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00425/coverorgin.jpg?v=ef97cb5feac9d28da319fa4e23631450&imageMogr2/format/webp)
선명한 두 줄. 나는 영화감독인 남편 서재원의 성공을 위해 모든 걸 바친 스턴트 배우 송초연이다. 그리고 오늘, 그의 아이를 가졌다.
기쁨을 기대하며 임신 소식을 전했지만, 그는 차갑게 돌아섰다. 자신의 뮤즈이자 내연녀인 홍서안을 위해 내게 피부 이식 수술을 받으라고 명령했다.
"넌 그저 스턴트 배우일 뿐이야."
그는 임신 초기인 내 몸에 강제로 칼을 대게 했고, 나는 뱃속의 아이와 함께 수술대 위에서 죽었다.
내 영혼은 지켜봐야만 했다. 그가 내 죽음 앞에서도 내연녀를 감싸고, 시어머니가 내 죽음을 조롱하는 모습을.
내 아버지의 등장으로 모든 진실이 밝혀지기 전까지, 그는 죄책감조차 느끼지 못했다. 그의 성공과 집, 모든 것이 나의 희생으로 이루어졌다는 것을.
그제야 그는 무너져 내렸다. 내 유품을 끌어안고 오열하며 뒤늦은 후회를 하던 그가, 나를 죽인 여자 홍서안과의 결혼을 발표했다.
제1화
송초연 POV:
나는 임신 테스트기를 손에 쥐고 화장실 거울 앞에 섰다. 선명한 두 줄. 심장이 발밑까지 떨어졌다가 다시 쿵 하고 가슴을 울렸다. 입술이 바싹 마르고 손끝이 저릿거렸다. 재원에게 이 소식을 어떻게 전할까. 그의 얼굴 가득 피어날 기쁨을 상상했다. 우리는 이제 완벽한 가족이 될 터였다.
그의 발소리가 현관에서 들려왔다. 익숙한 소리였다. 심장이 다시 빠르게 뛰었다.
나는 거실로 나갔다. 재원은 코트도 벗지 않은 채 소파에 털썩 주저앉아 있었다. 그의 얼굴은 너무 지쳐 보였다.
"재원 씨, 왔어요?"
나는 애써 밝게 말했다.
그는 고개만 살짝 들었다. 눈빛에 피로가 가득했다.
"응."
짧은 대답이었다.
나는 조심스럽게 그의 옆에 앉았다. 손에 든 임신 테스트기가 땀으로 축축해졌다.
"재원 씨, 나 할 말이 있어요. 아주 중요한 이야기."
그의 눈길이 겨우 내게 닿았다. 기대감으로 목이 메었다.
"우리 아기가 생겼어요."
나는 테스트기를 내밀었다. 목소리가 떨렸다.
그는 테스트기를 흘긋 보고는 아무 반응이 없었다. 내가 상상했던 환희, 놀라움, 아니, 하다못해 작은 미소라도 기대했다. 하지만 그의 얼굴은 얼음처럼 차가웠다.
"아기?"
그의 목소리는 건조했다.
"초연아."
그의 눈빛이 싸늘하게 변했다.
"지금 아기는 곤란해."
내 심장이 쿵 하고 내려앉았다.
"아니, 곤란한 정도가 아니야. 안 돼."
그의 말은 칼날처럼 날아와 내 가슴을 찢었다.
"홍서안 씨가 사고로 심하게 다쳤어."
그는 내 눈을 똑바로 보며 말했다.
"얼굴을 봐줄 수가 없어. 피부 이식이 시급해."
나는 숨조차 쉴 수 없었다. 머릿속이 하얗게 비었다.
"네 피부가 필요해."
그의 목소리는 명령이었다.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듯.
이게 무슨 말이지? 내 피부를 홍서안에게? 그것도 지금, 우리 아기가 생겼는데?
나는 믿을 수 없었다. 그의 얼굴은 일말의 망설임도 없었다. 마치 내가 그의 소유물이라도 되는 양.
"재원 씨, 무슨 소리에요? 지금 나 임신했어요. 우리 아기가…."
나는 겨우 목소리를 짜냈다.
그는 내 말을 잘랐다.
