 일어 날 수도 있었으니 말이다. 하여 모두들 그저 구경이나 하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
"큰형수! 우리가 저 재앙 덩어리를 이렇게 오랫동안 키웠는데, 이제 집안이 어려워졌으니 마땅히 큰형님이 나서서 우리 집이 어려움을 헤쳐나가도록 도와야않겠습니까. 게다가 청하를 파는 건 오히려 청하에겐 좋은 일입니다."
소씨 가문의 둘째 소금휘가 참지 못하고 말했다.
소씨 가문 셋째네 부부는 팔짱을 낀 채, 고개를 끄덕이며 맞장구를 쳤다. "맞아요! 어머님 앞에 무릎 꿇고 빌고 또 비는 것도 모자라, 이렇게 시끄럽게 소란까지 피우다니요. 우리 소씨 가문의 얼굴에 먹칠을 하려고 작정한 겁니까? 사람들이 우리 집을 비웃게 만들려는 거냔 말입니다. 제가 보기엔 형수가 저 태생부터 모자라고 팔자 사납게 태어난 애를 여태 키웠기에 저희 가문이 집에 쌀 하톨 남지 않을 지경에 이른 게 틀림 없습니다."
둘째 소금휘가 곁에 있는 아내에게 눈짓하자, 여인은 즉시 알아차리고 노부인에게 다가갔다.
"어머님, 더 지체하시면 안 됩니다. 이러다 황대인이 다른 사람을 찾겠어요."
광대뼈가 툭 튀어나온, 야박한 인상의 둘째 며느리 주옥란이, 환갑을 넘긴 소 노부인을 향해 은근히 암시하며 일깨웠다.
'절대 황대인이 마음을 바꾸게 해서는 안 돼.'
청하의 어머니 오영설에게 다리를 붙들린 주씨 노부인은 마침내 결심을 내렸고 그대로 청하 어미의 명치를 힘껏 걷어찼다.
"시국이 이러하니, 집집마다 아들딸을 내다 파는데, 남들은 되고 우리는 안 된다는 말이냐? 청하는 그냥 바보천치다, 지금 사겠다는 사람이 나타난 것만으로도 다행으로 알아야지, 그 애를 안 팔면 누굴 팔겠느냐? 오씨! 한 번만 더 방해를 하면 큰 애더러 널 내 쫓으라고 할 테니 그렇게 알거라! 둘째 며느리, 청하를 곳간에 끌고 가거라."
주씨 노부인이 이를 악물고 명령했다.
주옥란은 그녀의 친정 조카였기에, 평소 중요한 일은 주옥란에게 맡기곤 했다. 이번에도 예외는 아니었다.
"네, 네." 시어머니의 분부에, 주옥란은 쪽 걸상에 앉아 있던 얼굴이 꾀죄죄하고 하늘 높이 머리를 묶어 올린 묶은 여자아이를 거칠게 잡아 끌며 곳간으로 향했다.
황대인이 말하길, 그가 어린 여자아이를 사는 건 역병으로 죽은 아들에게 저승에서 함께 놀 친구를 만들어주기 위함이라고 했다. 그러니 청하처럼 팔자가 사나운 아이가 딱 제격이었다. 죽어서 원귀가 되면 즉시 부적으로 황대인의 아들의 곁에 가둘 것이고 그러면 황대인의 아들을 위해 잡귀들을 물리칠 테니 말이다.
바로 그 이유로, 황대인이 바보 천치인 청하를 위해 잡곡 200근을 선뜻 내놓은 것이다.
하지만 전제 조건이 붙어 있었는데 그건 바로 청하의 죽음이었다. 아니면 그녀는 그만큼의 값어치가 없었다.
주옥란은 어차피 청하는 바보 천치이니 죽어도 아무도 신경 쓰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리고 여태 소씨 가문에서 늘 기가 죽은 채로 지내던 오영설과 노부인의 첫째 아들 소진호는 감히 노부인의 명령을 거역하지 못할 거라 확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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