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의 복수: 되찾은 사랑

화가의 복수: 되찾은 사랑

Gav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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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결혼식이었다. 아니, 결혼식이 될 예정이었다. 웨딩드레스는 비극의 여주인공이 된 내게 억지로 입혀진 무대 의상 같았다. 몇 번이고 반복되는 끔찍한 연극. 내 약혼자, 강태민은 내 옆에 서 있었지만, 그의 손은 위태로운 친구 윤이현의 팔을 단단히 붙잡고 있었다. 갑자기 강태민은 윤이현을 데리고 제단에서 멀어졌다. 하객들로부터, 그리고 나로부터. 하지만 이번엔 달랐다. 그는 돌아와 나를 차에 억지로 태우고 경기도 외곽의 한적한 숲으로 향했다. 거기서 그는 나를 나무에 묶었고, 더는 창백하지 않은 윤이현이 내 뺨을 후려쳤다. 그리고 나를 지켜주겠다던 남자, 강태민은 윤이현의 기분을 상하게 했다는 이유로 나를 몇 번이고 때렸다. 그는 비를 맞으며 피 흘리는 나를 나무에 묶어둔 채 혼자 내버려 뒀다. 처음이 아니었다. 1년 전, 윤이현은 우리 결혼식장에서 내게 달려들었고, 강태민은 피 흘리는 나를 외면한 채 그녀를 감싸 안았다. 6개월 후, 그녀는 내 가장 친한 친구와 내게 ‘실수로’ 뜨거운 물을 부었다. 강태민은 윤이현을 달래기 위해 내 친구의 손목을 부러뜨리고, 내 그림 그리는 손마저 망가뜨렸다. 내 커리어는 끝이었다. 숲속에 버려진 나는 추위에 떨며 의식을 잃어가고 있었다. 안 돼. 여기서 죽을 순 없어. 나는 잠들지 않으려 입술을 깨물었다. 부모님. 우리 가족의 사업. 그것만이 내가 버틸 수 있는 유일한 이유였다. 정신을 차렸을 땐 병원이었고, 엄마가 내 곁을 지키고 있었다. 목이 찢어질 듯 아팠지만, 전화를 걸어야만 했다. 오래전 외워둔 국제전화 번호를 눌렀다. “서아라예요.” 갈라진 목소리가 겨우 나왔다. “결혼, 동의할게요. 우리 가족의 모든 자산을 보호를 위해 그쪽 계좌로 옮겨주세요. 그리고 우리를 이 나라에서 빼내 줘요.”

제1화

세 번째 결혼식이었다. 아니, 결혼식이 될 예정이었다. 웨딩드레스는 비극의 여주인공이 된 내게 억지로 입혀진 무대 의상 같았다. 몇 번이고 반복되는 끔찍한 연극. 내 약혼자, 강태민은 내 옆에 서 있었지만, 그의 손은 위태로운 친구 윤이현의 팔을 단단히 붙잡고 있었다.

갑자기 강태민은 윤이현을 데리고 제단에서 멀어졌다. 하객들로부터, 그리고 나로부터. 하지만 이번엔 달랐다. 그는 돌아와 나를 차에 억지로 태우고 경기도 외곽의 한적한 숲으로 향했다. 거기서 그는 나를 나무에 묶었고, 더는 창백하지 않은 윤이현이 내 뺨을 후려쳤다. 그리고 나를 지켜주겠다던 남자, 강태민은 윤이현의 기분을 상하게 했다는 이유로 나를 몇 번이고 때렸다.

그는 비를 맞으며 피 흘리는 나를 나무에 묶어둔 채 혼자 내버려 뒀다. 처음이 아니었다. 1년 전, 윤이현은 우리 결혼식장에서 내게 달려들었고, 강태민은 피 흘리는 나를 외면한 채 그녀를 감싸 안았다. 6개월 후, 그녀는 내 가장 친한 친구와 내게 ‘실수로’ 뜨거운 물을 부었다. 강태민은 윤이현을 달래기 위해 내 친구의 손목을 부러뜨리고, 내 그림 그리는 손마저 망가뜨렸다. 내 커리어는 끝이었다.

