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24095/coverorgin.jpg?v=0628b3280aede3668eb67ca1ae7149e4&imageMogr2/format/webp)
"서 아가씨, 임신하셨습니다."
서단비는 믿을 수 없다는 듯 눈을 크게 뜨고 의사를 쳐다봤다. "어떻게 그럴 수 있죠?"
그녀는 남자와 친밀한 접촉을 한 적이 없다. 3년 동안 연애 한 남자친구가 있긴 했으나 기껏해야 손을 잡는게 전부였는데, 어떻게 임신을 할 수 있단 말인가?
"의사 선생님, 혹시 검사 결과가 잘못된 건 아닐까요?"
의사는 검사 보고서를 그녀에게 건네며 말했다. "검사 결과가 틀릴 수는 없습니다. 임신 한 달 차에요. 다음 주 수요일에 다시 검사 받으러 오세요."
서단비는 검사 보고서를 손에 쥔 채, 멍한 표정으로 병원을 나섰다. 모든 것이 비현실적으로 느껴졌다.
그때, 휴대폰 벨소리가 울렸고 그녀는 비로소 정신을 차렸다.
"서단비, 시안 오빠 생일 파티가 곧 시작 될 건데. 왜 아직도 오지 않는 거야?"
남자친구의 이름을 듣고 나서야 그녀는 한 가지 사실을 떠올렸다.
한 달 전, 그녀는 고시안과 함께 비즈니스 만찬에 참석했다. 만찬은 늦게 끝났고 술을 많이 마신 그녀는 그날 호텔에서 쉬었다.
그때 고시안이 그녀를 방까지 데려다 줬다. 하지만 술에 취한 탓에 그녀는 그날 밤의 기억이 전혀 없었다.
'혹시 그날 밤, 우리가 선을 넘은 게 아닐까?'
그 가능성을 떠올린 서단비는 당장이라도 고시안을 찾아가 자초지종을 알아 내고 싶었다.
땅 값이 어마어마한 번화가에 위치해 있는 서당 회관. 서단비가 룸 문을 열자마자 안에서 시끌벅적한 소리가 들려왔다.
그녀는 자리에 멈춰 섰다.
사람들 사이에 둘러싸여 있는 고시안과 한 여자가 보였고 두 사람의 모습은 친밀하고 애매했다.
고시안의 팔짱을 낀 여자의 얼굴에 케이크 크림이 묻어 있었는데, 따뜻한 노란색 조명까지 머금고 있어 더욱 매혹적으로 보였다.
서단비는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여자의 이름은 송소율. 고시안과 소꿉친구인 그녀는 4년 전, 진정한 사랑과 꿈을 쫓아 해외로 떠났다.
룸 분위기가 한창 뜨거워졌을 무렵, 누군가 갑자기 입을 열었다.
"시안 형, 이제 소율이도 돌아왔는데, 서단비는 어떻게 할 거야?"
"하! 서단비는 근본도 없는 여자야. 걔가 먼저 형한테 들러 붙지 않았다면, 형은 서단비를 거들떠보지도 않았을 거라고."
그 말에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고시안에게 향했다.
잘생긴 외모의 남자는 소파에 나른하게 기대앉아 있었는데, 술잔을 든 그의 손가락은 가늘지만 힘이 넘쳤다.
그는 무심하게 입을 열었다. "그냥 친구일 뿐이야. 마음에 둔 적도 없어."
그의 말을 들은 서단비는 온몸이 얼어붙는 것 같았다.
그녀는 진심으로 고시안을 사랑 했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그녀를 그저 염치 없이 고시안에게 달라 붙은 여자로만 보았다.
심지어 부드러운 목소리로 그녀에게 사귀자고 말했던 남자는 그녀를 그저 친구로만 생각하고 있었다.
서단비는 가슴이 찢어질 듯한 고통을 느꼈다.
비틀거리며 뒷걸음질 치던 그녀가 실수로 문에 부딪히는 바람에 작은 소리가 났다.
그 즉시, 룸에 있던 사람들의 시선이 전부 그녀에게 쏠렸다.
서단비를 발견한 고시안의 눈빛이 살짝 흔들렸다.
창백한 얼굴로 문 앞에 선 서단비는 고시안의 시선을 마주했다.
서단비를 등장에도 남자의 깊은 눈동자에는 별다른 파문이 일지 않았다.
그녀는 주먹을 세게 움켜쥐고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방금 한 말, 사실이야?"
고시안은 충격 받은 듯한 그녀의 모습을 보며 피식 웃었다. "아니면?"
주변 사람들은 서로 눈빛을 교환하며 마치 재미있는 구경이라도 발견한 듯 키득거렸다.
"매일 시안 형을 따라다닌다고 해서, 자기가 시안 형의 여자친구라고 착각하는 건 아니겠지?"
"사람은 자기 분수를 알아야 해. 우리 같은 사람들은 집안을 따진다고..."
"하지만 서단비, 너무 실망하지 마. 그래도 얼굴은 봐 줄만 하잖아. 너와 놀아 보고 싶은 남자는 적지 않을거라고."
주변 사람들의 노골적인 조롱과 비웃음에 서단비는 화가 치민 나머지 몸이 다 떨려왔다.
고시안의 입가에 걸린 나른한 미소를 본 그녀는 순간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그녀는 이를 악물고 주먹을 쥐었다. 손톱이 손바닥을 파고들었고 그 고통으로 비로소 차분함을 유지할 수 있었다.
서단비는 고시안을 뚫어지게 쳐다봤다. 지난 3년 동안의 추억들이 주마등처럼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1/121834/coverorgin.jpg?v=26c2ffa2dfe21c385d87cec82d0f4ea5&imageMogr2/format/webp)
/1/125393/coverorgin.jpg?v=102159e66b74f37f7b3c3462da07d491&imageMogr2/format/webp)
/0/68401/coverorgin.jpg?v=bae3f134b7557207bcda587d802b8ca4&imageMogr2/format/webp)
/1/103099/coverorgin.jpg?v=10036f29539b087568d0cd266b1ec043&imageMogr2/format/webp)
/1/118497/coverorgin.jpg?v=1c983edf97c69e27aef4a87a90d1a26e&imageMogr2/format/webp)
/0/54203/coverorgin.jpg?v=f838470470985d375ae08096f3cf5659&imageMogr2/format/webp)
/0/41540/coverorgin.jpg?v=2edf84ef56e7fd67bd565708c2544b3a&imageMogr2/format/webp)
/0/41423/coverorgin.jpg?v=b254ad77bce4047a43c9b2a870ce843b&imageMogr2/format/webp)
/1/125396/coverorgin.jpg?v=9e4d00e4b7b599c681080d2ebced90c4&imageMogr2/format/webp)
/0/64807/coverorgin.jpg?v=0cccaf3ca5eb2317d9bca2234780841d&imageMogr2/format/web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