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결혼은 내가 직접 주최한 자선 갈라에서 끝장났다. 바로 전 순간까지, 나는 IT 업계의 거물 강태준의 임신한, 행복한 아내였다. 다음 순간, 한 기자의 휴대폰 화면이 그와 그의 어린 시절 첫사랑, 윤채리가 아이를 가졌다는 사실을 온 세상에 알렸다. 룸 건너편에서 나는 그 둘을 보았다. 그의 손은 그녀의 배 위에 놓여 있었다. 이건 단순한 불륜이 아니었다. 나와 우리 뱃속의 아기를 세상에서 지워버리는 공개적인 선언이었다. 수조 원짜리 기업 공개를 지키기 위해 강태준과 그의 어머니, 심지어 나를 입양한 부모님까지 나를 상대로 음모를 꾸몄다. 그들은 윤채리를 우리 집, 내 침실로 들였다. 내가 죄수가 되는 동안 그녀를 왕족처럼 대했다. 그들은 나를 불안정한 사람, 가문의 이미지에 위협이 되는 존재로 몰아갔다. 내가 바람을 피웠고, 내 아이가 그의 아이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마지막 명령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것이었다. 내 임신을 중단시키라는 것. 그들은 나를 방에 가두고 수술 날짜를 잡았다. 거부하면 끌고 가겠다고 협박했다. 하지만 그들은 실수를 저질렀다. 나를 조용히 시키려고 내 휴대폰을 돌려준 것이다. 항복하는 척하며, 나는 수년간 숨겨온 번호로 마지막 필사적인 전화를 걸었다. 그 번호는 내 친아버지, 권도형의 것이었다. 남편의 세상을 잿더미로 만들 수 있을 만큼 막강한 가문의 수장.
내 결혼은 내가 직접 주최한 자선 갈라에서 끝장났다.
바로 전 순간까지, 나는 IT 업계의 거물 강태준의 임신한, 행복한 아내였다.
다음 순간, 한 기자의 휴대폰 화면이 그와 그의 어린 시절 첫사랑, 윤채리가 아이를 가졌다는 사실을 온 세상에 알렸다.
룸 건너편에서 나는 그 둘을 보았다.
그의 손은 그녀의 배 위에 놓여 있었다.
이건 단순한 불륜이 아니었다.
나와 우리 뱃속의 아기를 세상에서 지워버리는 공개적인 선언이었다.
수조 원짜리 기업 공개를 지키기 위해 강태준과 그의 어머니, 심지어 나를 입양한 부모님까지 나를 상대로 음모를 꾸몄다.
그들은 윤채리를 우리 집, 내 침실로 들였다.
내가 죄수가 되는 동안 그녀를 왕족처럼 대했다.
그들은 나를 불안정한 사람, 가문의 이미지에 위협이 되는 존재로 몰아갔다.
내가 바람을 피웠고, 내 아이가 그의 아이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마지막 명령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것이었다.
내 임신을 중단시키라는 것.
그들은 나를 방에 가두고 수술 날짜를 잡았다.
거부하면 끌고 가겠다고 협박했다.
하지만 그들은 실수를 저질렀다.
나를 조용히 시키려고 내 휴대폰을 돌려준 것이다.
항복하는 척하며, 나는 수년간 숨겨온 번호로 마지막 필사적인 전화를 걸었다.
그 번호는 내 친아버지, 권도형의 것이었다.
남편의 세상을 잿더미로 만들 수 있을 만큼 막강한 가문의 수장.
제1화
서주아 POV:
내 결혼이 끝났다는 사실을, 나는 세상 사람들과 똑같은 방식으로 알게 되었다.
내가 주최한 자선 갈라에서 터지는 눈먼 카메라 플래시 속에서.
한순간 전까지만 해도 나는 미소를 짓고 있었다.
탄산수 잔을 우아하게 손에 들고, 내 안에서 자라는 아기, 우리의 비밀이자 기쁨에 대해 생각하며.
다음 순간, 한 기자가 내 얼굴에 휴대폰을 들이밀었다.
