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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7시.
개인 저택은 환한 불빛으로 가득했다.
민채아는 소박한 롱드레스를 입고 저택 대문 앞에 나타났다.
두 시간 전, 그녀의 남편 곽민준은 전화로 그녀에게 이렇게 말했다. "오늘 회사에 중요한 회의가 있어서 늦게 들어갈 것 같아. 먼저 자."
그러나 지금, 그는 이곳에서 다른 여자와 결혼식을 올리고 있었다.
주빈석에는 민채아의 친부모와 오빠가 나란히 앉아 있었다.
결혼식에 참석한 하객들도 대부분 그녀와 곽민준의 친척과 지인들이었다.
하지만 민채아는 이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
공기 중에는 장미 향과 침향이 뒤섞인 진한 향기가 가득히 퍼져 있었다.
'신복'이라는 이름의 향수는 민채아가 직접 조향하여 신혼 선물로 곽민준에게 선물한 향수였다.
그러나 지금, 이 소유와 복종을 상징하는 향기가 곽민준이 다른 여자와 결혼식을 올리는 현장에 가득 퍼져 있었다.
붉은 카펫의 끝자락에 선 곽민준은 새하얀 맞춤 정장을 차려입고 민유진을 애틋하고도 부드러운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민유진은 바로 민씨 가문에서 무려 20년 넘게 진짜 딸 행세를 해온 가짜 딸이었다.
민채아는 3년 전 민씨 가문에서 되찾은 진짜 딸로, 할아버지와 곽씨 가문의 어르신이 전우였던 인연으로, 손주들의 혼약을 미리 맺었던 터였다.
민씨 가문으로 돌아온 후, 그녀는 혼약에 따라 곽씨 가문의 후계자인 곽민준과 결혼했다.
공교롭게도, 곽민준은 민채아가 7년 동안 짝사랑해온 남자였다.
그녀는 이것이 하늘이 정해준 인연이라고 생각했고,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여자가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하지만 현실은 그녀에게 가혹한 따귀를 날렸다.
지금, 새하얀 웨딩드레스를 입은 민유진은 곽민준의 품에 안겨 살며시 불어오는 바람에도 쓰러질 것 같은 연약한 모습이었다.
현장에 울려 퍼지던 감미로운 결혼 행진곡이 민채아의 등장으로 인해 갑자기 날카로운 소리로 변조되었다.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순식간에 민채아에게 집중되었다.
민씨 가문 사람들의 얼굴에 번진 미소도 그 순간 굳어졌다.
"아니, 민채아가 왜 여기에 나타난 거지?"
"민채아한테는 비밀로 하자고 하지 않았어?"
"대체 누가 소식을 흘린 거야? 이제 큰일 났네."
곳곳에서 수군거리는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곽민준의 아내인 그녀가 지금은 불청객이 되어 있었다.
곽민준은 민채아를 발견한 순간, 눈빛에 당황한 기색이 스쳤지만 곧바로 평소와 같은 차분하고 냉정한 표정으로 바뀌었다.
그는 민유진을 낮은 목소리로 달래고 신부의 손을 들러리에게 맡긴 후, 긴 다리를 휘저으며 곧바로 민채아 쪽으로 걸어왔다.
그의 몸에서 은은히 풍기는 익숙한 삼나무 향기가 민채아를 감쌌다.
그녀가 한때 가장 매료되었던 향기였다.
"네가 왜 여기에 있어?"
곽민준이 입을 열고 처음 한 말은 변명도 해명도 아닌, 날카로운 추궁이었다.
민채아는 7년 동안 짝사랑해온 남자의 얼굴을 가만히 바라봤다.
깊게 파인 눈썹 뼈와 얇은 입술.
그녀는 갑자기 모든 것이 우스꽝스럽게 느껴졌다.
"내가 오면 안 되는 곳이야?"
민채아의 목소리는 마치 오늘 날씨라도 묻는 듯 무심하고 가볍게 들렸다. "내 남편이 결혼식을 올리는데, 내가 축하하러 오면 안 되는 거야?"
곽민준의 미간이 깊게 찌푸려졌다. 그것은 그가 인내심을 잃기 직전의 전조였다.
그는 한 발짝 앞으로 다가가 민채아의 손목을 세게 움켜쥐고 어두운 복도로 끌고 갔다.
복도에 도착한 그는 그제야 걸음을 멈추고 민채아의 손을 놓아 주었다.
"민채아, 제발 말썽 피우지 마. 유진이한테 남은 시간이 얼마 없어..."
곽민준은 정장 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냈지만 불을 붙이지 않고 초조하게 손가락 사이에서 만지작거렸다.
"간암 말기래. 의사 말로는 앞으로 보름밖에 남지 않았다고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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