숲속에 버려진 나는 추위에 떨며 의식을 잃어가고 있었다. 안 돼. 여기서 죽을 순 없어. 나는 잠들지 않으려 입술을 깨물었다. 부모님. 우리 가족의 사업. 그것만이 내가 버틸 수 있는 유일한 이유였다.

정신을 차렸을 땐 병원이었고, 엄마가 내 곁을 지키고 있었다. 목이 찢어질 듯 아팠지만, 전화를 걸어야만 했다. 오래전 외워둔 국제전화 번호를 눌렀다. “서아라예요.” 갈라진 목소리가 겨우 나왔다. “결혼, 동의할게요. 우리 가족의 모든 자산을 보호를 위해 그쪽 계좌로 옮겨주세요. 그리고 우리를 이 나라에서 빼내 줘요.”

제1화

세 번째 결혼식이었다. 아니, 결혼식이 될 예정이었다. 순백의 드레스는 내가 끝없이 반복해야 하는 비극적인 연극의 무대 의상처럼 느껴졌다.

내 약혼자, 강태민은 내 옆에 서 있었다. 내 손을 잡아야 할 그의 손은 윤이현의 팔을 단단히 붙들고 있었다.

“태민아, 나 숨을 못 쉬겠어.” 윤이현이 창백한 얼굴로 숨을 헐떡였다. “사람들이 다 쳐다봐. 저 여자가 날 쳐다보고 있어.”

그녀가 말하는 ‘저 여자’는 나였다. 언제나 그랬다.

강태민이 나를 돌아봤다. 그의 잘생긴 얼굴에는 익숙한 짜증과 거짓된 인내심이 뒤섞여 팽팽하게 굳어 있었다.

“아라야, 잠깐만. 이현이 좀 데리고 나가야겠어. 또 공황장애가 온 것 같아.”

이건 늘 똑같은 대본이었다. 절대 바뀌지 않았다. 내가 무슨 말을 하기도 전에, 그는 이미 윤이현을 데리고 제단에서, 하객들 앞에서, 내게서 멀어지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엔 달랐다. 그는 그냥 떠나지 않았다. 성당 계단에 얼어붙은 채 서 있는 내 옆으로 그의 차가 멈춰 섰다.

“타.” 그가 명령했다.

나는 움직이지 않았다. 그가 내 팔을 거칠게 잡아챘다. 손가락이 살을 파고들었고, 나는 조수석으로 끌려 들어갔다. 부드러운 실크 드레스가 부드럽지만 단호한 소리를 내며 찢어졌다.

차는 몇 시간이나 달리는 것 같았다. 서울을 벗어나자 길은 빽빽한 숲으로 둘러싸인 비포장도로로 바뀌었다. 그는 외딴 공터에 차를 세웠다.

“지금 뭐 하는 거야, 강태민?” 내 목소리가 떨렸다.

“이현이가 스트레스를 좀 풀어야겠대.” 그의 목소리는 차가웠다. “그리고 넌 네 자리가 어딘지 배울 필요가 있고.”

그는 차에서 내려 내 쪽으로 오더니 나를 끌어냈다. 그의 손에는 밧줄이 들려 있었다.

“반항하지 마, 서아라.” 그가 경고했다.

그는 나를 커다란 떡갈나무에 밀치고 손목을 묶었다. 밧줄이 나무줄기를 휘감으며 단단히 조여졌다. 거친 나무껍질이 얇은 드레스 너머로 등을 할퀴었다.

몇 분 후, 다른 차가 도착했다. 윤이현이 내렸다. 더는 창백하고 겁에 질린 얼굴이 아니었다. 잔인한 미소가 그 얼굴에 뒤틀려 있었다.

그녀는 내게 똑바로 걸어와 뺨을 후려쳤다. 날카롭고 충격적인 아픔이었다.

