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서연 씨, 잘 부탁드립니다

심서연 씨, 잘 부탁드립니다

Willa Fairchild

현대 | 1  화/일
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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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서연은 불 속으로 뛰어드는 불나방처럼 이경한을 3년간 미친듯이 사랑했다. 그녀가 구사일생의 죽을 고비를 넘기면서 찍은 야생 동물 사진은 순식간에 이경한의 새로운 연인의 이름으로 사진 대회에서 정상에 오르게 되었다. 그제야 심서연은 모든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가 사랑하지 않는다면 그녀도 더 이상 원하지 않을 것이다. 그녀는 이혼 합의서를 남기고 자신의 명예를 지키기로 결심했지만, 전 남편의 라이벌이 그녀에게 손길을 내밀었다. "저는 재능 있는 사람을 높이 평가합니다. 물론 이런 비열한 수법도 참을 수 없구요. 명예와 찬사는 진정으로 가치 있는 사람에게 돌아가야 합니다." 심서연은 조심스럽게 물러섰지만, 상대는 번번히 점점 더 압박해 왔다. 드디어 그녀는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게 되었다. "심서연 씨, 저는 단순한 충동이 아닙니다. 오랫동안 계획해왔던 일입니다. "

제1화 이혼

수술을 마친 심서연은 서서히 의식을 되찾았다.

간신히 눈을 뜬 그녀는, 멀지 않은 곳에 놓인 TV 화면을 바라봤다. 화면에서는 야생동물 사진 공모전의 최종 결과가 한창 방송되고 있었다. 그녀가 수없이 죽음의 문턱을 넘나든 끝에, 마침내 손에 넣은 값진 결과였다.

그러나 다음 순간, 그녀의 얼굴에 번졌던 미소가 순식간에 굳어졌다.

그녀의 작품에 노서윤으로 서명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이경한이 마음속에 품고 있던 바로 그 사람이다.

심서연은 믿을 수 없다는 듯 눈을 크게 뜬 채, 화면을 뚫어지게 바라봤다.

그녀는 사진을 찍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지난 두 달이 떠올랐다. 그동안 이경한에게 보낸 메시지는 단 한 번도 답이 없었고, 그의 스캔들만 끊이지 않고 흘러나왔다.

그녀가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베개 옆에 놓인 휴대폰에서 갑자기 귀를 찢는 듯한 벨 소리가 울렸다. 화면에는 '남편'이라는 두 글자가 깜빡거리고 있었다.

그녀가 고열로 의식을 잃기 직전까지, 수없이 전화를 걸었지만 끝내 연결되지 않았던 번호였다.

심서연은 천천히 손을 들어 통화 버튼을 눌렀다. 목소리는 심하게 잠겨 있었다.

"제 작품이 왜 노서윤 이름으로 되어 있는 거죠?"

휴대폰 너머에서 들려온 목소리는 차갑기 그지없었다. 사라지지 않는 한기가 서린 그의 먹빛 눈동자가, 눈앞에 그려지는 듯했다.

"널 대신해서 서윤이한테 주는 보상이야."

그 한마디에, 심서연의 감정은 순식간에 요동쳤다. "저, 분명히 몇 번이고 설명했잖아요. 그때 당신을 구한 사람은 저였다고요!"

"난 내가 본 것만 믿어."

이경한의 목소리는 평온했지만 얼음장처럼 차가웠다.

심서연은 찬물을 뒤집어쓴 듯했다. 입가에 쓴웃음이 번졌다.가슴에 커다란 구멍이라도 난 듯, 차가운 바람이 그 사이로 휘몰아쳐 뼛속까지 시리게 파고들었다.

그녀는 숨을 깊게 들이마시며 차갑게 말했다. "이경한, 이 사진들은 제가 목숨 걸고 찍은 거예요. 사진 한 장 한 장마다 피가 묻어 있다고요. 절대 노서윤한테 넘길 수 없어요."

이경한의 목소리에는 노골적인 경멸이 묻어 있었다. "네가 네 어머니 병원비를 감당할 수 있어?"

전혀 맥락 없는 말에, 심서연은 휴대폰을 쥔 손에 무의식적으로 힘을 주었고 손등 위로 핏줄이 불거졌다.

그녀는 힘겹게 입을 열었다. "노서윤을 위해… 그걸로 저를 협박하는 거예요?"

이경한은 귀찮다는 듯 말했다. "난 그냥, 네가 나한테 떼쓸 자격이 없다는 걸 알려주는 것뿐이야."

심서연은 가슴이 찢어질 듯한 고통을 느꼈다.

노서윤이 나타나기 전까지만 해도, 이경한은 그녀에게 한없이 다정하고 자상한 사람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심서연은 갑자기 입을 열었다. "우리 이혼해요."

이경한의 목소리가 갑자기 무거워졌다. "심서연, 네 장난 받아줄 시간 없어."

"아니요, 저 진심이에요..."

