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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드 호텔.
의료 학술 회의를 마친 소영미가 호텔을 나서자마자 차가운 바람이 그녀의 몸을 스쳤다.
그녀는 휴대폰을 꺼내 남편 육경민에게 메시지를 보내려 했다.
그러나 그때, 그녀의 시선은 휴대폰 화면에 갑자기 뜬 한 기사에 사로잡혔다.
<육씨 그룹, 신형 표적 항암제 개발 성공. 그랜드 호텔에서 축하연 개최>
소영미는 자신이 기사를 잘못 본 건 아닌지 의심했다.
표적 항암제는 그녀가 수많은 밤을 새워가며 남편 육경민의 회사를 위해 연구 개발한 것이다.
그런데 축하연을 개최하면서 왜 자신에게는 단 한마디도 알리지 않은 것일까?
잠시 망설이던 소영미는 발걸음을 돌려 다시 호텔 안으로 향했다. 3번 연회장 입구에는 육씨 그룹 축하연이라는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연회장 입구에 다다랐을 때, 육경민과 도희설이 다정하게 팔짱을 끼고 있는 모습이 소영미의 눈에 들어왔다.
도희설은 소영미가 근무하는 병원의 동료이자 육경민의 소꿉친구였다.
하지만 지금, 두 사람 사이의 거리와 분위기는 결코 소꿉친구라는 말로 설명할 수 없을 만큼 가까워 보였다.
육경민은 도희설의 가느다란 허리를 꼭 끌어안고 있었고 그녀를 바라보는 눈빛에는 애정이 넘쳐흐르고 있었다.
'육경민...'
그는 단 한 번도 소영미를 그런 다정한 눈빛으로 바라본 적이 없었다.
소영미는 힘이 쭉 빠지는 듯했고,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서러움과 배신감에 온몸이 떨려왔다.
그때, 육경민의 친구들이 두 사람을 놀리는 소리가 소영미의 귀에 들려왔다.
"경민아, 너랑 도희설 정말 잘 어울린다. 도희설을 언제쯤 집으로 데려갈 생각이야?"
"그래 경민아, 도희설은 예쁘고 능력도 좋잖아. 네가 한 번도 데리고 나온 적 없는 그 아줌마보다는 훨씬 낫지 않냐? 이혼하고 도희설이랑 결혼하는 게 어때?"
그러자 그 중 한 명이 약간 의아하다는 듯 고개를 갸우뚱하며 물었다. "근데 육씨 그룹의 표적 항암제는 경민이 아내가 연구 개발한 거 아니야? 경민이도 그걸 개발해준 아내와 이혼하기는 쉽지 않을 텐데."
그들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마치 날카로운 비수처럼 소영미의 가슴을 파고들었고, 온몸이 찢어지는 듯한 고통에 시달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영미는 육경민을 희망에 찬 눈빛으로 바라봤다. 어쩌면 육경민은 다른 사람들이 자신의 아내를 이토록 모욕하는 것을 가만히 듣고만 있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육경민은 비웃음을 터뜨리며 도희설의 허리를 더욱 세게 끌어안으면서 말했다.
"그 아줌마가 무슨 능력이 있다고 그래? 이번 표적 항암제는 모두 희설이가 연구 개발한 거야. 희설이야말로 우리 육씨 그룹의 일등 공신이지!"
그 말에 소영미는 순간 머리가 멍해지는 것을 느꼈다.
'육경민... 육경민이 지금 대체 무슨 말을 하는 거지?'
그는 그녀가 수많은 밤을 지새우며 피와 땀으로 개발한 표적 항암제를, 단 한순간에 다른 여자의 공으로 돌리고 있었다.
소영미는 눈시울이 뜨거워지는 것을 느끼며 눈물이 볼을 타고 주르륵 흘러내렸다.
그녀는 육경민을 줄곧 한결같이 사랑해왔고, 육씨 그룹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지금, 그녀는 그저 그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조롱거리에 불과했다.
그 순간, 소영미는 이번 결혼에서 자신이 완전히 패배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가슴이 찢어지는 듯한 고통에 숨조차 제대로 쉴 수 없었다.
그녀는 자신의 초라한 모습을 다른 사람들에게 보이고 싶지 않아 황급히 발걸음을 돌려 호텔 화장실로 향했다.
간신히 마음을 추스린 소영미가 화장실에서 나오려 할 때, 복도 쪽에서 한 여자의 애교 섞인 목소리가 들려왔다.
"경민아, 대체 소영미를 언제 쫓아낼 거야? 결혼 증명서는 분명 우리 둘이 같이 발급받았는데, 소영미 그 년이 몇 년 동안이나 육씨 가문의 사모님 행세를 하고 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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