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공을 줄 테니 목숨을 내놔라!

군공을 줄 테니 목숨을 내놔라!

rabb

역사 | 1  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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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생에서 그녀는 나라를 위해 5년 동안 피를 흘리며 싸웠지만, 군공은 여동생이 가로챘다. 그녀의 약혼자는 시종일관 수수방관했고, 오히려 그녀의 여동생과 손잡고 그녀를 깊은 나락으로 밀어뜨렸다. 좌절에 빠진 그녀는 결국 첫눈이 내리는 밤에 비참한 죽음을 맞이했다. 다시 태어난 그녀는 전생에 자신을 배신한 모든 자들에게 피의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고 맹세했다. 그녀는 위선적인 가족과 속내가 시커먼 약혼자를 앞에 두고 냉소를 터뜨렸다. "군공? 상? 약혼자? 다 필요 없어! 그러니 너희들이 가져!" 궁중 연회에 참석한 그녀는 모두가 경악하는 가운데서 황제를 향해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는 휠체어에 앉아 어둑한 구석에서 몸을 숨기고 있는 예왕을 가리키며 폐하께 청을 올렸다 "폐하께 청합니다, 신녀와 예왕 전하의 혼인을 허락해 주시옵소서!" 도성 전체가 술렁임에 빠졌다! 예왕 강운혁은 두 다리를 못쓰는 불구가 되었고 성격 또한 괴팍하여 모두가 꺼리는 인물이었다. 모든 사람들은 그녀가 미쳤다고 비웃었고, 스스로 죽음을 자초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녀는 깊이 숨겨진 이 남자의 날카로운 기개와 힘을 주목했다. 그녀는 불구가 된 그의 두 다리를 치료했고, 그가 다시 위엄을 떨칠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도왔다. 반면, 강운혁은 그녀에게 평생의 안정을 약속했고, 그녀의 가장 든든한 버팀목이 되었다. 그녀의 군공을 채간 여동생이 콧대를 세우고 으스댈 때, 어머니가 그녀의 운명을 조종하려고 음모를 꾸밀 때... 그녀와 예왕은 손을 맞잡고 그들의 음모를 하나 둘씩 밝혀냈다. 다시 일어선 예왕이 절대적인 권력을 잡게 되었고, 그녀는 진정한 호부를 내보이며 군부의 전면적인 지지를 받았다 사람들은 그제서야 깨달았다. 그들이 헌신짝처럼 내버린 두 사람이 손을 맞잡고, 이제 이 천하를 굽어보고 있었다는 사실을.

제1화다시 태어나다

"지영아, 네 동생 하영이가 어릴 적부터 몸이 약하지 않았느냐. 그간 우리 곁에서 고생이 많았다. 이번에 네가 세운 군공과 하사품은... 하영이에게 양보하는 것이 어떻겠니?"

귓가에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오자 소지영은 번쩍 눈을 떴다.

눈앞에 펼쳐진 광경은 소씨 가문의 익숙한 대청이었고, 부친 소동성과 모친 허복희가 상석에 앉아 그녀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새로 지은 분홍색 궁장을 입고 곱게 단장한 동생 소하영은 허복희의 품에 기대어 기대 가득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머릿속 깊은 곳에서 천둥이 치는 듯한 소리가 울렸다. 영혼마저 뒤흔드는 듯한 충격이었다.

그녀가... 다시 태어난 것이다!

전생의 모든 비극이 시작되었던 바로 그 순간, 파렴치한 부모가 그녀에게 목숨 걸고 세운 군공을 소하영에게 넘기라고 강요하던 그때로 돌아온 것이다!

심장을 도려내고 뼈에 사무치는 듯한 증오가 지하에서 솟아나는 용암처럼 순식간에 온몸을 휩쓸었다!

소지영은 손톱이 손바닥을 깊숙이 파고드는 날카로운 고통으로 겨우 분노를 억눌렀다.

전생에 북부 변경에 봉화가 오르더니, 야만족이 관문을 유린했다.

조정은 조서를 내려 5품 이상의 가문은 금 백 냥을 바치거나 자식을 군에 보내야 한다고 명했다. 집안에 적령기의 남정이 없다면, 여자를 대신 군에 보낼 수 있으며, 세운 군공은 모두 가문의 명의로 기록된다.

소씨 가문은 자식이 많지 않았고, 부친은 가문을 이을 아들이 없었다. 동생 영아는 어릴 때부터 몸이 약해 그녀가 자진해서 갑옷을 걸치고 전장에 나섰다.

5년 동안 피를 흘리며 싸웠고, 몇 번이나 죽음의 문턱을 넘나들었다. 그녀가 절망 속에서 버틸 수 있었던 건 가족에 대한 그리움 때문이었다.

부모님께서도 나를 자랑스러워하시겠지? 어릴 적 혼약한, 평생을 지켜주겠다 약조했던 나의 낭군님도 내가 개선하기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겠지?