“기분 좋네.” 그녀가 손을 털며 말했다. “근데 손목이 아프다. 난 너무 연약해서 이런 건 못 하겠어.”

그녀는 강태민을 향해 입술을 삐죽 내밀었다. “태민아, 자기야. 나 손 아파. 나 대신해줄 수 있어? 응?”

그가 그녀를 바라봤다. 그의 표정은 내게는 단 한 번도 보여준 적 없는 깊은 염려로 부드럽게 풀렸다.

“물론이지, 이현아. 널 위해서라면 뭐든지.”

그가 내게 다가왔다. 나는 내가 사랑했던 남자, 나를 지켜주겠다고 약속했던 남자의 눈을 들여다봤다. 그 안에는 다른 여자에 대한 차가운 의무감 외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이건 이현이 기분 상하게 한 벌이야.” 그가 차분하게 말했다.

그리고 나를 때렸다.

그의 손바닥이 내 뺨에 부딪혔다. 한 번. 두 번. 열 번. 매번 머리가 앞뒤로 격렬하게 흔들렸다. 세상이 흐릿해졌다. 입안에서 피 맛이 났다.

그는 마침내 멈췄다. 숨을 약간 헐떡이며 만족스러워 보였다.

내 머리는 힘없이 축 늘어졌다. 아름다운 웨딩드레스는 흙과 내 피로 얼룩져 있었다.

모든 저항 의지가 사라졌다. 내 눈은 텅 비었다. 나는 끝났다.

강태민이 손을 뻗어 내 입가에 흐르는 피를 엄지손가락으로 부드럽게 닦아주었다. 그 역겹도록 다정한 몸짓에 구역질이 났다.

“너도 알잖아, 이현이가 얼마나 약한지.” 그가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그녀의 아버지는 내 스승이셨어. 난 그녀에게 빚을 졌어. 모든 걸 빚졌다고.”

그는 몸을 바로 세웠다. “나중에 데리러 올게. 이현이 기분이 풀리면.”

그는 차로 돌아가 의기양양한 윤이현을 품에 안아 조수석에 조심스럽게 앉혔다. 그들이 떠날 때, 윤이현은 어깨너머로 나를 돌아보며 작게, 승리의 손짓을 보였다.

그들의 차가 시야에서 사라지자마자 메스꺼움과 분노가 나를 덮쳤다. 기침을 하자 피가 하얀 드레스 위로 튀었다.

과거가 떠올랐다.

1년 전, 첫 번째 결혼식 시도. 우리가 제단에 서 있을 때, 하객이었던 윤이현이 갑자기 비명을 지르며 내게 달려들어 베일을 찢고 긴 손톱으로 얼굴을 할퀴었다. 강태민은 그녀에게 달려가 피 흘리는 나를 외면한 채 그녀를 달래며 속삭였다. 나는 얼굴에 흉터가 남을 뻔한 깊은 상처를 입고 병원에 입원했다. 의사는 운이 좋았다고 했다. 나는 전혀 운이 좋다고 느끼지 않았다.

6개월 후, 두 번째 결혼식. 우리는 더 작은 비공개 예식을 시도했다. 윤이현은 차를 끓이겠다며 끓는 물이 든 주전자를 들고 가다 ‘실수로’ 넘어지며 내게 물을 쏟으려 했다. 내 가장 친한 친구, 수빈이가 나를 밀쳐내고 대신 팔에 심한 화상을 입었다. 윤이현은 자신에게 몇 방울 튄 물에 고통스럽게 울부짖었다. 강태민은 수빈이의 심각한 부상과 내 공포를 무시하고, 윤이현을 ‘폭행’했다며 수빈이를 벌했다. 내가 멈춰달라고 애원하는 동안 그는 내 앞에서 수빈이의 손목을 부러뜨렸다.

그리고 윤이현을 달래기 위해, 그는 내 오른손을 차 문에 ‘실수로’ 찧었다. 내 그림 그리는 손. 나를 이 세대에서 가장 유망한 젊은 예술가 중 한 명으로 만들어준 바로 그 손이었다. 뼈는 산산조각 났다. 내 커리어는 끝이었다.

