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4764/coverorgin.jpg?v=3561c57a0699e3dca5ebe14f3e5aa518&imageMogr2/format/webp)
교외에 위치한 폐기된 창고.
"아악!" 김지안이 눈물을 펑펑 쏟아내며 비명을 질렀다. 그녀는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처럼 몸을 떨었다. "오빠! 운재야! 살려줘!"
"지안아!"
"지안이는 풀어줘. 김민정은 너희 마음대로 해도 돼!" 장남 김민준은 잔뜩 가라앉은 얼굴로 주먹을 움켜 쥔 채 놈들을 쏘아 봤다. 마치 사람이라도 죽일 듯한 눈빛이었다.
"지안이 머리카락 한 올이라도 건드리기만 해봐! 너희들 전부 찢어 죽일거야!" 둘째 김민혁의 안경에 싸늘한 살기가 비쳤고 이성이라곤 전혀 찾아 볼 수 없었다.
"조건은 원하는 대로 불러! 지안이만 풀어 주면 돼! 김민정 그 문제아는 너희 마음대로 해!" 셋째 김민현이 눈을 부라리며 소리쳤고 당장이라도 달려들 기세였다.
기둥에 묶인 김민정은 눈을 꼭 감았다. 눈물이 소리 없이 흘러내렸다.
김씨 가문에서 자신이 아무것도 아닌 존재라는 것을 일찍이 알고 있었다. 하지만 세 오빠의 입에서 자신을 포기하겠다는 말을 직접 들은 그녀는 가슴이 찢어질 것 같았고 숨도 제대로 쉬기 어려웠다.
그들의 차가운 말투는 마치 쓰레기를 버리듯 일말의 감정도 없었다.
하지만 그녀야 말로 그들의 친동생이다!
고생 끝에 겨우 다시 가족을 찾았건만!
김민정과 김지안은 함께 납치범에게 납치되었다. 몸 값을 받아내는 자리에서 놈들이 말했다. 둘 중하나만 풀어 주겠다고 말이다. 그러자 그녀의 세 오빠는 약속이라도 한 듯 전부 김씨 가문의 양녀 김지안을 선택했다.
"불쌍해서 어떡하냐? 네 오빠들은 너한테 전혀 관심이 없는 것 같네?"
납치범은 김지안을 풀어주더니 김민정의 턱을 잡고 비웃었다.
"우리 언니한테서 손 떼!" 김지안이 힘없는 목소리로 소리쳤다. 하지만 김민정은 그녀의 눈에 스치는 득의양양한 빛을 똑똑히 보았다.
이제 김민정에게 남은 마직막 희망이라곤 그녀의 약혼자 류운재 밖에 없었다.
멀지 않은 곳에 잘생긴 얼굴에 깔끔한 옷차림을 한 남자가 서있었다.
"운재야…" 김민정이 눈물을 글썽이며 그를 불렀다.
그녀는 그가 자신을 구해 주리라는 마지막 희망을 품고 애처롭게 그를 쳐다보았다.
곧이어 류운재의 차갑기 그지없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김씨 가문에서 이미 선택을 한 모양이군요. 저도 김씨 가문의 선택을 존중합니다. 저도 지안이를 선택하겠습니다."
그의 말은 마치 날카로운 칼날처럼 김민정의 심장을 꿰뚫었다.
너무 아팠다.
류운재, 그녀가 3년간 미친 듯이 사랑했던 남자다.
'냉정하고 무심한 인간!'
그녀의 입술이 가늘게 떨렸다. 아무 소리도 내지 못했다.
그녀는 한때 다정한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보던 그 얼굴을 뚫어지게 쏘아봤다. 지금 이 순간, 그의 얼굴은 낯선 사람처럼 차갑기만 했다.
과거, 그녀는 류운재를 구하려다 자칫 목숨을 잃을 뻔했다.
하지만 지금…
'하!'
류운재는 그녀에게 눈길 한번 주지 않았다. 그의 눈에는 오직 김지안 밖에 없었고 조심스레 밧줄을 풀어 주고 있었다.
/1/108471/coverorgin.jpg?v=4853de19ab276c01419e432ed07e6d1c&imageMogr2/format/webp)
/0/90853/coverorgin.jpg?v=ebf0a27ea7507fee1cd3b3e74da72070&imageMogr2/format/webp)
/0/89267/coverorgin.jpg?v=743fd0ff57c822b2e7c6f756516e7917&imageMogr2/format/web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