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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로운 그녀
"이혼하자, 그래."
한예름은 김도욱에게 일편단심이었다. 결혼한 3년 동안 한예름은 자신의 모든 빛과 칼날을 숨기고 오직 김도욱을 위해 헌신했다. 모든 사람이 부러워하는 그런 현명하고 소박한 아내의 모습, 김도욱이 원하는 대로.
하지만 그녀의 뜨거운 마음은 차갑게 바닥에 버려졌고 무정하게 짓밟혔다.
가벼운 이혼 서류로 끝나게 되는 한예름의 아름다운 꿈.
그녀는 절망 속으로 뛰어들었고 김도욱의 집을 떠났다. 가져간 건 오직 그녀의 소지품과 어린 시절 두 사람의 목숨을 구해줬던 트렁크뿐이었다.
원래의 세상으로 돌아온 한예름은 점점 깨닫게 되었다. 남자는 쓸모 없다는 것. 자신을 구원할 수 있는 사람은 오직 자신 뿐이라는 걸.
세계적으로 유명한 조향사, 정보 그룹 코브웹의 창시자, 해커 지상 지하 세계를 통제하는 신비 조직의 후계자도 그녀였다.
김도욱이 자신의 잘못을 깨달았을 때, 한예름은 이미 그가 닿을 수 없는 높이에 서 있게 되었다.
"예름아, 내가 잘못했어. 우리 어릴 때 좋았잖아. 내가 널 구해줬잖아, 기억나?"
한예름은 예쁜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글쎄, 그 기억, 정말 당신의 것이 맞을까?"
그러면서 옆에 있는 남자의 손을 꼭 잡고 부드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 남자는? 세계를 뒤흔드는 거물, 박운호인 것이다! 20
이혼한 전처가 거물이었다
남송은 3년 동안 현모양처 짓을 했다. 말을 잘 듣고 순진한 아내 모습을 보이면 유진운의 사랑을 받을 줄 알았다. 하지만 그 남자의 사랑은커녕 눈길조차 얻지 못했다니. 그리고 결국 여우짓을 하는 탁가운 때문에 이혼 서류까지 내놓았다.
그래, 이혼하지. 나도 이미 지칠 대로 지쳤으니까.
이혼을 깔끔하게 마무리한 남송은 자신의 모든 흔적을 지우고 유진운의 세상에서 완전히 사라졌다.
다시 만났을 때, 남송은 유진운이 닿을 수 없는 상대가 되었다.
"저랑 협업하겠다고요? 글쎄요? 급이 될지 모르겠네요."
남송은 눈을 가늘게 뜨고 손가락을 천천히 움직이며 입꼬리를 올렸다. 남자는 당황한 표정을 지으며 이내 다시 차가운 모습으로 돌아갔다. 후회의 마음이 가득 찼다.
남송을 가까이할 수록 유진운은 그녀에게 숨겨진 비밀이 많다는 것을 발견했다. 해킹의 신, 최고의 셰프, 세계적으로 유명한 의사, 조각 대사, 지하의 거물, 다 남송의 타이틀이었다.
유진운은 놀라움과 동시에 남송에 대한 호기심과 소유욕이 부풀어 오르기 시작했다.
"남송, 넌 내 거야."
"이봐, 유진운. 당신은 이미 내 선택이 아니야."
유진운, 어디 한 번 견지해 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