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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고생 많았어. 보스, 집으로 돌아오신 걸 환영해."
축하연에서 고급 맞춤 슈트를 입은 젊은 남자가 아쉬움이 가득한 눈빛으로 임서현을 바라보고 있었다.
임서현은 화려한 이목구비에 차갑고도 아름다운 눈매를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그런 맑고 고운 눈동자 속에는 털끝만큼의 감정도 보이지 않았다. 심지어 목소리마저 차갑기 그지없었다.
"그래. 난 먼저 가볼게."
"보스, 내가 집까지 데려다 줄게."
도정문이 곧바로 말을 건넸다.
임서현은 거절하지 않았다.
차 안, 도정문이 그녀에게 한마디 물었다.
"보스, 이번에 집에 돌아가면 언제쯤 회사로 다시 나오실 생각이야? 요즘 우리 회사는 실적이 꽤 좋거든."
두 사람은 한 프로젝트를 통해 알게 된 사이였다. 때문에 도정문은 고작 19살 밖에 안 된 임서현이 얼마나 무서운 능력을 지닌 사람인지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녀를 끌어들여 함께 회사를 세웠고, 그렇게 세운 회사는 지금 이미 업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임서현은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생각이 정리되면 말해줄게. 지금은 그저 집에 가고 싶어."
"그래, 알겠어. 동생이 많이 보고 싶겠지. 걱정하지마, 보스. 동생은 아마 잘 지내고 있을 거야. 몇년 전부터 난 괜찮은 프로젝트가 있을 때마다 보스의 고모부한테 넘겨줬거든."
도정문은 마치 칭찬을 기다리는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임서현과 그녀의 여동생인 임서윤은 6살 때 부모님을 잃은 후 고모인 임수연의 손에서 길러졌었다.
임서현은 고개를 끄덕였다.
"고마워."
그녀는 가느다란 손가락으로 자신의 벚꽃 무늬가 새겨진 팬던트를 열었고 안에는 그녀와 여동생의 사진이 들어 있었다.
사진 속, 임서현은 무표정한 얼굴이었지만 반면 임서윤은 활짝 웃고 있는 모습이었다.
그 미소를 바라보고 있던 임서현도 저도 모르게 입 꼬리를 살짝 말아 올렸다.
부모님이 세상을 떠난 후, 그녀와 임서윤은 서로에게 의지하며 살아왔고 그녀의 동생 임서윤은 주위 사람들을 따뜻하게 해주는 마치 따스한 햇살 같은 존재였다.
열두 살 때, 임서현은 나라의 눈에 들어 기밀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되었다.
그곳에서 7년을 보냈고, 프로젝트가 드디어 마무리 된 지금, 그녀는 그제서야 집에 돌아와 여동생을 만날 수 있게 된 것이다.
'국가에서 받은 돈 대부분을 서윤이한테 보냈으니 지금쯤 서윤이는 분명히 잘 지내고 있겠지?'
한편, 임서현의 입술이 그려낸 곡선을 발견한 도정문은 눈이 휘둥그래졌다.
'세상에, 얼음장처럼 차가운 차도녀가 웃고 있다니.'
도정문도 덩달아 임서윤을 만나보고 싶었다.
차는 마침내 단지 입구에 도착했다. 집집마다 정원이 딸려 있는 꽤 고급스러운 단지였다.
이 저택은 임서현의 부모님이 남겨준 유산으로, 지금은 고모와 여동생이 살고 있다.
사전에 등기되지 않은 차는 안으로 들어갈 수 없었다. 임서현은 굳이 경비를 난처하게 하지 않고 차에서 내려 단지 안으로 걸어갔다.
한편, 집 대문 앞은 불빛이 환한데다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보아하니 잘 지내고 있는 것 같군.'
이런 생각에 임서현은 미소를 지으며 마당 안으로 들어서던 그때, 마당 한쪽에 있는 개 집이 눈에 들어왔다.
예리한 눈초리로 임서현은 그 안에 사람이 들어 있음을 발견했다.
어두운 나머지 비록 그 사람의 얼굴은 확인하기 어려웠지만, 개 집에 있는 사람이 그릇에 담긴 음식을 먹고 있다는 것 쯤은 알아 차릴 수 있었다.
'사람이 어째서 개집에 있는 거지?'
임서현은 미간을 찌푸리며 그 사람에게 다가갔다.
그러자 상대방은 깜짝 놀란 듯 다급히 개 집 안으로 몸을 숨겼다.
임서현은 더욱 의아해졌다.
바로 그 순간, 안에서 가늘고 나약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제발 더는 때리지 마세요. 저, 다시는 실수 안 할게요. 더 조심할게요…"
'이 목소린... 설마, 임서윤?!'
임서현은 두 눈이 휘둥그래져 마치 당장이라도 눈알이 튀어나올 것 같았다.
그녀는 곧바로 안에 있는 사람을 끌어냈다. 가까이서 보니, 어두운 불빛 속에서도 소녀의 얼굴을 확실하게 알아볼 수 있었다.
그 사람은 바로 임서현의 동생, 임서윤이었다.
"어..."
임서윤 역시 눈앞의 사람이 어쩐지 익숙하다고 느꼈는지 그저 멍하니 바라보다가, 이내 감히 믿기 어렵다는 표정을 지었다.
"서윤아, 너 맞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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