화면은 속보 알림으로 번쩍이고 있었다.
“강태준 대표님 아내분, 남편분의 깜짝 발표에 대해 한 말씀 해주시죠?”
헤드라인은 적나라하고 잔인했다.
폐 속의 공기가 얼음으로 변했다.
내 미소는 얼굴에 얼어붙었다.
금방이라도 금이 가고 산산조각 날 것 같은 연약한 가면처럼.
수백 개의 눈이 나를 향하는 것이 느껴졌다.
화려한 연회장을 통해 독의 파도처럼 퍼져나가는 수군거림.
나는 천천히, 로봇처럼 움직여 돌아섰다.
그리고 그가 있었다.
내 남편, 강태준.
그는 룸 건너편에 윤채리와 함께 서 있었다.
그의 손은 그녀의 허리를 소유욕 넘치게 감싸고 있었다.
그녀는 눈물 어린, 숭배하는 눈으로 그를 올려다보고 있었고, 그녀 자신의 손은 배의 희미한 굴곡을 보호하듯 감싸고 있었다.
완벽한 그림이었다.
아름다운 비밀을 세상과 나누는 사랑스러운 커플.
그 비밀은 내 것이어야 했다.
먹잇감을 감지한 독수리 같은 기자가 더 가까이 다가왔다.
“강 대표님과 별거 중이라는 게 사실인가요?”
마침내 나를 발견한 강태준의 눈에 공포가 스쳤다.
그는 기자와 휴대폰, 그리고 내 얼굴에 무너져 내리는 표정을 보았다.
윤채리를 잡은 그의 손아귀가 찰나의 순간 꽉 조여졌다가, 얼굴이 창백해지며 풀렸다.
붐비는 방을 가로질러 우리의 시선이 마주쳤다.
그 정지된 단 한 순간에, 우리 인생의 7년이 스쳐 지나가고 죽었다.
그의 첫 앱 코드를 짜는 걸 밤늦게까지 도와주던 밤들.
내 입양 부모님이 내 직업 선택을 비난했을 때 그가 나를 안아주던 방식.
지난주, 우리 아기, 우리 아들에게는 우리 둘 다 진정으로 가져보지 못했던 사랑을 주자고 속삭였던 약속.
모든 것이 재로 변했다.
차갑고 조용한 분노가 내 가슴속에서 쌓이기 시작했다.
빙하 같은 힘이 충격을 밀어냈다.
나는 그를 향해 걷기 시작했다.
방 안의 수군거림이 멎고, 군중은 홍해처럼 내 앞에서 갈라졌다.
유일한 소리는 대리석 바닥에 내 구두굽이 부딪히는 단호하고 규칙적인 소리뿐이었다.
한 걸음 한 걸음이 우리 결혼의 기초를 내리치는 망치질이었다.
나는 그의 바로 앞에 섰다.
윤채리는 쳐다보지도 않았다.
내 온 세상은 강태준의 잘생기고 배신적인 얼굴로 좁혀졌다.
“내가 믿을 만한 거짓말을 생각해 낼 시간, 60초 줄게.”
내 목소리는 모든 온기가 사라진 채 위험할 정도로 낮게 깔렸다.
그가 입을 열었다.
그의 카리스마 넘치는 매력이 이미 발동하고 있었다.
“주아야, 자기야, 보이는 게 다가 아니야. 집에 가서 다 설명할게.”
나는 그가 말을 끝내게 두지 않았다.
내 손이 저절로 움직였다.
움직임의 잔상.
그의 뺨에 내 손바닥이 부딪히는 소리가 텅 빈 연회장의 정적 속에서 메아리쳤다.
관객들 사이에서 일제히 터져 나온 경악의 숨소리.
강태준은 충격에 빠진 채 서 있었다.
내 손자국이 그의 피부에 붉게 피어났다.
그는 화나 보이지 않았다.
그저… 딱 걸린 표정이었다.
“제발, 태준 씨 탓하지 마세요!”
윤채리의 목소리는 가짜 연약함이 섞인, 달콤한 속삭임이었다.