"초연아, 넌 그저 평범한 스턴트 배우일 뿐이야. 홍서안은 탑 여배우고, 내 영화의 뮤즈야."
그의 말은 비수처럼 박혔다. 평범한 스턴트 배우. 그래, 나는 재능이 있었지만 늘 무명이었다. 그의 성공을 위해 내 몸을 던지는 스턴트 배우.
나는 그를 위해 수많은 위험한 장면들을 대역했다. 높은 곳에서 떨어지고, 불길 속을 헤치고, 차에 치이는 연기를 했다. 그의 데뷔작에서 주인공이 부상을 당했을 때, 내가 대신 병원에 입원했고, 그는 그 사실을 알지도 못했다. 아니, 알면서도 모른 척했겠지. 내가 입원했을 때, 그는 단 한 번도 찾아오지 않았다.
하지만 나는 괜찮았다. 그가 성공하면 그걸로 되었다고 생각했다.
그는 나에게 말했다.
'초연아, 네가 없으면 내 영화는 존재할 수 없어. 넌 내 가장 든든한 지원군이야.'
그때는 정말, 내 존재가 그에게 소중하다고 믿었다.
내 볼을 타고 눈물이 흘렀다. 뜨거운 물이 흐르는 것 같았다. 하지만 나는 울지 않으려 애썼다.
"재원 씨, 나도 당신의 아내예요. 우리 아기가 생겼다고요."
나는 다시 한번 애원했다.
그의 눈은 더욱 차가워졌다.
"그게 무슨 상관이야? 너는 그저 나를 위해 존재할 뿐이야. 네가 가진 모든 것이 나를 위한 거야."
/1/101166/coverorgin.jpg?v=1f14ded747f4c714caa9b1efe29383dc&imageMogr2/format/webp)
/0/95739/coverorgin.jpg?v=e31b24d6c80a3222158db8c4df5bcc22&imageMogr2/format/webp)
/0/97748/coverorgin.jpg?v=3563d4c83db9a6d4a3ab15d5110da502&imageMogr2/format/webp)
/0/95735/coverorgin.jpg?v=3eb42a4eb82d8245f46bddb6882798d3&imageMogr2/format/webp)
/0/93662/coverorgin.jpg?v=02ef52f2b4072640e4f8e100818a5968&imageMogr2/format/webp)
/0/97800/coverorgin.jpg?v=097cf2ddd34a481c612abc6a156cbd6c&imageMogr2/format/webp)
/0/90880/coverorgin.jpg?v=011e8e967b65ab407a6bdba413d78f50&imageMogr2/format/webp)
/0/97798/coverorgin.jpg?v=49768a255fb39bcc009d442980f9dd6e&imageMogr2/format/webp)
/0/90142/coverorgin.jpg?v=92612602fde057434e32a7845e56ccc0&imageMogr2/format/webp)
/0/82545/coverorgin.jpg?v=d279beeab848a8813fd2d66e43b549a0&imageMogr2/format/webp)
/0/97766/coverorgin.jpg?v=8dc07a92a340269cfb8da9c6f254ca02&imageMogr2/format/webp)
/0/97799/coverorgin.jpg?v=647b2d45c04dcaef697c92e2a6a12c31&imageMogr2/format/webp)
/1/101173/coverorgin.jpg?v=d41e7a7df64324cf21c9fbdd7570885f&imageMogr2/format/webp)
/0/90384/coverorgin.jpg?v=f304fa13af14c8b6460d84fc9bd864f4&imageMogr2/format/webp)
/0/97765/coverorgin.jpg?v=eb1951617cf37419d97c5a50fc830e78&imageMogr2/format/webp)
/0/97842/coverorgin.jpg?v=86453d740affc8a1a548ce060451346e&imageMogr2/format/webp)
/0/97763/coverorgin.jpg?v=62f5fd1947a7fcf90ea85ec2ef190bc9&imageMogr2/format/webp)
/0/97785/coverorgin.jpg?v=0cf7dd6ec5908ba078c1837de8a48b66&imageMogr2/format/webp)
/0/97773/coverorgin.jpg?v=f5fe3d6a375311eaa4e0d4d4e5ab3278&imageMogr2/format/web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