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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 어르신, 다른 건 몰라도 제 두 딸만큼은 정말 괜찮은 아이들입니다! 어르신의 두 아드님과 짝이 되기에도 손색이 없지요. 두 아이가 혼인하고 나면, 이번 결정이 얼마나 완벽하고 옳았는지 분명히 아시게 될 겁니다!"
익숙한 목소리가 귓가에 들려왔다. 최아린은 눈을 번쩍 뜨고 숨을 크게 들이마셨다. '분명 18층에서 떨어져 죽었는데… 어떻게 최씨 저택에 있는 거지?'
거실 창가는 환하게 밝아 있었고, 돔형 유리 천장 너머로 햇살이 그대로 쏟아져 내렸다. 공기 중에는 은은한 꽃향기가 맴돌고 있었다.
그 순간, 최아린은 기억이 또렷이 되살아났다. '지금은… 임씨 가문의 어르신이 혼담을 위해 최씨 가문을 직접 찾아왔던 바로 그해잖아.'
바로 그해, 최아린은 임씨 가문의 둘째 아들 임도준을 선택했다. 그리고 그 선택은 훗날 그녀를 어둠뿐인 인생과 죽음으로 이끄는 시작이 되었다.
최아린은 속으로 중얼거렸다. '설마… 내가 다시 태어난 건가? 잘됐다. 하늘이 다시 한 번 기회를 준 거라면, 이번엔 절대 같은 길을 걷지 않을 거야. 나를 해쳤던 자들, 모두 피로 값을 치르게 만들겠어!'
임씨 가문은 A시 전반에 걸쳐 수많은 산업을 소유한 거대한 가문이었다. 그들과 사돈을 맺는 일은 누구나 한 번쯤 꿈꿀 만큼 막강한 기회였다.
그런데 임씨 가문은 최씨 가문을 선택했다.
두 집안의 어르신은 과거 전우 사이였고, 최아린의 할아버지 최병호가 임태성 어르신의 목숨을 구해준 인연도 있었다. 그 인연을 계기로, 두 가문은 오래전부터 자식들을 약혼시키자는 약속을 나눴다. 이제 양가의 손주들이 모두 혼기에 접어든 만큼, 이 혼담을 성사시킬지 여부를 두고 임씨 가문이 먼저 입장을 밝히기 위해 직접 찾아온 것이었다.
최근 몇 년 사이 최씨 가문의 사업은 눈에 띄게 기울고 있었다. 임씨 가문이 과연 약속을 지켜줄 거라고는 기대조차 하지 않았던 터라, 이 제안이 반가울 수밖에 없었다. 그런 상황에서 어찌 거절할 수 있었겠는가?
최아린의 눈빛이 서서히 어두워졌다. 지난 생에서, 그녀의 여동생 최유나는 한발 앞서 임씨 가문의 첫째 아들, 임연우를 선택했다.
임연우가 임씨 가문 상업 제국의 법적 상속인이었기 때문이다. 그와 혼인만 하면 평생을 풍족하고 화려하게 살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임연우에게는 이미 마음에 둔 사람이 있었다. 최씨 가문의 딸과의 결혼은 어디까지나 부모의 뜻을 거스를 수 없어 마지못해 받아들인 선택이었을 뿐이었다.
결혼 후, 임연우와 최유나는 거리를 두었고, 사람들 앞에서는 다정한 부부였지만, 뒤에서는 각자의 삶을 살았다.
늘 오만방자하던 최유나가 그런 현실을 어떻게 견뎠겠는가?
그녀는 임연우가 마음에 둔 여자를 여러 차례 몰래 해치려 했고, 결국에는 임연우마저 죽음으로 몰아넣고 말았다…. 그리고 최유나 역시 좋은 끝을 보지 못하고, 난산으로 죽는 결말을 맞았다.
그 순간, 최아린은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마침 임도준과 시선이 마주쳤다.
임도준은 잠시 움찔하는 듯하더니, 곧 봄바람처럼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
그는 온화하고 품위 있었으며, 미소는 은은했고, 요즘 인터넷에서 유행하는 고풍 콘셉트의 미남상과 다르지 않았다.
그러나 최아린은 소름이 끼쳐 온몸이 굳어졌다. 그 온화한 얼굴 아래에 어떤 짐승이 숨어 있는지, 그녀보다 더 잘 아는 사람은 없었다.
전생의 기억이 물밀듯 밀려오자, 최아린의 얼굴은 순식간에 새하얗게 질렸다. 무의식적으로, 그녀는 임도준의 시선을 피했다.
"자네도 마음이 있다면, 두 아가씨가 누구와 혼인할지 직접 결정하게 하는 건 어떤가?" 임태성이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요즘 세상에 얼굴도 모른 채 결혼하는 일은 이미 유행이 지났지. 하지만 우리 같은 집안일수록 더 조심해야 하네. 남에게 속지 않도록 말이야. 특히 여자아이들은 더더욱. 세상엔 여자를 이용하려 드는 남자들이 적지 않으니까."
최아린의 아버지, 최준영이 맞장구치듯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지당하신 말씀입니다."
최아린은 고개를 숙인 채, 왼손으로 오른손의 손바닥과 엄지 사이를 세게 꼬집었다. 찌르는 듯한 통증이 정신을 또렷하게 붙들어 주었다.
이번 혼사를 최씨 가문이 거절할 가능성은 없었다. 그녀든 최유나든 누가 반대하더라도, 선택권은 처음부터 주어지지 않은 것이나 다름없었다.
"아버지!" 최유나가 먼저 입을 열었다. "저는 임도준 씨를 선택하겠어요."
그때, 최아린의 눈빛이 미세하게 흔들렸다. '이번엔… 최유나의 선택이 왜 지난 생과 완전히 다른 거지?'
새어머니 임민서는 날 선 시선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낮게 말했다."다시 한번 잘 생각해 보렴!"
임연우는 머지않아 임씨 가문의 거대한 상업 제국을 물려받을 사람이야. 반면 임도준은 연구에만 파묻혀 사는 한심한 책벌레일 뿐인데, 그런 사람을 따라가서 대체 무슨 득이 있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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