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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 밤, 제원 별장.
넓고 환한 거실에 두 사람이 마주 보고 앉아 있었다. 그들 앞에는 이혼 합의서 한 부가 놓여 있었다. 깔끔하게 다려진 정장을 입은 남자는 완벽한 이목구비에 무심한 표정으로, 온몸에서 강렬한 압박감을 풍겼다.
그의 차가운 시선이 맞은편에 아무 말 없이 앉아 있는 여자에게 멎었다. 그의 눈동자는 바깥의 한밤중처럼 깊고 어두웠다.
"월요일에 이혼하자." 윤현우가 반론의 여지가 없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말투는 차가웠고 목소리는 낮게 잠겨 있었다. "이혼 합의서에 적힌 보상 외에, 더 필요한 게 있으면 말해."
"갑자기 왜요?" 안희의 목소리가 평소보다 몇 톤은 낮아졌다.
윤현우가 간단하게 대답했다. "가원이가 돌아왔어."
가원이가 누구인지, 안희도 알고 있었다. 짧은 침묵 후, 그녀는 대답했다. "좋아요."
윤현우가 잠시 멈칫했다.
그녀가 이렇게 시원스럽게 동의할 줄은 예상하지 못한 듯했다.
안희는 이혼 합의서를 펼쳤다. 빽빽하게 적힌 글씨를 보자, 윤현우와의 일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2년 전 그들은 강성 안야 클럽에서 처음 만났다. 심란했던 그녀는 실연당한 윤현우를 만났고, 술 두 잔에 마치 지기라도 만난 듯 이야기가 잘 통했다.
막장 같은 하룻밤은 없었고, 술을 마신 후 각자 헤어졌다.
그를 다시 만난 것은 그날 밤으로부터 사흘 뒤였다. 윤현우는 특별보좌관을 데리고 찾아와 그녀에게 결혼 이야기를 꺼냈다.
그녀는 승낙했다.
혼인신고를 한 후 그는 그녀에게 정말 잘해주었다. 세심하게 돌봐주고, 어려운 일이 생기면 가장 먼저 해결해 주었으며, 아플 때는 직접 약을 타주고, 머리를 감으면 손수 말려주는 등, 더할 나위 없이 사이가 좋았다.
반년 전 그가 한 통의 전화를 받기 전까지는.
그 통화 이후, 그는 변했다.
자신에게 냉담하고 거리를 두었으며, 더는 다정하지 않았다.
바로 그날 그녀는 알게 되었다. 윤현우가 자신과 결혼한 이유, 결혼 후 자신에게 그토록 잘해준 이유가, 전부 그녀가 그의 마음속 '백월광'인 허가원과 3할가량 닮았기 때문이라는 것을.
거기까지 생각한 안희는 입술을 깨물며 윤현우에게 덤덤히 물었다. "방금 제가 원하는 보상, 뭐든 말해도 된다고 하셨죠?"
"그래." 윤현우가 간결하게 대답했다.
"어떤 보상이든 상관없어요?" 안희가 그를 올려다보았다. 정교한 이목구비에는 평소의 생기가 없었다.
그런 눈빛을 받자, 윤현우의 마음속에 한 줄기 죄책감이 피어올랐다. "어."
그는 이미 다 생각해 두었다.
안희가 터무니없는 요구만 하지 않는다면, 그는 최대한 들어줄 생각이었다.
지난 한 해 동안, 그녀는 그에게 꽤 잘해주었으니까.
"그럼 됐어요. 차고에 있는 제일 비싼 슈퍼카, 그거 주세요."
"좋아."
"교외에 있는 별장 한 채도요."
"그래."
"결혼하고 당신이 번 돈, 우리 반반해요."
이 말을 듣자,
내내 표정 변화가 없던 윤현우의 눈썹이 드디어 꿈틀했다. 자신이 잘못 들었을까 봐, 얇은 입술을 열며 물었다. "뭐라고?"
"혼후 재산은 부부 공동 재산이에요. 계산해 봤는데, 당신의 투자 수익을 제외하고 결혼 2년 동안의 월급이랑 회사 배당금을 합치면 수십억은 될 거예요." 안희는 농담기 하나 없이 진지하게 말했다. "많이도 안 바랄게요. 제게 4할만 주면 돼요."
"???" 안희의 말이 이어졌다."
물론, 제 수입도 당신에게 4할 줄 거고요."
"안희!" 윤현우가 화를 냈다.
방금 전 죄책감을 느꼈던 자신이 미쳤던 게 틀림없다. 예전엔 그녀가 이렇게 돈을 밝히는 줄 미처 몰랐다.
안희는 그를 올려다보며 아주 진지하게 물었다. "안 돼요?"
당연히 안 되지!
윤현우는 생각할 겨를도 없이 부정했다.
"안 되면 말고요." 안희는 손에 쥔 사인펜을 내려놓았다. "다음에 어르신들 뵐 때, 당신이 혼중에 정신적으로 바람피운 일에 대해 말씀드리면 되겠네요. 분명 기꺼이 제 편을 들어주실 거라고 믿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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