그녀는 우리 사이에 끼어들며 그의 가슴에 손을 얹었다.
“다 제 잘못이에요. 제가… 제가 외로워서. 태준 씨는 그냥 친절하게 대해준 것뿐이에요.”
완벽한 타이밍에 눈물이 그렁그렁한 그녀의 눈이 내게 고정되었다.
그 눈에는 사과가 없었다.
오직 승리감뿐이었다.
내 안의 분노가 마침내 얼음을 깨고 터져 나왔다.
뜨거운 눈물 한 방울이 흘러나와 내 차가운 뺨을 타고 길을 그렸다.
마지막 남은 평정심이 산산조각 나는 것을 느꼈다.
강태준이 필사적인 목소리로 내게 손을 뻗었다.
“주아야, 제발.”
그는 나를 품에 안으려 했지만, 나는 불에 덴 듯 그의 손길을 피했다.
“만지지 마.”
나는 목이 메어 내뱉었다.
그의 홍보 담당자가 그의 곁에 유령처럼 나타나 귀에 다급하게 속삭였다.
강태준의 턱이 굳어졌다.
그는 홍보 담당자, 지켜보는 수많은 얼굴들, 윤채리의 애원하는 표정, 그리고 마지막으로 나를 번갈아 보았다.
그의 눈에 어린 계산이 역겨웠다.
“그 아이는 내 아이야.”
그의 목소리는 이제 나를 위한 것이 아니라, 듣고 있는 모두를 위한, 명확하고 단호한 목소리였다.
“채리와 나는 오랜 인연이 있어. 우린 함께 이겨낼 거야.”
윤채리는 부드럽게 흐느끼며 그에게 기댔다.
그의 비싼 양복에 얼굴을 묻었다.
그는 팔로 그녀를 감싸 안았다.
보호적인 제스처.
그가 만든 폐허 속에 홀로 서 있는 임신한 아내인 내게는 보여주지 않은 제스처.
“태준 씨, 무슨 말이야?”
나는 속삭였다.
말이 목구멍에 걸렸다.
“우리 아기는?”
그는 마침내 나를 보았다.
그의 눈은 어두운 고통으로 가득 차 있었지만, 그건 나를 위한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위한 것임을 알았다.
내가 상징하는 불편함 때문에.
“집에서 얘기해.”
그는 낮고 긴장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그는 우는 윤채리를 출구 쪽으로 이끌기 시작했고, 그의 팀은 왕실 근위대처럼 그들 주위로 대열을 갖췄다.
그는 나를 떠나고 있었다.
그는 나를 여기에, 이 굴욕을 마주하도록 홀로 남겨두고 있었다.
그들이 멀어지는 동안 나는 얼어붙은 채 서 있었다.
그의 공개적인 선언의 무게가 질식할 듯한 수의처럼 나를 덮쳤다.
그는 단지 불륜을 인정한 것이 아니었다.
그는 공개적으로 다른 여자의 아이를 자기 아이라고 주장했고, 그렇게 함으로써 우리 아이를 지워버렸다.
다리에 힘이 풀려 뒤로 비틀거렸다.
손대지 않은 샴페인 잔이 가득한 테이블에 몸을 기댔다.
방이 돌기 시작했다.
그의 회사, TJ 테크는 10년 만에 가장 큰 규모의 기업 공개를 앞두고 있었다.
스캔들, 지저분한 이혼, 사생아.
그것은 재앙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임신한 어린 시절 친구 곁을 지키는 IT 거물?
그건 의리의 이야기였다.
고귀했다.
그것은 그의 야망의 제단에 나와 우리 뱃속의 아이를 희생시키는 거짓말이었다.
그의 경호원 중 한 명이 나를 옆문으로, 캐묻는 눈과 터지는 카메라를 피해 내보내기 위해 다가왔을 때, 역겨운 깨달음이 떠올랐다.
강태준은 단지 실수를 한 게 아니었다.
그는 선택을 한 것이었다.
그리고 그는 나를 선택하지 않았다.
그는 그녀를 선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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