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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태준과의 결혼식이 몇 주 앞으로 다가왔다.
7년의 연애. 나는 우리의 미래가 완벽할 거라고 확신했다.
그런데 강태준은 머리를 다쳤다며 ‘선택적 기억상실’을 주장했다. 오직 나만 기억하지 못했다.
나는 그가 기억을 되찾게 하려고 애썼다. 그의 영상 통화를 엿듣기 전까지는.
“완전 천재적인 작전이었어.” 그는 친구들에게 자랑하고 있었다.
그의 기억상실은 결혼 전 인플루언서 클로이 반과 놀아나기 위한 가짜 ‘자유이용권’이었다.
심장이 무너져 내렸다. 나는 그의 거짓말을 믿는 척했다.
그가 대놓고 클로이와 시시덕거리는 것과 조롱하듯 보내오는 셀카 사진들을 모두 견뎌냈다.
그는 내 고통을 비웃었고, 클로이의 가짜 응급 상황을 우선시했다.
그가 일으킨 사고 후, 그는 다친 나를 버려두고 클로이부터 병원으로 보냈다.
심지어 경제적으로 나를 고립시키려 했다.
내 약혼자가 어떻게 이렇게 잔인하고 계산적인 괴물일 수 있을까?
그의 배신은 모든 추억을 독으로 물들였다.
그 끝없는 잔인함을 믿었던 내가 바보 같았다.
그의 뻔뻔함에 정신이 아득해졌다.
하지만 그의 희생양이 되지는 않을 것이다.
무너지는 대신, 차가운 계획이 머릿속에 피어올랐다.
나는 내 존재를 지우고, 오채원이라는 사람으로 다시 태어날 것이다.
그와 나의 과거, 그리고 그의 약혼반지를 영원히 버리고 사라져 내 자유를 되찾을 것이다.
제1화
서아라는 진주가 촘촘히 박힌 작은 티아라를 집어 들었다.
결혼식 때 쓸 ‘새로운 물건’으로 준비한 것이었다.
강태준과의 결혼식이 이제 겨우 3주 남았다. 7년. 그들은 길고도 행복한 7년을 함께했다.
적어도 아라는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 태준은 그녀를 기억하지 못했다.
그녀의 얼굴도, 이름도, 함께한 7년의 세월 단 하루도.
의사들은 선택적 기억상실이라고 했다. 그가 꼭 해야 한다고 우겼던 바보 같은 ‘장애물 달리기 대회’에서 머리를 살짝 부딪힌 후였다. 그는 자신의 부모님도, 사업도, 심지어 빌어먹을 강아지 초코까지도 기억했다.
오직 서아라만 빼고.
“정말 미안해요.” 그의 눈은 언제나 아라를 향한 따뜻한 사랑으로 가득했었는데, 이제는 그저 정중한 혼란만이 담겨 있었다. “좋은 분 같은데… 저는… 당신을 전혀 모르겠어요.”
아라는 티아라를 내려놓았다. 손이 떨리고 있었다.
그를 기억나게 해야만 했다. 그들의 모든 삶이 ‘태준 & 아라의 미래’라고 적힌 상자들 속에 담겨 있었다.
그녀는 며칠 동안 그들의 아파트를 사랑의 박물관으로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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