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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강시의 겨울은 유난히도 매서웠다. 캄캄한 밤하늘에 굵은 눈발이 쏟아지고, 추위는 뼛속까지 스며들어 은은한 통증을 일으켰다.
문하윤은 머릿속이 핑 돌며 어지러움을 느꼈다.
그녀는 애써 버티며 간신히 침대에서 일어나려 했다.
그러나 그녀가 상황을 파악하기도 전에 누군가 머리채를 거칠게 잡아채며 불현듯 뺨을 날렸다. 그 순간, 어지럼증이 더욱 심해졌다.
조금 전만 해도 그녀는 시신 한 구를 해부했고, 퇴근길에 누군가에게 습격당해 의식을 잃었다가 눈을 뜨니 이곳에 와 있었다.
문하윤은 곧바로 알아차렸다. 자신을 기절시킨 약물은 에테르였다. 에테르는 독성은 약하지만 전신 마취를 유발하는 약물이었다.
문하윤은 뺨에 남아있는 아픔은 전혀 개의치 않고 비틀거리며 창가로 달려갔다. 창문을 열자, 차가운 바람과 함께 신선한 공기가 밀려들어 몽롱하던 머릿속이 점차 맑아졌다.
그 순간, 나지막이 미소를 짓는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문하윤은 잠시 멈칫하더니 이내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희미한 불빛이 드리운 방 안, 요란하고 화려하게 치장한 여자가 의자에 앉아 있었다.
그리고 그녀의 뒤에는 두 명의 건장한 사내가 서 있었다.
그 모습에 문하윤은 순식간에 움츠러들었다.
"당신들 누구예요? 왜 저를 납치한 거죠?"
여자는 담배에 불을 붙여 은근히 한 모금 빨아들였다. 그러더니 손가락 사이에 담배를 끼운 채, 그제야 비로소 문하윤을 바라보았다.
"하루 전, 네가 투신자살한 여자의 시신을 해부했다지?"
왜 그런 걸 묻는지 알 수 없었지만, 문하윤은 고개를 끄덕였다.
"결과는? 어떤데?"
"그분은 죽기 전에 비인간적인 학대를 당했어요. 온몸에 다발성 골절과 타박상이 있었고, 그리고..."
"그리고 뭐?" 여자는 무심히 등을 젖히고, 길게 늘어뜨린 굵은 웨이브 머리카락 너머로 비웃듯 시선을 보냈다.
문하윤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결국 입을 열었다. "그녀의 몸 안에서, 수십 명의 정액이 검출됐습니다. 죽기 전에 성폭행을 당한 거예요."
그 말에 여자는 소리 내어 웃었다. "내 이름은 맹유진이야. 사람들은 날 유진 언니라고 부르지."
맹유진은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나 문하윤에게 다가갔다.
그러다 얼굴에 걸린 웃음을 순식간에 지워내며, 눈빛을 매섭게 바꾸었다.
"다음 질문에는 똑바로 대답해. 그렇지 않으면, 네 꼴도 똑같아질 테니까."
문하윤은 깜짝 놀랐다.
그때, 그녀는 무의식적으로 물었다. "여긴 어디예요?"
"스카이라인 카지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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