그녀가 말을 끝내기도 전에, 휴대폰 너머로 "뚜뚜뚜" 신호음이 들려왔다.

심서연은 통화가 종료된 화면을 내려다보았다. 애써 입꼬리를 끌어올려 보았지만, 감정은 끝내 버텨주지 않았다. 눈물이 손등 위로 툭 떨어졌다.

'이혼은 반드시 해야 한다. 노서윤이 내 작품으로 명예를 얻도록 둘 수는 없어.'

심서연은 서둘러 퇴원 수속을 마쳤다.

집에 돌아오자마자, 그녀가 가장 먼저 한 일은 노서윤의 작품 도용을 입증할 증거를 정리하는 것이었다.

촬영을 위해 이동했던 비행기 티켓, 촬영 원본 필름까지. 이것들은 모두 가장 직접적인 증거였다.

증거를 정리한 심서연은 곧바로 인터넷에 올렸다. 내용은 순식간에 퍼져 나갔다.

하지만 10분도 채 지나지 않아, 모든 게시물이 삭제되었고, 심지어 그녀의 계정까지 차단되었다.

웹페이지에 떠 있는 '404' 표시를 바라보며, 심서연은 자신도 모르게 두 손을 꽉 움켜쥐었다.

이경한이 다른 여자를 위해, 자신에게 손을 쓴 것이다. 그녀는 차단된 계정을 멍하니 바라보는 사이, 머릿속이 하얗게 비어갔다.

하지만 그녀는 곧 상황을 파악했다. 오늘은 노서윤이 사진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상을 받는 날이었다. 이경한이 그녀가 일을 망칠 기회를 줄 리 없었다.

그때, 밖에서 자동차 엔진 소리가 들려오더니 대문이 거칠게 열렸다.

심서연은 소리가 나는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이경한은 어두운 얼굴로 빠르게 다가와 그녀의 손목을 꽉 움켜잡았다.

그의 위압감이 그녀를 덮쳐왔고, 마치 폭풍우가 몰아치기 전의 바다처럼 고요했다.

"내가 한 말을 다 잊은 모양이네."

만약 그의 비서가 제때 알려주지 않았다면, 논란이 커지는 순간, 이제 막 시작한 노서윤의 경력은 큰 타격을 입었을 것이다.

그러나 심서연은, 그의 분노에도 조금도 두려워하지 않았다. "분명히 말했잖아요. 제 피땀 어린 작품을 당신이 다른 사람에게 고스란히 갖다 바치는 일, 절대 가만히 보고만 있지 않겠다고요!"

이것이 그녀가 처음으로 내놓은 반격이었다.

이경한은 적잖이 당황했다.

늘 그의 감정을 먼저 살피고 배려하던, 그 작은 여자가 어째서 갑자기 이렇게 변한 걸까?

심서연은 소매를 걷어 올리며 촘촘히 남은 상처 자국과, 아직 완전히 가라앉지 않은 주사 자국이 그대로 드러났다.

"이거 보여요? 이 사진들을 찍기 위해 제가 얼마나 많은 희생을 했는지. 이경한, 저는 당신한테 대단한 사랑을 바란 적 없어요. 하지만 최소한의 존중은 해줬어야죠!"

그동안 쌓여왔던 감정과 원망, 억울함이 이 순간 한꺼번에 터져 나왔다.

심서연의 눈시울이 붉어졌지만, 눈물은 흐르지 않았다. 그만큼 분노가 컸다.

이경한의 눈빛이 더욱 어두워졌다. 겉보기에는 평온했지만, 그 속에는 미묘한 조롱이 섞여 있었다. "이게 다 네가 자초한 일 아니야? 거짓말로 시작된 결혼인데, 좋은 결말을 기대했어?"

심서연은 순간 온몸의 힘이 쭉 빠져나가는 것 같았다.

그녀는 힘껏 눈을 감았다. "어떻게 말하든 상관없어요. 지금 제 목적은 하나뿐이에요. 이혼!"

이경한은 그녀를 내려다보며 비웃었다. "확실해?"

심서연은 무의식적으로 주먹을 꽉 쥐었고, 날카로운 손톱이 손바닥을 깊게 파고들었다.

그녀의 집안이 파산한 뒤, 모든 뒤처리를 맡아준 사람은 이경한이었다. 어머니의 막대한 병원비 역시, 전부 그가 감당했다.

그래서 심서연은 이경한을 사랑하면서도 늘 감사한 마음을 품고 있었다.

그랬기에 지난 몇 년 동안, 그의 모든 요구를 들어주기 위해 최선을 다해왔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달랐다. 자신의 작품을, 다른 사람에게 넘기라니.

이경한은 아무 표정도 짓지 않은 채 어딘가로 전화를 걸었다. 그리고 담담하게 지시했다. 심서연 어머니, 백미정 씨 관련 의료 지원. 전부 중단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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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서연 씨,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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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화 이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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