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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남일, 너 미쳤어? 세아와 상의하지도 않고 골수를 윤나연한테 줬어?"
강성 사립병원 VIP 병실. 병실에 뛰어든 정채윤이 정남일을 향해 소리쳤다.
마침 약을 받아온 송세아는 병실 문 앞에서 남편과 시누이의 말다툼 소리를 고스란히 엿들었다.
"누나, 나도 어쩔 수 없었어요." 정남일의 목소리는 차갑게 가라앉았다. "윤나연은 지금 위급한 상황이란 말이에요, 송세아의 골수만이 나연이를 살릴 수 있어요."
그 말이 들려오자 송세아는 심장이 차갑게 식는 것을 느꼈다.
'윤나연?'
정남일의 첫사랑!
윤나연이 돌아왔다고?'
그러니까,
정남일이 미래의 아기를 위한 시험관 수술 전 검사라고 하며 직접 예약했던 그것이 바로...
바로 윤나연을 위한 골수 기증이었다고?
그러니 이게 다 거짓말이었어?'
"너 어쩜...남일아, 세아의 몸은 계속 안 좋았잖아. 얼마 전에는 고열로 며칠 동안 침대에서 일어나지도 못했어. 그런 애를...잠깐만! 혹시 강제로 골수를 뽑았기 때문이야?"
정채윤은 믿을 수 없다는 듯 분노에 찬 목소리로 물었다. "윤나연이 너한테 약이라도 먹였어? 그때 윤나연 때문에 죽을 뻔한 거 잊었어? 그 여자 때문에 너 5년 동안 꼼짝 못하고 침대에만 누워서 지냈잖아. 그 5년 동안 널 돌본 게 누구야! 응? 네 아내야! 송세아라고! 이제 몸을 추스르고 일어나니 언제 그랬냐 싶은 거지? 응? 지 버릇 개 못 준다더니 또 그 재수없는 여자 때문에 지 마누라 목숨까지 내팽개치려는 거야?"
"그만해요." 정남일이 그녀의 말을 가로챘다. "골수 이식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고, 세아도 이제 괜찮아요. 그러니 더 이상 언급하지 마요. 나연이도 이제 막 회복했으니 누나가 그러면 기분이 상할 거예요."
그러자 정채윤은 악을 쓰며 소리쳤다. "그럼 세아는? 네 마누라 송세아는 대체 뭔데?"
병실 밖에서 모든 걸 엿들은 송세아는 후들거리는 두 다리를 부여잡고 차가운 벽에 기대어 무너져 내리는 몸을 겨우 지탱했다. 그 순간, 온몸의 피가 얼어붙는 것만 같았다.
갑자기 강한 메스꺼움이 목구멍을 치고 올라오며 주체할 수 없이 구역질을 해댔다.
'이런 개자식!'
송세아는 스무 살 되던 해 정남일을 만나 첫눈에 반했다.
5년 전, 윤나연으로 인해 원한을 사게 된 정남일은 잇따른 보복에 사경을 헤매게 되었다.
위기의 순간, 송세아는 목숨을 걸고 정남일을 구했고, 그 과정에서 괴한이 휘두르는 칼에 세 곳을 찔렸다.
그녀가 구출되었을 때, 온몸이 피투성이였다.
그리고 그녀가 퇴원할 때, 정남일은 눈시울이 붉어진 채 그녀를 꼭 끌어안고 평생 그녀만 사랑하겠다고 약속했다.
결혼 후, 그는 다정하고 자상하며 아내만 바라보는 완벽한 남편이었다.
그래서 그녀는 자신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여자라고 믿었다.
하지만 정성스럽게 가꿔온 두 사람의 행복이
건강 검진 한 번으로 산산조각 날 줄은 꿈에도 몰랐다.
병실 안에서 들려오던 격렬한 말다툼 소리가 어느덧 잠잠해진 것 같았다.
송세아는 숨을 깊게 들이마시고 허리를 곧게 편 다음, 무거운 병실 문을 열었다.
병실 안, 눈시울이 붉어진 정채윤은 그녀가 들어오는 것을 보고 당황함을 금치 못했다.
소리를 듣고 뒤돌아선 정남일의 눈빛에 죄책감이 스치는 듯하더니 이내 평소의 다정한 눈빛으로 바뀌었다. "약 받아왔어?"
말과 함께 그녀 앞에 다가선 그가 약 봉투를 건네받으려고 자연스럽게 손을 내밀었다.
그러나 송세아는 그의 손을 슬쩍 피하며 담담한 목소리로 물었다. "응. 이제 집에 가도 돼?"
정남일은 아무렇지 않은 듯 손을 거두고 다정하게 미소 지었다. "그래. 집에 가자."
병원을 나설 때, 간호사 스테이션을 지나자 두 젊은 간호사의 부러움 가득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정 선생님과 사모님 좀 봐. 정말 선남선녀가 따로 없다니까."
"사모님은 정말 행복하겠어. 정 선생님은 잘생긴 데다 돈도 많고, 스캔들 한 번 없었잖아. 딱 소설 속 남주라니까."
"그러게. 사모님은 전생에 나라를 구했나 봐. 그렇지 않고서야 저렇게 완벽한 남편을 만날 리 없지."
'완벽한 남편?'
송세아는 마음속으로 차갑게 실소했다.
'내 능력을 이용해 회사에서 입지를 다진 남자가?
이제는 애인을 위해 자신의 아내를 언제든지 이용할 수 있는 장기 저장고로 여기는 남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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