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첫 개인전이 열리는 밤이었지만, 내 알파 메이트인 권도혁은 보이지 않았다. 공기는 샴페인과 찬사로 가득했지만, 모든 칭찬은 나를 예술가가 아닌 ‘알파님의 메이트’라 부르며 뺨을 때리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때 뉴스 화면에서 그를 보았다. 그는 다른 여자, 알파 피메일을 카메라 플래시로부터 보호하고 있었다. 연회장의 속삭임이 사실을 확인시켜 주었다. 그들의 팩이 합병되고, 새로운 메이팅으로 그 계약이 봉인된다는 것을. 이건 단순히 그가 늦는 게 아니었다. 우리 관계에 대한 공개적인 사형 집행이었다. 그의 목소리가 차갑고 무심하게 내 마음속으로 파고들었다. “케이시에게 내가 필요해. 넌 오메가잖나. 알아서 처리해.” 사과가 아닌, 명령이었다. 지난 4년간 붙잡고 있던 마지막 희망의 끈이 마침내 끊어지는 순간이었다. 그는 나를 잊은 것이 아니었다. 그는 체계적으로 나를 지워버렸다. 내 비밀스러운 환상에서 태어난 수조 원짜리 앱의 공로마저 가로채고, 내 예술을 한낱 ‘취미’로 치부해 버렸다. 하지만 그날 밤, 조용하고 순종적이던 내 안의 무언가가 죽었다. 나는 뒷방으로 걸어 들어가 변호사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내 ‘가치 없는’ 예술에 대한 지적 재산권 양도 계약서로 위장한 ‘관계 거부 의식’ 문서를 작성해달라고 했다. 그는 절대 작은 글씨 따위는 읽지 않을 것이다. 내 영혼을 산산조각 냈던 바로 그 오만함으로, 그는 이제 자신의 영혼을 내던지려 하고 있었다.
내 첫 개인전이 열리는 밤이었지만, 내 알파 메이트인 권도혁은 보이지 않았다. 공기는 샴페인과 찬사로 가득했지만, 모든 칭찬은 나를 예술가가 아닌 ‘알파님의 메이트’라 부르며 뺨을 때리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때 뉴스 화면에서 그를 보았다. 그는 다른 여자, 알파 피메일을 카메라 플래시로부터 보호하고 있었다. 연회장의 속삭임이 사실을 확인시켜 주었다. 그들의 팩이 합병되고, 새로운 메이팅으로 그 계약이 봉인된다는 것을. 이건 단순히 그가 늦는 게 아니었다. 우리 관계에 대한 공개적인 사형 집행이었다.
그의 목소리가 차갑고 무심하게 내 마음속으로 파고들었다. “케이시에게 내가 필요해. 넌 오메가잖나. 알아서 처리해.” 사과가 아닌, 명령이었다. 지난 4년간 붙잡고 있던 마지막 희망의 끈이 마침내 끊어지는 순간이었다.
그는 나를 잊은 것이 아니었다. 그는 체계적으로 나를 지워버렸다. 내 비밀스러운 환상에서 태어난 수조 원짜리 앱의 공로마저 가로채고, 내 예술을 한낱 ‘취미’로 치부해 버렸다.
하지만 그날 밤, 조용하고 순종적이던 내 안의 무언가가 죽었다. 나는 뒷방으로 걸어 들어가 변호사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내 ‘가치 없는’ 예술에 대한 지적 재산권 양도 계약서로 위장한 ‘관계 거부 의식’ 문서를 작성해달라고 했다. 그는 절대 작은 글씨 따위는 읽지 않을 것이다. 내 영혼을 산산조각 냈던 바로 그 오만함으로, 그는 이제 자신의 영혼을 내던지려 하고 있었다.
제1화
서아리 POV:
갤러리 안의 공기는 무겁게 가라앉아 있었다.
비싼 샴페인 향과 인간들의 인공적인 향수 냄새, 그리고 캔버스 위에서 마르지 않은 유화 물감 냄새가 뒤섞여 코를 찔렀다.
하지만 내 영혼이 갈망하는 단 하나의 향기는 없었다.
소나무와 폭풍 직전의 짜릿한 전기의 향.
권도혁.
나의 알파. 나의 메이트.
그는 여기 있어야만 했다. 오늘은 나의 날, 내 첫 개인전이었다. 그가 우리의 집이라 부르는 차갑고 외로운 펜트하우스에서 캔버스 앞에 웅크리고 보낸 수년의 결실이었다.
불길한 예감이 온몸을 스쳤다. 나는 입고 있던 심플한 실크 드레스를 매만졌다. 깊은 밤하늘색의 우아한 드레스였지만, 마치 의상처럼 느껴졌다. 이 삶의 모든 것이 의상 같았다.
근처에서 누군가 잔을 부딪쳤다. “알파님의 메이트를 위하여! 정말 재능 있는 귀여운 오메가님이시네요.”
칭찬을 빙자한 말이었지만, 따귀처럼 날아와 박혔다. *알파님의 메이트.* 예술가 서아리가 아니라. 그저 그의 연장선. 하나의 액세서리일 뿐.
우리 팩의 정신적 공유 공간인 마인드링크를 통해, 이 방에 있는 다른 흑석 팩 늑대들의 생각이 느껴졌다. 어떤 것은 동정이었다. *어떡해, 바람맞았나 봐.* 다른 것들은 잔인한 만족감으로 가득했다. *저렇게 조용한 애가 감히 우리 알파님한테는 과분했지.*
마인드링크는 달의 여신이 팩을 하나로 묶고 가족을 만들기 위해 내려준 선물이었다. 하지만 오늘 밤, 그것은 속삭임의 감옥처럼 느껴졌다. 모든 속삭임이 내 심장을 날카롭게 찔러댔다.