그날 밤, 나는 그에게 파혼하자고 말했다.

그는 내 부모님과 내 앞에 무릎을 꿇고 눈물을 흘리며 한 번만 더 기회를 달라고 애원했다.

“맹세할게, 아라야.” 그가 목이 메어 말했다. “다시는 이런 일 없을 거야. 사랑해.”

나는 그때 그의 완벽하고 설득력 있는 연기를 보며 알았다. 모든 것이 거짓말이라는 것을. 씁쓸한 웃음이 내 입술에서 터져 나왔다.

이제 숲속에 홀로 남겨진 내 몸속으로 추위가 스며들었다. 하늘이 열리고 차갑고 거센 비가 쏟아져 내 찢어진 드레스를 적시고 머리카락을 얼굴에 달라붙게 했다. 몸이 걷잡을 수 없이 떨렸다.

시야가 가장자리부터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의식을 잃어가고 있었다.

안 돼. 여기서 죽을 순 없어.

나는 내 입술을 세게 깨물었다. 날카로운 고통이 정신을 번쩍 들게 했다. 깨어 있어야 했다. 살아야 했다.

부모님. 이런 내 모습을 발견하실 부모님을 생각하니… 내가 사라지면 강태민이 우리 가족 사업에 무슨 짓을 할지 생각하니…

그것만이 내가 버틸 수 있는 유일한 이유였다. 하지만 추위는 무자비했다. 고통은 깊고 욱신거리는 통증이었다. 내 몸은 포기하고 있었다.

눈이 감겼다.

다음 순간 느낀 것은 추위가 아닌, 팔에 꽂히는 주삿바늘의 날카로운 고통이었다. 나는 따뜻하고 마른 상태였다.

천천히 눈을 떴다. 천장은 하얗고, 소독약 냄새가 났다. 병원이었다.

움직이려 했지만 몸이 비명을 질렀다.

“아라야? 세상에, 얘야, 깨어났구나!”

엄마의 목소리는 눈물로 젖어 있었다. 엄마는 걱정과 안도가 뒤섞인 얼굴로 내 침대 곁으로 달려왔다.

“다시는 엄마 이렇게 놀라게 하지 마.” 엄마는 내 손을 잡고 흐느꼈다. “너한테 무슨 일 생기면 엄마는 못 살아, 아라야. 정말 못 살아.”

나는 힘없이 엄마의 손을 쥐었다. 목이 따끔거렸다.

“엄마.” 내가 쉰 목소리로 말했다. “내 핸드폰 좀.”

말하는 것조차 고통스러웠다. 인상을 찌푸리며 침을 삼키려 했지만, 목구멍에 유리가 가득 찬 것 같았다.

엄마의 눈은 연민으로 가득했다. 엄마는 즉시 침대 옆 탁자에서 내 핸드폰을 건네주었다.

나는 떨리는 손으로 그것을 받았다. 손가락이 화면 위에서 더듬거렸지만, 내 결심은 확고했다. 오래전 외워둔 국제전화 번호를 눌렀다.

두 번의 신호음이 울린 후, 한 남자의 차분하고 낮은 목소리가 들렸다. 주성혁 회장의 동생, 주성준이었다.

“네.”

“서아라예요.” 내가 쉰 목소리로 말했다. “결혼, 동의할게요.”

전화기 저편에서 잠시 침묵이 흘렀다.

“조건은,” 나는 고통을 참으며 덧붙였다. “우리 가족의 모든 자산을 보호를 위해 그쪽 계좌로 옮겨주세요. 그리고 우리를 이 나라에서 빼내 줘요.”

“동의합니다.” 저편의 목소리는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 그 깊고 안정적인 소리는 내 혼란스러운 삶 속에서 이상한 위안이 되었다. “결혼식은 3일 후입니다. 모든 건 제가 처리하겠습니다.”

“한 가지 더요.” 내가 말했다. “직접, 와서 날 데려가 줘요.”

“그렇게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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