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녀 왕비: 냉정한 왕의 한 줄기 빛

서녀 왕비: 냉정한 왕의 한 줄기 빛

Mango

역사 | 1  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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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수연은 어린 시절부터 억눌린 채 살아야 했다. 오랜 세월 동안의 압박에도 그녀의 자존심은 조금도 꺾이지 않았다. 심가네의 몰락은 외부인에게는 귀족 가문의 쇠락으로 보였지만, 이는 심수연이 마치 불사조처럼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유일한 기회였다. 그녀는 어머니의 원수를 갚기 위해 사람들과 머리를 맞대고 계획했지만, 육금환은 그녀의 모든 전략을 꿰뚫어 보고 있었다. 육금환은 그녀가 자신을 이용하도록 내버려 두었지만, 결코 그녀가 피를 묻히게 하지는 않았다. 그가 원하는 것은 오직 그녀뿐이었다. "심수연, 평생 그렇게 연기할 수 있으면 그렇게 해바."

제1화 패를 내걸다

교방사(教坊司) 연객청.

"심서월(沈琉月) 어디 있어. 당장 나오라고 해. 우리는 심서월 보기 위해 이곳까지 친히 행차 했다. 은자는 푼푼히 챙겨 왔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그래. 값을 말하거라. 은자는 결코 문제되지 않는다."

떠들썩한 소리에 당황한 얼굴로 한참 어쩔 바를 모르는 교방사 기방 마담은 입도 벙긋하지 못했다. 그저 공손한 몸짓에 나긋한 목소리로 관작 나리들을 달래고 손짓으로 심씨 가문 자매들을 데리고 나오도록 지시했다.

조급하게 움직이는 아랫사람들을 탓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오늘 교방사에서 패를 걸고 내보인 두 명의 여인은 보통 여인이 아니라 탐묵죄(貪墨罪)를 받고 유배를 떠나게 된 이부시랑(吏部侍郎) 심군섭(沈軍闊)의 여식들이었다.

3월 초, 심씨 가문이 조사를 받으며 심군섭이 감옥에 갇혔다. 전일, 심씨 가문에 속한 남자는 령남(嶺南)으로 유배를 떠났고, 여자들은 교방사로 잡혀왔다.

심수연(沈隨音)과 적저(嫡姐) 심서월도 교방사에 잡혀온 사람들 중 두 사람이었다.

교방사에 잡혀 왔다는 것은 듣기 좋게 말하면 예기(歌伎)가 되는 것이지만, 사실상 관기(官妓)와 마찬가지다.

심수연은 심씨 가문의 서녀(庶女)일 뿐만 아니라 평범하게 생긴 얼굴 탓에 귀족 가문 도련님들의 눈길을 자연히 끌지 못했다.

오늘 고관대작 가문 도령들이 모두 이곳에 모인 이유는 심씨 가문의 적녀(嫡女) 심서월을 만나기 위함이다.

"팡!"

북과 꽹과리가 요란하게 울리는 소리가 모든 소란을 잠재웠다.

비밀스럽게 닫혀 있던 유막이 열리자 얼굴을 반쯤 가린 심서월이 모습을 드러냈다. 얼굴을 반쯤 가린 면사포 위로 슬픔과 원망으로 가득 찬 두 눈만 반짝일 뿐이었다.

그야말로 월궁항아의 환생이라 할 정도로 아름다운 미모였으니.

심서월에 비해 뒤이어 등장한 심수연의 차림새에 모두가 눈살을 잔뜩 찌푸렸다.

심수연의 지나치게 화려한 치장에 묻어난 경박함은 청루(青樓)의 기녀와 다를 바 없었고, 이미 이골이 난 귀족 가문 도령들은 그녀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심수연은 빠르게 단상 아래를 살폈다. 적모(嫡母)가 없는 것을 확인한 그녀는 그리 실망하지 않았다.

필경 청루에 여인이 함부로 드나들 수 없을 뿐더러, 적모가 조금이라도 생각이 있는 사람이라면 직접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사람을 보냈을 것이다.

이러한 생각에 눈을 내리 뜬 심수연은 전날 아버지가 유배 가기 전 했던 말을 떠올리며 안색이 더욱 차갑게 변했다.

"연이, 내일 교방사의 사람들이 너희들에게 손님을 접대하도록 안배할 것이다. 서월이는 귀한 신분이니 절대 몸을 더럽혀서는 안 된다. 그러니 네가 언니 몫까지 도맡아 손님을 맞이해야 한다."

"네 남동생을 생각해야지. 령남에서 죽기를 바라는 건 아니겠지? 그러니 아비가 말한 대로 하거라. 심씨 가문이 다시 경성에 돌아오면, 너희 남매들도 일전에 누렸던 행복을 다시 누릴 수 있을 것이다."

머릿속에는 아버지의 위협적인 목소리가 계속 들려왔지만 심수연은 전날처럼 동요하지 않았다.

심군섭은 좋은 남편, 좋은 아버지기 아니었다. 그와 적모는 서로 진심으로 연모하는 부부였기에, 불쌍한 어머니는 적모를 대신해 불 속에서 처참한 죽음을 맞이해야만 했다.

심군섭은 심서월의 명예를 위해 아들의 목숨을 칼날로 삼아 그녀를 청루의 진정한 기녀로 만들려고 했다.

이런 상황에서 심씨 가문은 대체 무엇을 버리지 못할까?

오늘 밤에 일어난 모든 일은, 심수연이 직접 설계한 판을 뒤집을 술책이다.

그녀는 누구의 눈에도 들지 않기 위해 일부러 기녀들처럼 화려하게 치장했다.

처음부터 그녀의 뜻은 오직 하나였다.

이러한 생각에 잠긴 사이, 단상 아래 누군가 참지 못하고 먼저 높은 소리로 말했다. "황금 천 냥으로 심서월을 사겠소."

"자네도 경쟁에 합류하겠단 말이오? 황금 이천 냥, 심서월은 내 것이오!"

"사천 냥!"

"오천 냥!"

단상 아래 선 사내들은 더욱 높은 값을 부르며 다투기 시작했다.

모두가 심서월을 원했으며, 심수연을 향해 눈길 조차 건네지 않았다.

"황금 만 냥."

그때, 대문에서 낮게 깔린 목소리가 들려왔다.

고개를 살짝 들어올린 심수연은 오늘 그녀의 표적을 발견하고 눈을 가늘게 떴다.

남왕 육금환.

황제의 형제로 황실에서 실권을 손에 거머쥔 왕야이자 조당에서 거의 독보적인 힘을 보유한 실권자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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