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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활한 바다가 그대로 내려다보이는 대교 위에서 두 대의 차량이 아슬아슬한 속도로 질주하는 모습은 마치 액션 영화 속 광란의 추격전을 방불케 했다.
복부가 찢어질 듯한 고통을 초인적인 의지로 견뎌낸 조서연은 핸들을 잡은 손에 더욱 힘을 주며 엑셀을 끝까지 밟았다. 그 순간, 차량은 굉음을 내며 대교 위를 미친 듯이 질주했다.
백미러에는 납치범의 차가 엄청난 속도로 따라붙고 있었고, 당장이라도 그녀의 차를 들이박고 바다 아래로 밀어낼 기세였다.
3시간 전에 조서연과 임혜지는 동시에 납치되었고, 죽을힘을 다해 임혜지를 데리고 납치범들의 소굴에서 도망쳐 나왔다.
그러나 납치범들은 두 사람을 이대로 놓아줄 생각이 조금도 없는 듯 대교 위에서 추격전까지 벌이며 끈질기게 따라붙는 것이다.
조수석에 올라탄 임혜지는 잔뜩 겁먹은 얼굴로 사시나무 떨듯 몸을 떨어대며 간신히 입을 열었다. "조서연, 만약 내가 살아 돌아가지 못하면 윤호는 절대 너를 가만두지 않을 거야!"
조서연은 핸들을 더욱 세게 움켜잡고 차갑게 식은 눈빛으로 임혜지를 노려봤다. "닥쳐."
엑셀에서 발을 떼지 않은 그녀는 머릿속으로 거리와 속도를 빠르게 계산하고 결정을 마친 듯 단호한 목소리로 소리쳤다.
"문 열고 뛰어내릴 준비 해!"
조서연은 말을 마치기도 전에 이미 운전석 손잡이에 손을 올려두고 있었다.
"나 못 하겠어." 잔뜩 겁에 질린 얼굴인 임혜지는 연신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너무 무서워. 뛰어내릴 수 없을 것 같아."
"그러면 넌 여기서 죽어." 조서연의 날카로운 눈빛은 흔들림 없이 단호했다.
해상 대교가 끝나는 지점에 급커브 터널이 있었다.
"지금이야!" 조서연은 조수석을 향해 높은 소리로 외쳤다.
그녀는 망설임 없이 엑셀에서 발을 떼고 차에서 뛰어내렸다.
얼굴이 새하얗게 질린 임혜지도 결국 조서연을 따라 차에서 뛰어내렸다.
위험천만한 급커브 길에서 두 사람이 동시에 뛰어내릴 줄은 납치범조차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쾅!" 하는 굉음과 함께, 속도를 줄이지 못한 두 차량은 결국 정면으로 충돌하고 말았다.
강한 충격에 의해 바닥을 몇 바퀴나 구른 조서연은 피투성이가 된 채 겨우 몸을 멈췄다.
온몸을 강타한 충격과 고통은 마치 뼈가 부서지는 듯한 통증과 비슷했다.
곧바로 두 사람이 탄 차가 굉음과 함께 폭발했고, 순식간에 번진 불길은 뒤에 따라붙은 차에 옮겨 붙으며 폭발의 여파가 다시 한번 조서연을 덮쳤다.
가슴 부근을 움켜잡은 그녀는 목구멍에 고인 피를 간신히 억눌러 삼켰다.
바로 그때, 그녀의 곁으로 고급 승용차가 경적을 울리며 다가왔다.
소리가 나는 방향으로 고개를 든 조서연의 눈에 반짝이는 희망이 비쳤다.
차에서 내린 남자는 바로 그녀의 남편 심윤호였다.
검은색 정장을 입고 빠른 걸음으로 다가오는 그의 얼굴에는 그녀가 여태껏 한 번도 보지 못한 조급함이 묻어났다.
떨리는 팔로 간신히 몸을 지탱하고 바닥에서 일어선 조서연이 비틀거리며 그를 향해 다가갔다. "여보..."
하지만 심윤호는 그녀를 거들떠보지도 않고 지나치더니 임혜지를 품에 꼭 끌어안는 것이다.
믿을 수 없다는 듯 눈을 크게 뜬 조서연은 적지 않게 충격 받은 얼굴이었다.
늘 그렇듯, 심윤호의 일 순위는 항상 임혜지였다.
가슴이 난도질 당한 느낌과 함께 온몸의 피가 차가워지는 것 같더니 발 밑에서부터 무기력감이 전해졌다.
심윤호는 그녀의 남편이지만, 그에게는 임혜지가 우선이었다.
두 사람이 동시에 죽음의 문턱에서 살아 돌아왔지만, 심윤호는 그녀의 상태도 확인하지 않고 임혜지를 위로했다.
임혜지를 품에 안은 심윤호는 조심스레 그녀의 몸 상태를 확인했다.
"혜지야, 다친 데는 없어?" 다급하게 묻는 그의 목소리에 걱정이 가득 묻어났다.
임혜지는 그의 어깨에 기대 흐느끼며 간신히 입을 열었다. "오빠가 제때 나타나지 않았다면, 조서연 손에 죽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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