나는 내 가장 큰 작품을 감상하는 한 인간 컬렉터를 향해 억지 미소를 지었다. 아이디어의 탄생을 표현한 은색과 그림자의 소용돌이. 그의 아이디어였다.
내 시선은 갤러리 끝에 있는 대형 스크린으로 향했다. 원래는 내 디지털 스케치들을 반복해서 보여주기로 되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생방송 뉴스 채널에 맞춰져 있었다.
그리고 그가 거기 있었다.
권도혁. 나의 권도혁.
그는 서울 시청 계단 위에 서 있었다. 완벽하게 재단된 슈트 속 넓은 어깨는 요새 같았다. 그의 강력한 몸은 보호하듯 기울어져, 쏟아지는 카메라 플래시로부터 다른 여자를 막아서고 있었다.
강채아. 적월 팩의 알파 피메일.
화면을 통해서도 그녀의 향기는 날카롭고 공격적이었다. 야생 생강과 사막의 태양. 그녀는 포식자였고, 동등한 존재였다. 라일락과 비 냄새가 나는 조용한 오메가가 아니었다.
갤러리 안의 속삭임은 더 커졌고, 더 이상 마인드링크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흑석과 적월 팩의 합병…”
“…동맹은 메이팅으로 봉인될 겁니다…”
“…진정한 파워 커플이네요. 알파와 알파 피메일이라니…”
세상이 기울었다. 뱃속의 샴페인이 위산으로 변했다. 이건 단순히 그가 늦는 게 아니었다. 공개적인 처형이었다. 나의 처형.
그때, 그의 목소리가 모든 소음을 뚫고 내 머릿속으로 직접 파고들었다. 우리의 개인 링크를 통한 차갑고 무심한 명령.
*케이시에게 내가 필요해. 넌 오메가잖나. 이까짓 소란쯤은 알아서 수습해. 축하한다.*
말투는 딱딱하고 조급했다. 사과의 기미는 조금도 없었다. 온기의 흔적조차 없었다. 알파가 부하에게 내리는 명령이었다.
그게 끝이었다. 지난 4년간 내가 필사적으로 붙잡고 있던 마지막 희망의 끈이 끊어졌다. 달의 여신이 엮어준 우리 사이의 신성한 결속은 갑자기 얼음처럼 차갑고 부서지기 쉬운, 금방이라도 산산조각 날 것 같은 얼어붙은 덩굴처럼 느껴졌다.
“괜찮으세요, 아리 씨?”
단단한 존재감이 갑자기 내 곁에 섰다. 갤러리 관장인 이선우였다. 그의 베타 향기, 따뜻한 흙과 오래된 책 냄새가 호기심 어린 시선과 생각들을 막아주는 위안의 방패가 되어주었다.
그의 목소리는 나만 들릴 정도로 낮았지만, 그의 분노는 마인드링크 안에서 조용한 비명처럼 울려 퍼졌다. *저 미친 알파 자식! 내 여동생의 심장을 부숴버린 마지막 놈과 똑같군. 오늘을 죽는 날까지 후회하게 될 거다!*
나는 떨리는 숨을 내쉬며 벽에 걸린 그림에 시선을 고정했다. 그것은 ‘에테르’ 프로젝트를 위한 내 초기 스케치 중 하나였다. 권우 그룹에 수조 원을 벌어다 준 혁신적인 앱. 그 영감은 내게 환상처럼 찾아왔다. 내 숨겨진 혈통의 선물, 이미지와 코드의 급류가 캔버스 위로 미친 듯이 쏟아져 나왔었다.
권도혁은 그것을 내 ‘취미’라고 불렀다. 그는 그것이 무엇인지, 물감 아래에서 고동치는 마법을 정확히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을 인정하는 것은 내 힘을 인정하는 것과 같았다. 그래서 그는 그것을, 그리고 나를 폄하했다.
그는 나를 잊은 것이 아니었다. 그는 체계적으로 나를 지웠다. 그는 내 영혼의 가장 신성한 부분, 내 백랑 혈통의 마법을 가져다가 자신의 이름을 새겨 넣었다.
작고 조용하게 지내는 것으로 살아남는 법을 배웠던 내 안의 조용한 부분이 마침내 죽었다. 그 자리에 유리 조각처럼 날카롭고 차가운 결심이 들어섰다.
나는 부서지지 않을 것이다. 무너지지 않을 것이다.
나는 반격할 것이다.
양해를 구하고, 나는 흔들림 없는 걸음으로 뒷방으로 향했다. 휴대폰을 꺼내는 내 손은 조금도 떨리지 않았다. 나는 중립적인 월광 의회의 보호를 받는 또 다른 영혼, 내 변호사 박서현의 연락처를 찾았다.
내 메시지는 안전한 암호화 채널을 통해 간단하게 전송되었다.
“서현 씨,” 나는 타자를 쳤다. “관계 거부 의식 문서를 작성해야겠어요. 내 ‘에테르’ 콘셉트 아트 전체에 대한 지적 재산권 양도 계약서로 위장해서요. 그는 절대 작은 글씨는 안 읽을 거예요. 오메가의 ‘취미’ 따위는 가치 없다고 생각하니까.”
전송 버튼을 눌렀다. 그 결정은 고통이 아닌, 다가오는 폭풍의 무서운 고요함과 함께 내 뼈 속에 자리 잡았다. 그는 이제 자신의 영혼을 내던지려 하고 있었다. 방금 내 영혼을 산산조각 냈던 바로 그 무심한 오만함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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