그러나 그녀가 공을 세우고 돌아왔을 때, 수없이 상상했던 따뜻한 위로는 온데간데없었고, 그녀를 기다리는 건 가슴을 서늘하게 만드는 무리한 요구뿐이었다.

어찌 기꺼이 받아들일 수 있겠는가? 그녀가 세운 군공은 모두 피눈물로 얻은 것이었다. 그런데 왜 아무렇지 않게 다른 사람에게 넘겨줘야 한단 말인가?

그러나 부모는 혈육의 정을 내세워 그녀를 압박했고, 군적에 오른 이름이 소하영이니 군공은 소하영의 것이라고 차갑게 말했다.

만약 그녀가 끝까지 넘겨주지 않는다면, 이는 임금을 속인 기군지죄에 해당하여 소씨 가문 전체가 멸문지화를 당할 것이라 협박했다.

그녀는 억울함과 분노로 가득 찼지만, 하소연할 곳이 없었다. 5년 동안 군에 있으면서 얼굴을 가리기 위해 항상 가면을 쓰고 있었기에, 이제 와 자신의 신분을 증명할 수도 없었다.

무엇보다 가슴 아팠던 것은, 그녀가 그토록 그리워했던 약혼자 서정진이 그녀의 편을 들어주기는커녕, 오히려 그녀에게 "대국을 보라"며 군공을 소하영에게 넘기라고 설득했다는 점이다.

그녀가 마침내 터무니없는 요구를 받아들이자, 소하영은 가로챈 군공을 이용해 성상께 서정진과의 혼인을 청했다.

그때서야 그녀는 두 사람이 이미 자신 몰래 정을 통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결국 소하영은 현령으로 책봉되고 후부에 시집가 세자빈이 되어 부귀영화를 누렸다.

그녀는 전장에서 입은 상처를 제때 치료하지 못해 병상에 누워 숨만 간신히 붙어 있었다.

그러나 소하영은 그녀가 이 지경에 이르렀음에도 불구하고 그녀를 놓아주지 않았다.

눈이 펑펑 내리던 그 밤은 그녀가 영원히 지울 수 없는 악몽이 되었다.

소하영은 섬뜩한 미소를 지으며 하인들에게 숨만 겨우 붙어 있는 그녀를 낡은 침상에서 끌어내리라고 명했다.

"우리 착한 언니. 언니만 이 세상에서 사라져주면, 내가 군공을 가로챈 비밀을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게 되거든."

"게 누구 없느냐! 저년의 사지를 전부 잘라 황야의 눈밭에 던져 버려라! 멀면 멀수록 좋아!"

사지가 잘린 그녀의 몸은 하얀 눈밭에 버려졌고, 눈송이가 그녀의 입과 코를 무정하게 덮었다.

추위와 극심한 고통 속에서 그녀의 의식이 점점 흐려졌고, 뜨거운 피가 콸콸 흘러나와 새하얀 눈밭을 선홍빛으로 물들였다.

"지영 낭자. 그대는 이미 나 서정진의 정혼자이니, 마땅히 가문을 먼저 생각해야 하오. 영아는 몸이 약하고 의지할 데가 없어 훗날 혼삿길이 막힐까 염려되니, 그대가 얻은 군공을 양보하여 그 아이의 앞길을 터주고 언니 된 도리를 다하는 것이 어떻겠소?"

맑고 부드러운 목소리가 피비린내 나는 기억의 심연에서 그녀를 끌어냈다.

서정진이었다!

그녀는 깊게 숨을 들이마시고 눈을 내리깔아 가슴 깊숙이 새겨진 증오를 억누르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 "그리하지요."

"그래! 그래야지! 역시 우리 소씨 가문의 현명한 딸이구나!" 부모는 안도감 가득한 얼굴로 환하게 미소 지었다.

소하영은 놀라움과 기쁨이 가득한 얼굴로 그녀의 팔짱을 끼고 달콤한 목소리로 말했다. "고마워요, 언니! 역시 우리 언니가 영아한테 제일 잘해준다니까! 이 은혜, 영아는 평생 잊지 않을게요!"

서정진도 기쁜 얼굴로 미소 지었지만, 그 부드러운 눈빛은 시종일관 소하영에게 고정되어 있었을 뿐, 그녀에게는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소지영의 눈가에 차가운 조소가 스쳐 지나갔다.

소하영, 그 군공이 그토록 탐났더냐? 좋다, 주마.

허영에 눈이 멀어 후부와의 혼사가 그리도 욕심났더냐? 그것 또한 들어주지.

이번 생에선, 그 하늘같은 부귀영화를 네년이 누릴 명운이 되는지, 내 똑똑히 지켜보겠다!

북부 변경의 야만족은 흉악한 속내를 버리지 못했으니, 변경에 다시 전란이 이는 것은 시간문제였다. 허나 이번 생에는 전생처럼 어리석은 효심에 눈이 멀어 부모의 몇 마디 애원에 마음이 약해져 저 '착해빠진' 동생을 대신해 시체가 즐비한 전장에 나서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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